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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타워즈’를 SF로 구분하기 위한 짧은 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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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31일 18:00 프린트하기

늦은 감이 있지만 영화 ‘스타워즈’ 7편 ‘깨어난 포스’를 며칠 전에야 볼 수 있었다. 지난해 말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12일 만에 미국에서 5억4450만 달러(약 6371억 원), 그 밖의 지역에서 5억4600만 달러(약 6388억 원)의 수입을 올리면서 영화 역사상 최단 기간에 흥행수입 10억 달러를 돌파한 영화로 기록됐다. 영화에 대한 주관적 평가가 어떻든 사상 최대의 대작임엔 이론을 펼치기 어려울 듯 하다.

 

사실 스타워즈가 과학적으로 적잖은 오류를 안고 있는 건 인정해야 한다. 물론 어떤 SF 영화든  극의 흐름을 위해 몇 가지 ‘옥의 티’는 존재한다. 하지만 SF라는 타이틀을 붙이기엔 적어도 큰 줄거리 흐름상 과학적으로 ‘(언젠가는)실현 가능한’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

 

일례로 영화 ‘아이로봇’은 로봇이 반란을 일으킨다는 암울한 미래 모습을 담고 있지만 대다수의 과학자가 ‘실제로 일어나도 과학적으로는 이상할 것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반대로 스타워즈는 대다수의 과학자가 고개를 가로 저을 것이다. 다름 아닌 ‘광선검’의 존재와 ‘포스’의 존재 때문이다. 그렇다고 귀여운 로봇 R2D2가 주인공에게 조언을 하고, 두 발로 걷는 공룡형 로봇 ‘AT-DP’가 전장을 누비는 모습을 보면서 ‘이 영화는 비현실적인 판타지일 뿐’이라고 구분하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광선검, 가능성은 있다

 

스타워즈 7편
스타워즈 7편 '깨어난 포스'의 한 장면. 제다이 전사가 광선검을 휘두르고 있다. - 배급사 제공

광선검은 스타워즈의 주인공인 ‘제다이 전사’들의 기본 무기다. 빛을 칼의 형태로 만들어 사용한다는 설정은 첫 편이 개봉된 1977년 당시에도 대단히 참신한 것이어서 이후 다양한 작품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1979년 연재를 시작한 일본의 로봇 만화영화 ‘기동전사 건담’은 이 아이디어를 즉시 채용했고, 이후 다수의 일본 만화영화에선 광선검이 당연한 것처럼 등장한다. 만화 ‘파이브스타 스토리(Five Star Stories)’의 주인공들은 제다이 전사와 거의 판박이다. ‘각성’이란 단계를 거쳐 초인적인 힘을 얻는 설정도 비슷하며, 이들도 기본 무기로 광선검을 가지고 다닌다.

 

하지만 빛을 ‘검(劍)’ 형태의 무기로 만드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빛은 직진하는 성질이 있어 계속 뻗어 나가기 때문에 한 번 방출하면 칼 모양을 유지하기 어렵다. 더구나 이런 빛줄기 두 개를 부딪쳐도 그대로 통과해 버리기 때문에 칼싸움이 될 리도 만무하다.

 

하지만 최근 여러 연구결과가 소개되면서 ‘어쩌면 비슷한 무기를 만드는 것이 가능할지 모른다’는 주장이 차츰 고개를 들고 있다. 여러 가지 의견이 있지만 가장 가능성이 있는 건 ‘플라스마’ 현상이다. 빛이 아니라 물질을 기체 이후의 상태인 플라스마 상태로 가공한 다음, 이 에너지를 이용해 적을 공격하면 비슷한 형태의 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플라스마는 물체가 높은 온도에서 전자가 분리된 형태로, 기체의 종류에 따라 색이 여러 가지로 바뀌는 특성도 있다. 제다이 전사들마다 광선검의 색깔이 다른 점을 생각해 보면 꽤 설득력이 있다. 물론 강력한 전력이 필요한 플라즈마를 검 형태로 만드는 기술은 현재로서는 요원할 걸로 보인다. 하지만 플라스마는 현실에서도 용접이나 절단공정에서 화염 대신 사용돼 현실화 가능성도 높다.

 

플라스마가 아닌, 진짜 빛을 이용한 ‘광선검’ 개발도 전혀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연구결과도 2013년 소개됐다. 미국 하버드대 등의 물리학자들로 이뤄진 연구팀은 빛을 구성하는 입자인 ‘광자’를 구속하는 방법을 발견했다. 당시 미하일 루킨 하버드대 교수는 “특별한 형태의 매질로 광자가 질량을 가진 것처럼 움직이게 했고 서로 결합시켜 분자를 구성했다”며 “이런 물리 현상은 영화 속 광선검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기(氣)는 세상에 존재하는가?

 

스타워즈를 소재로 개발한 게임의 한 장면. 주인공이 포스를 이용해 적을 공격하고 있는 장면을 묘사했다. - 루카스아츠 제공
스타워즈를 소재로 개발한 게임의 한 장면. 주인공이 포스를 이용해 적을 공격하고 있는 장면을 묘사했다. - 루카스아츠 제공

스타워즈에서 제다이들만 가진 신비의 힘 ‘포스’는 제다이 전사가 초인처럼 활약할 수 있는 기본적인 힘이다. 보통사람보다 월등히 빠른 반사신경과 육체적 힘을 갖게 해 주고, 손으로 에너지를 발사해 적을 쓰러뜨리기도 한다.

 

포스는 동양철학에서 말하는 기(氣)를 차용한 걸로 생각된다. 과학계에서는 ‘기가 세상에 존재하는가’의 여부를 따지는 것 자체가 터부시된다. 유령이나 신의 존재처럼 관념적인 것이지, 과학으로 증명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구분하는 것이다.

 

사실 기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실험은 꽤 자주 존재했다. 그리고 기가 없다고 단정하기 곤란할 정도의 애매한 연구결과는 적잖게 제시됐다. 대표적인 것이 1980년대에 여러차례 진행된 중국 칭화대 충칭중의연구소 ‘기공의사’인 ‘옌’에 대한 실험이다. 옌은 레이저의 편광방향을 바꾸거나 금속 속에 격자 결함을 만들어 냈고, 생체조직인 리포솜의 조직변화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인체가 포스나 기, 즉 에너지를 띈다는 사실에 대한 연구사례도 극히 적지만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포포브 생체정보연구소에서는 인체의 생명장 파장을 300~2000nm(나노미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물론 과학계에선 이같은 실험의 진위를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만의 하나, 기의 발현을 과학적으로 증명해 낸다 해도 영화 속 제다이 전사들처럼 비현실적인 운동능력을 보이는 것은 사실 근육을 통해 힘을 내는 인체가 낼 수 있는 물리적 능력을 넘어선다. 스타워즈를 SF로 구분하는 데 있어 광선검보다 더 큰 걸림돌은 바로 ‘포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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