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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서 잘 나가는 웨어러블 디자이너 "서울 에너지 넘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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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서 잘 나가는 웨어러블 디자이너 "서울 에너지 넘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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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hui Kim’. 영희 김. 분명 한국인 이름이다. 국제예술과학기술학회(ISAST)가 발행하는 저널인 ‘레오나르도(Leonardo)’ 홈페이지를 둘러보던 기자의 눈에 그 이름 석자가 큼지막하게 들어왔다. 외국 작가 일색인 영문 사이트에서 한국 이름은 유난히 반가웠다. 설명을 읽어 내려갔다. 작품명은 ‘부딪혀라(Stir It On)!’. 층층이 주름 잡힌 검은색 치마는 발광다이오드(LED)가 내뿜는 푸르스름한 빛에 신비로운 기운을 더한다. LED는 서울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몸이 서로 부딪히는 모습을 형상화했단다. 호기심이 발동했다. 구글에서 무작정 영문 이름을 검색했다. 그리고 찾아낸 연구실 전화번호 하나. 일단 전화부터 걸었다. 뉴욕서 잘 나가는 웨어러블 디자이너 “한국에서 인터뷰하기는 처음이에요.” 며칠 뒤 광화문 한 카페에서 만난 김 교수는 살짝 흥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가족과 함께 미국 유학길에 오른 그는 2007년 홍익대 디지털미디어전공 교수로 부임할 때까지 20여년을 미국에서 지낸 터라 아직도 한국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진다고.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레이건대통령상을 받을 정도로 성적이 우수했던 김 교수는 고등학교 미술교사의 적극적인 권유로 세계적인 디자인 대학으로 불리는 파슨스스쿨에 진학했다. 새로운 미디어로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호기심이 많았던 김 교수는 뉴욕주립대에서 인터랙티브 텔레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졸업 작품은 ‘기억의 구역(realm of memory)’이라는 디지털 미디어 설치미술. 자신의 어린시절 기억 23개를 스토리로 만들어 관객이 들어가면 센서가 작동해 모니터에서 화면이 뜨거나 소리가 나오는 방식이었다. 사실 이런 작품을 만들기 위해 그는 대학원에서 기술 공부를 많이 했다. 학부 전공을 살려 근사한 옷을 디자인한 뒤 여기에 컴퓨팅 기술을 접목한 웨어러블컴퓨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회로도나 센서에 대한 이해가 필수였다. 그는 “웨어러블컴퓨터는 옷을 입체적인 회로도로 나타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세 번씩 회로도를 그린 뒤에야 마음에 드는 웨어러블컴퓨터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00년 김 교수는 ‘미싱 픽셀(Missing Pixel)’이라는 디지털 미디어 에이전시를 설립했고, 2001년 가방이나 옷에 컴퓨팅 기술을 접목한 웨어러블컴퓨터를 선보이며 뉴욕에서 촉망받는 웨어러블 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미국을 비롯해 일본, 태국 등 전 세계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이어졌다. 서울을 주제로 웨어러블 시리즈 구상 중 ‘레오나르도’에 소개된 작품도 웨어러블 디자인의 하나다.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사람들끼리 몸이 부딪히는 일에 대범한 편이다. 이를 빛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김 교수는 몇 년 전 푸에르토리코의 한 바다에서 물결이 일 때마다 서로 몸을 부딪쳐 야광 빛을 내며 바다위로 떨어지는 미생물을 본 기억을 떠올렸다. “미생물들이 부딪치면서 빛을 내는 상황을 서울의 길거리와 연결시켰어요. 미생물의 야광 빛은 LED로 표현한 셈이죠.” 현재 김 교수는 이 작품을 시작으로 서울에 관한 웨어러블 시리즈를 구상하고 있다. 그는 “서울은 에너지가 넘치는 도시인데 외국인에게는 홍보가 잘 되지 않았다”며 “작품을 통해 서울의 이미지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2차 지원 대상을 선정했다. 김영희 교수가 참여하는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예술의 만남’ 과제도 29개 과제 중 하나로 선정됐다. 김 교수는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로미 아키튜브, 미국 뉴욕시립대 다니엘 마이크셀 교수 등 저명한 연구자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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