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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발명은 블루오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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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발명은 블루오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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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기관차, 전화기 같은 것만이 발명이 아니에요. 남성들이 입는 삼각팬티는 일본의 한 할머니가 만들었어요. 손주가 입은 사각팬티가 말려 올라가는 것이 불편해보여 팬티를 가위로 잘라 삼각으로 만든 거죠. 일상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것. 그게 발명의 시작입니다.” 이달 7일 이화여대 구내의 카페에서 만난 한미영 한국여성발명협회 회장의 휴대전화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끝없이 울렸다. 한 회장은 이달 4일 막을 내린 ‘2009 대한민국세계여성발명대회’에 이어 9일까지 열린 ‘여성 발명·기업인 워크숍’의 모든 살림의 책임을 맡았다. 행사가 시작한 지 7일째. 그의 얼굴엔 피곤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는 “발명은 여성에게 블루오션”이라며 "여성 발명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발명 문외한이 발견한 가능성 볼트와 너트를 만드는 기업인 태양금속의 부사장이기도 한 그가 한국여성발명가협회와 연을 맺은 건 2000년. 협회에 후원을 하고 싶다는 ‘단순한’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 오늘에 이르렀다. 갑작스레 전임 회장이 그만두면서 2003년 회장직을 떠 앉았다. 그때까지 한 회장은 발명에는 문외한이었다고 한다. 그 역시 발명에 대한 기존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한 회장은 “발명은 전문 기술을 가진 과학자만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었다”며 웃는다. “협회 일을 시작하면서 발명가들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발명이란 게 사실 별게 아니더라고요. 저렇게 쉬운 거면 나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한 회장이 발견한 가능성은 ‘생활 발명’이었다. ‘걸레질을 더 편하게 할 순 없을까’ ‘음식물 쓰레기 냄새를 줄일 수 없을까’ 고민 끝에 나온 스팀청소기, 음식물 쓰레기 건조기가 생활발명의 대표 사례다. “여성 발명품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게 대부분이에요. 직접적으로 생활에 편리함을 가져다주니까 당연히 시장성도 높죠.” 한 회장은 “생활발명은 여성이 재취업, 창업을 하지 않고도 경쟁력을 얻는 가장 효과적 방법”이라고 말한다. 발명 그 자체가 지적재산권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국가경쟁력도 높일 수도 있다. 특허권을 팔면 여성 발명가는 또 다른 발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고 중소기업은 아이디어를 얻어 좋다는 것이다. “여성 발명가는 아이디어 뱅크이자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1인 창조기업입니다.” 그녀는 여성 발명가를 꿈꾸는 사람에게 ‘사업화’보다는 ‘거래화’를 하라고 조언한다. ‘사업하는 머리’와 ‘발명하는 머리’가 다르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업은 마케팅이 필요하기 때문에 잘못하다간 실패하기 쉽다. “거래를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에요. 특허권을 통째로 팔거나 로얄티를 받을 수 있죠. 특허는 잡고 있어봐야 새 기술이 나오면 소용없게 되거든요. 직접 사업화에 부담을 느낀다면 합리적인 가격에 빨리 팔고 다른 발명을 하는 게 낫습니다.” 협회는 회원이 특허나 실용신안을 받을 때와 거래할 때 교수 등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도록 돕고 있다. 덕분에 1993년 10명에 머물던 협회 회원은 현재 4500명으로 크게 늘었다. 여성 발명가의 특허 등록도 2001년 153건에서 2008년엔 1133건으로 92.8% 증가했다. ‘생활발명’ 편견 넘어 국제여성발명가 연대로 하지만 여성에 대한 편견 외에도 발명가로서 넘어야할 장벽은 아직 높다. ‘기술발명’만 발명이라고 생각하는 편견 탓이다. “할머니가 특허 심사관에게 사각팬티가 불편해보여 삼각으로 잘랐다고 특허 내달라고 하면 내주겠어요? 하지만 삼각팬티도 엄연한 발명이거든요. 많은 특허관이 ‘새로운 기술이 없나’하고 기술심사만 자꾸 하니까 특허를 받기가 어려워요.” 한 회장은 “특허를 출원하려고 은행에 대출을 받으러 가면 ‘이런 게 무슨 발명이냐’며 문전박대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협회는 여성 발명가가 많아지면 이런 편견이 자연히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에 있는 여성인력개발원 48곳, 여성발전센터 5곳에서 ‘여성발명창의교실’, ‘여성발명지도자양성과정’을 운영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들 과정은 지적재산권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부터 생활발명 성공 사례, 특허권 거래까지 발명에 관한 모든 분야를 다룬다. 한 회장은 “예전엔 강의를 하게 해달라고 부탁해도 수업 들을 사람이 없었지만 지금은 교육과정 수강신청이 2월이면 끝날 정도”라고 말했다. 생활발명이 일상에 조금씩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올해 대한민국세계여성발명대회에는 세계 35개국 여성발명가들이 300개가 넘는 발명품을 발표했다. 지난해 처음 개최된 이 대회는 세계에서 가장 큰 여성발명대회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를 계기로 몽골, 보스니아, 필리핀에선 여성발명협회가 생겼다. 여성발명의 꿈이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쳐 나가고 있는 셈이다. “세계발명대회나 국제회의에 참석할 때마다 여성발명가만 보면 꼭 명함을 챙겨왔어요. 여성 지도자들과 만나 여성발명의 중요성을 강조했고요. 일일이 전화하고 메일을 보냈던 게 이젠 하나의 네트워크를 이뤄, 결실을 맺는 것 같습니다.” 회장을 맡던 당시 그는 힘이 들어 회장직을 사임하려고 몇 번이나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발명이 여성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 이내 생각을 고쳤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났다. 한국여성발명가협회도 세계적인 단체로 성장했다. 한 회장은 “지난해 출범한 세계여성발명기업인협회를 더욱 키우는 게 목표”라고 했다. ‘사랑밖에 난 몰라’를 즐겨 부른다는 한 회장. 발명과 사랑에 빠진 그의 걸음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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