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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로 한옥 짓고 초임계 기술로 목재 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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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29일 07:00 프린트하기

문명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은 흙이나 아교 등 전통 건축 소재를 이용해 한옥 전체를 3D 프린터로 짓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왼쪽). 2014년 숭례문 복구 과정에서 충분히 건조되지 않은 목재를 사용한 탓에 균열이 생긴 기둥(오른쪽). 이윤우 서울대 교수팀은 초임계 기술을 이용해 목재에 손상을 입히지 않으면서도 빨리 말릴 수 있는 방법을 고안 중이다.  -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제공
문명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은 흙이나 아교 등 전통 건축 소재를 이용해 한옥 전체를 3D 프린터로 짓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왼쪽). 2014년 숭례문 복구 과정에서 충분히 건조되지 않은 목재를 사용한 탓에 균열이 생긴 기둥(오른쪽). 이윤우 서울대 교수팀은 초임계 기술을 이용해 목재에 손상을 입히지 않으면서도 빨리 말릴 수 있는 방법을 고안 중이다.  -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제공

1700년에 설립된 일본의 후쿠다금속박분공업은 310여 년간 공업용 금속분말 제조의 외길을 걷고 있다. 여기서 개발된 전통 금박기술은 요즘 휴대전화에도 쓰인다. 후쿠다금속박분공업에서 생산한 휴대전화용 전해동박(電解銅箔·구리로 만든 작은 포일로 전류가 흐르는 선 역할을 하는 부품)은 전 세계 공급량의 40%를 차지한다.


1759년 ‘영국 도자기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사이어 웨지우드가 설립한 웨지우드는 1812년 가볍고 강도가 높은 본차이나 도자기를 처음 개발했다. 최근에는 새로운 채색 기술을 개발해 전통미는 살리면서도 성능은 더 뛰어난 도자기를 제작하는 등 영국을 ‘도자기 강국’으로 만들었다.

 


● 3D 프린터로 한옥 짓고, 초임계기술로 목재 건조


세계적으로 전통기술을 첨단기술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융합연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이런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문명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은 3차원(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한옥을 짓는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현재 3D 프린터에서 접착제로 사용되는 소재가 동물실험에서 태아에게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등 유해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문 연구원은 이를 옻이나 아교, 홍합 단백질 등 친환경적이면서도 인체에 무해한 소재로 바꾸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문 연구원은 “전통 건축 소재인 고운 흙을 3D 프린터의 잉크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인쇄한 흙을 재빨리 굳히는 기술도 개발 중”이라며 “흙을 잉크로 쓰면 독성이 높은 시멘트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전통적인 멋을 살린 기와를 3D 프린터로 찍어내는 일부터 시도해 4년 뒤에는 대형 3D 프린터로 한옥을 한 채 지을 계획이다.

 


● 초임계기술로 단시간에 목재 건조


2014년 국보 1호인 숭례문 복구 당시 불거진 부실한 목재 사용 논란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기술도 검토 중이다. 숭례문은 2008년 화마(火魔)에 무너진 뒤 5년 2개월 만에 복구됐지만 5개월 만에 기둥 나무가 쪼개지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부실 복구 논란이 일었다.
  전문가들은 일반 목조주택에 사용되는 목재의 함수율(목재가 함유한 수분을 백분율로 나타낸 값)이 19% 정도인데 숭례문에 사용된 목재의 함수율은 24% 정도로 수분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 있었던 점을 부실 복원의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다 마르지 않아 품질 미달인 목재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윤우 서울대 화학생물학부 교수팀은 초임계기술을 이용해 목재의 건조 시간을 단축하는 기법을 개발 중이다. 전통적으로 목재를 자연 건조하려면, 1년 가까운 오랜 시간이 걸린다. 건조 시간을 줄이기 위해 목재에 뜨거운 바람을 가하는 열풍건조법을 쓰면 목재가 뒤틀린다. 이 교수는 “이산화탄소를 액체와 기체의 중간 상태인 초임계상태로 만들어 목재 속에 흘려 넣으면 이산화탄소가 물이 있는 자리를 채운 뒤 기화돼 증발한다”며 “목재를 훼손하지 않고 수분만 빼낼 수 있고, 열풍건조법보다 건조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등산복 소재로 각광받는 고어텍스처럼 물방울은 차단하면서도 수증기는 통과시킬 수 있도록 초임계기술을 이용해 목재 표면의 성질을 통째로 바꾸는 방식도 구상 중이다. 이 기술이 적용된 목재로 집을 지을 경우 유지 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 日, 英 등 전통문화 과학기술 융합 시도


세계 각국은 정부 차원에서 전통기술을 현대화시켜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쿨저팬(Cool Japan)’ 전략을 통해 전통문화 콘텐츠를 수출상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꾸준히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아사히글라스는 전통적인 유리 제조 기법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용 유리기판을 개발해 전 세계 시장의 85%를 점유하고 있다. 후쿠오카기업은 전통 섬유 직조 방식에 탄소섬유를 섞어 신소재를 개발한 뒤 호텔 등에 공급하고 있다.

 

영국은 ‘창조산업화전략(Creative Britain Strategy)’을 20년째 추진 중이고, 유럽연합(EU)은 2020년까지 총 800억 유로(약 105조 원)를 투입하는 ‘호라이즌 2020’의 일환으로 전통 문화재를 보존하고, 전통식품의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금동화 KIST 책임연구원은 “최근 이용되는 친환경 도료는 단청을 비바람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명유를 바르던 전통에서 발전한 것”이라며 “최신 과학기술로 잊혀진 전통기술을 재발견하거나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규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전통문화 자원은 우리나라가 독점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전통기술에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해 그 가치를 재창조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연계하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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