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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이 푸는 ‘성경 수수께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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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이 푸는 ‘성경 수수께끼’

2007.08.13 11:45
2000년 희년(禧年)을 맞아 로마 교황청은 축하 행사의 일환으로 8월 중순부터 2개월 동안 토리노 성의(聖衣)를 일반에게 공개했다. 1353년 프랑스에서 존재가 확인돼 이탈리아 토리노의 한 성당에 보관 중인 이 성의에는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이 어려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톨릭 신자들은 예수를 매장할 때 주검을 감싼 수의라고 믿지만 1988년 방사성 탄소연대측정법에 의한 분석에 따르면 중세기에 제조된 옷감인 것으로 판명돼 논란이 계속돼왔다.로마 교황청은 성의 전시를 마친 뒤에 과학적 연구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토리노 성의의 진위 공방처럼 과학이 종교의 약점을 들춰내는 악역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고고학은 성서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큰 몫을 한다. 1961년 로마제국의 유대 총독이 집무했던 장소에서 유물을 발굴하는 도중에 1세기의 석판이 발견됐는데, 비문에는 라틴어로 빌라도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빌라도가 예수를 십자가형에 처한 유대 총독임을 확인해주는 물증인 셈이다. 이른바 ‘빌라도 석판’의 발견으로 고고학자들은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1968년 예루살렘 교외의 한 묘지동굴에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20대 사내의 뼈가 보존돼 있는 돌상자가 발견됐다. 이 발견은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물증 찾아내 실체적 진실 밝혀 첫째, 성경에서 로마제국의 처형 방식으로 묘사된 십자가형이 사실이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이다. 요한복음에는 ‘병사들이 와서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매달린 사람들의 다리를 차례로 꺾고’(19장 32절)라는 대목이 나온다. 이 남자는 정강이뼈가 으깨지고 두 팔은 십자가에 못질을 당했으며 큰 쇠못이 양쪽 발뒤꿈치를 관통한 것으로 짐작됐다. 로마제국에서 수천명의 반역자, 강도, 포로들이 십자가형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런 유해가 한번도 발굴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 남자의 뼈는 중요한 발견으로 평가된다. 둘째, 예수의 매장 방식에 대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는 증거가 된다. 예수가 죽은 뒤 시체는 향료를 바르고 고운 베로 감아 동산의 새 무덤에 안치된다(요한복음 19장 38∼42절). 일부 학자들은 로마제국에서는 십자가형에 처한 죄인의 주검을 공동묘지에 내던지거나 십자가에 매달아놓고 짐승들이 뜯어먹도록 했다고 주장한다. 요컨대 로마의 장례풍속으로는 예수가 무덤에 묻힐 수 없었다는 것이다. 성경도 고고학의 유용한 수단 그러나 십자가형을 당한 사내의 해골이 납골당에 해당되는 상자에 보존된 사실로 미루어 볼 때 빌라도 총독의 허락을 받아 예수를 무덤에 매장했다는 성경 기록이 엉터리가 아님이 확인됐다고 볼 수 있다. 1990년 예루살렘 근교에 있는 1세기 경의 묘지에서 여러 개의 석회석 납골당이 발굴됐다. 이 가운데에는 60세 된 노인의 뼈가 들어 있고 ‘가야바의 아들’이라는 비문이 새겨진 것도 있다. 전문가들은 성경에서 예루살렘의 대사제로 예수를 빌라도에게 넘긴 가야바가 이 뼈의 주인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이와 같이 고고학은 예수의 죽음에 관련된 증거를 발굴했을 뿐만 아니라 노아의 홍수, 출애굽기(엑소더스), 다윗왕, 시바여왕에 관한 성경 기록을 뒷받침하는 물증을 속속 찾아내고 있다. 특히 다윗왕은 구약성서의 핵심 인물이며 예수의 직계 조상임에도 불구하고 성경 이외의 고대 문헌 어디에도 그 이름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사무엘서, 열왕기, 역대기에 묘사된 다윗과 그의 아들 솔로몬의 황금시대는 날조된 기록이라는 지적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1993년 갈릴리의 댄(Dan)이라는 고대 이스라엘 마을의 유적에서 발굴된 기원전 9세기의 비석에 의해 다윗이 실존인물임이 확인됐다. 다윗왕조 100년 뒤에 만들어진 돌기둥에는 다윗의 군사적 승리를 기념하는 문구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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