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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결정하는 시장원리, 택시 시장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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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결정하는 시장원리, 택시 시장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2016.01.30 13:00

※ 택시 앱이 많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O2O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많이 거론됩니다. 그런데요…. 스마트폰에서 앱 한번만 터치하면 수요와 공급을 효율적으로 연결해 원하는 것을 눈 앞에 가져다 준다는 O2O 서비스의 시대입니다만, 수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금요일 밤 회식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잡는 건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요? 송년회 마친 후 추운 길거리에서 발을 동동 거리며 잡히지 않는 택시에 내상을 입으신 모든 분들을 생각하며, 우리의 귀가길을 둘러싼 기술과 정책 문제를 생각해 보려 합니다.

 

 

서울 시내에 돌아다니는 택시 숫자는 1990년대 이후 거의 변함이 없습니다. 프랑스는 1937년 정부가 택시 운행 댓수를 결정하는 정책을 도입한 이후 지금까지 택시는 수천대 늘어나는데 그쳤고, 뉴욕도 50년째 택시 숫자가 제자리 걸음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우버가 나타납니다.

 

 

▶ 선 3줄 요약

  1.택시 숫자는 국가가 관리하기 때문에 택시의 수요와 공급은 시장의 필요에 따라 조정되기 힘들다.


  2.불친절한 택시를 만났다 하더라도 소비자로서 이를 응징하기란 쉽지 않다.


  3.택시의 이런 시장 비효율을 해결할 단초로 ‘우버'식 접근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중교통, 특히 택시는 여러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택시 승객의 불편이 크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지만 좀처럼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크게 1) 규제의 문제와 2) 정보비대칭의 문제로 나눠 생각해 보겠습니다.

 

 

대중교통의 불편이 해결되지 않는 이유

 

규제는 결국 ‘진입 규제’입니다. 택시를 하려면 면허가 필요하기 때문에 신규 플레이어의 시장 진입이 자유롭지 않습니다. 불금 강남이나 홍대처럼 택시가 모자란 상황에서도 택시가 더 투입되기는 어렵습니다. 결과는 택시 잡으려 1~2시간도 보내야 하는 ‘HELL 강남’. 반면 평일 낮에는 기사가 손님을 찾아 LPG 가스를 태우며 도시를 빙글빙글 돌곤 합니다.

 

비효율이죠. 서울 시내를 예로 들자면, 택시 숫자가 수요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은 건 아닐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낮 시간대엔 택시 공급이 넘쳐 기사님들이 괴롭고, 심야 시간엔 공급이 적어 승객들이 괴로움에도 이 수요 공급에 대한 조정은 적절하게 일어나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대중교통은 불특정 다수의 생명을 책임지는 일이기에 기사의 자격 부여나 차량의 관리, 운영 등에 정부가 상당 부분 개입합니다. 그래서 택시의 시장 진입과 퇴출이 수요와 공급에 따라 시장에서 조정되기 어렵습니다.

 

정부의 개입은 깊숙합니다. 정부는 택시 총 운행 대수를 제한합니다. 현재 서울 시내에 다니는 택시는 7만 3000대 정도인데, 1990년대 이후 거의 변함이 없는 수치라고 합니다. 개인택시 면허도 최근 새로 부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택시 운행 시간을 정부가 지정하는 부제도 공급 유연성을 떨어뜨립니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프랑스 파리는 1937년(※오타 아닙니다) 택시 운행 댓수를 정부가 규제하는 정책을 취한 후로 오늘날까지 택시 숫자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당시 1만 4000대 있던 택시가 지금도 1만 8000대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택시 숫자를 정부가 결정하게 되면서 경쟁을 피하려는 택시 업계의 로비도 강렬해졌기 때문이죠. 뉴욕도 50년 가까이 택시 숫자가 그대로고요.

 

정보비대칭도 대중교통 특성상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보통 불친절한 가게는 손님들이 발길을 끊으니 자연히 도태됩니다. 하지만 택시나 버스의 경우 서비스가 형편없거나 불친절한 택시를 만난다 해도, 소비자가 다시 그 택시를 이용하지 않음으로써 그 기사를 시장에서 몰아낼 수 없습니다. 그 와중에 다른 소비자는 그 택시 기사에 대해 알지 못한 채 탔다가 또 피해를 입습니다. 대중교통 소비자는 소비자로서의 권리에 제약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두 문제는 택시에 시장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비효율적이라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결국 대중교통을 보다 시장친화적으로 만드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란 결론에 이릅니다. 택시 생태계 자체가 시장 원리에 의해 돌아가지 않는데서 문제가 생기는데, 생태계의 한 부분인 택시 호출만 효율화한다고 문제가 풀리길 기대하긴 어렵지 않을까요?

 

요즘 세계적 화제인 우버의 인기도 이런 시장 비효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우버가 대중교통의 뿌리 깊은 문제점을 해결하는 단초를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우버의 예를 들어 대중교통의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방법을 생각해 봅시다.

 

 

pixabay 제공
pixabay 제공

 

교통을 다시 생각한다 - 우버 케이스

 

우버에 등록한 사람은 누구나 차를 몰고 영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금요일 밤 강남처럼 수요가 많은 곳에는 차량 공급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우버는 수요가 커질 때에는 평소보다 요금을 올리는 ‘price surge’라는 과금 체계를 만들어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했습니다. 기사들은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습니다.

 

또 손님이 기사를 평가할 수 있고, 그 별점이 향후 기사의 배차와 영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사로서는 최선의 서비스를 해야할 이유가 생깁니다. 기존 택시 시스템에선 불가능했던, 열악한 승차 경험에 대한 소비자 응징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승객 입장에서 어떤 기사가 걸릴지 모른다는 정보의 불균형도 시스템적으로 개선 가능합니다.

 

(근처 여러 기사에 동시다발적으로 콜을 보내고 이를 먼저 선택한 기사가 손님을 잡는 카카오택시와 달리) 우버는 특정 기사에 먼저 배차를 지시하고, 또 승객이 타기 전까지는 목적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승차 거부 같은 부당 행위가 발생할 수 없습니다.

 

차에 탄 후에 목적지를 설명할 필요도 없고, 요금도 미리 등록된 신용카드로 자동결제 되기 때문에 내릴 때에는 지갑 꺼낼 필요 없이 그냥 내리면 됩니다. 차에 타면 생수를 권하는 기사님의 친절도 기분 좋죠.

 

 

우버의 어두운 점

 

물론 우버가 대중교통 문제 해결을 위한 유일한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우버 모델에는 여러가지 장단기적 논란을 일으키는 요소들이 많습니다.

 

일단 우버는 기존의 대중교통 규제 틀에 맞지 않습니다. 기존 사업자와 기사들은 정부로부터 온갖 규제와 감독을 받고, 세금을 내고, 개인택시 면허를 얻기 위해 수천만 원의 권리금도 내야 합니다. 우버와 우버 기사들은 택시의 밥그릇을 빼앗아 가면서, 얄밉게 규제도 빠져 나가고, (아마도) 세금도 많이 피할 것 같습니다. 택시 권리금도 폭락시킬 가능성이 크겠죠. 권리금 폭락은 미국에서는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우버 기사는 직원인가 독립된 외부 계약자인가 하는 신분 문제도 있습니다. 현재 우버 기사는 회사와 계약한 외부 파트너로 간주됩니다. 보험이나 유류 비용 등도 모두 스스로 처리해야 하지요. 하지만 실질적으로 모든 업무를 우버의 감독 아래 수행하는데 우버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요? 힘없는 개개 기사를 상대로 회사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버식 일자리는 필요에 따라 일하는 유연한 노동 방식을 가능하게 합니다만, 반대로 중간 계층의 일자리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버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우버가 기사들에 적용하는 요율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지난 연말 성수기 미국에서는 ‘price surge’로 우버 요금이 평소보다 8~9배 높아지기도 했습니다. 우버 방식이 앞으로 교통을 혁신시킬 것은 분명한데, 과연 대중교통 종사자의 처우나 소비자의 요금 문제 등이 모두 특정 기업에 집중되는 것이 타당하냐는 의문도 나올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 정부와 서울시는 지난해 우버를 퇴출시켰습니다. 엄연히 법 규정에 따른 것입니다.

 

 

규제는 누구를 위한 것이어야 하나

 

정해진 법령이 있고, 기존 종사자들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비즈니스 형태에 대한 결정은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봐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등 대중교통 규제의 근본 목적은 대중교통 이용자의 안전을 지키고 전반적 교통 후생을 높이는 것이어야 합니다.

 

우버는 기술을 통해 택시에 시장 원리를 적용하는 나이스한 방법을 제시해 대중교통 이용자의 후생을 높이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기사 검증이나 차량 안전 관리도 우버가 기존 기사보다 못하다 할 근거가 있을까요? (우버 기사들은 사용자 별점 등의 장치를 통해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평가를 받습니다.)

 

우버는 기존 대중교통 시스템을 와해하는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해결이 난망했던 문제를 풀어내는 단초도 함께 제시했죠. 그렇다면 적어도 ‘불법, 너 OUT’이란 단순한 접근보다는 우버가 제시한 해법을 대중교통 시스템에 접목하는 방법을 찾으려 하는 것이 적절한 접근 아닐까요?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우버 논란 초창기에 우버 영업을 금지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처럼 말입니다. 우버를 둘러싼 여러 논란은 끊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모바일 시대 필연적으로 나타날 새로운 서비스 형태와 그에 따른 노동의 변화의 의미 등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기존 시스템의 와해가 불편한 우리나라 대중교통의 이해관계자들은 손쉽게 우버 퇴출과 기존 시스템 유지를 선택했습니다. 변화를 위한 논의 가능성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얼마전 고급 택시 사업인 우버 블랙 사업이 재개됐습니다만, 우버의 핵심인 일반인의 기사 참여와 그를 통한 수요 공급 조정은 빠진 상태입니다.

 

기술 발전과 함께 우버 방식의 혁신과 와해는 앞으로 사회 모든 영역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우버가 우리의 대중교통 시스템을 개선할 ‘정답’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장단점과 적용 가능성, 향후 여파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는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버 몰아내고 우리 삶은 더 나아질까요?

 


후 3줄 요약

  1.택시 숫자는 국가가 관리하기 때문에 택시의 수요와 공급은 시장의 필요에 따라 조정되기 힘들다.


  2.불친절한 택시를 만났다 하더라도 소비자로서 이를 응징하기란 쉽지 않다.


  3.택시의 이런 시장 비효율을 해결할 단초로 ‘우버'식 접근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 결론. 택시 시장 효율성을 위해 우버 사례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 필자소개
한세희. 연세대를 졸업하고 전자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하며 인터넷, 소셜 미디어, 모바일 등의 분야를 열심히 취재했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 속에서 변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관심이 크다. 기술과 세상의 변화를 따라다니며 쉽게 풀어쓰고 싶어한다. 요즘은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잉여 인간 체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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