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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한 틈을 타 민중의 친구된 도적 '임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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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한 틈을 타 민중의 친구된 도적 '임꺽정'

2013.06.11 09:13

 

강릉의 금천교 - 이종호 박사 제공
강릉의 금천교 - 이종호 박사 제공

  당파싸움의 폐해를 잘 알고 있는 명종은 친정을 하면서 외척을 견제하고 고른 인재를 등용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워낙 깊숙이 박혀 있던 기득권 세력의 견제로 뜻을 이루지 못했고 정치는 더욱 문란해져 파쟁이 그칠 사이가 없었다.

 

   정치가 문란해져 민생이 어려워지자 양주지방의 백정 출신인 임꺽정(林巨正)이 의적을 자처하며 1559년부터 1562년 사이에 황해도와 경기도 일대를 횡행하면서 이름을 날렸다.

 

  임꺽정이 일으킨 민란은 3년이나 지속되었는데 이는 조선왕조의 역대 반란 가운데서도 상당히 장기적인 경우다. 위계가 철저한 조선시대임에도 백정의 반란이 오래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당대의 정황이 도적이 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열악했기 때문이다. 『명종실록』에 이 당시의 상황이 비교적 정확하게 적혀있다.

 

강릉의 정자각 - 이종호 박사 제공
강릉의 정자각 - 이종호 박사 제공

  ‘도적이 성행하는 것은 수령의 가렴주구 탓이며, 수령의 가렴주구는 재상이 청렴하지 못한 탓이다. 오늘날 재상들의 탐오한 풍습이 한이 없기 때문에 수령들은 백성의 고혈을 짜내어 권력자들을 섬겨야 하므로 돼지와 닭을 마구 잡는 등 못하는 짓이 없다. 그런데도 곤궁한 백성들은 하소연할 곳이 없으니, 도적이 되지 않으면 살아갈 길이 없는 형편이다.’

 

  한마디로 당시의 집권자들이 정치만 잘했다면 임꺽정의 난이 일어날 리 없다는 말이다.

 

  임꺽정이 출현할 당시 황해도 지역은 극심한 흉년과 전염병으로 죽은 시체가 들판에 가득할 정도라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난과 전염병으로 쪼들린 농민들은 살 곳을 잃고 떠돌아  다니다가 도적이 되는 것이 기본 수순이었다.

 

  임꺽정의 활동 무대는 처음에는 구월산·서흥 등 산간지대였으나 따르는 무리들이 많아지면서 평안도와 강원도, 안성 등 경기 지역으로까지 확대되어 갔다. 임꺽정의 무리들이 계속 증가한 것은 약탈 대상이 이른바 부자들이었기 때문이다. 관청이나 양반, 토호의 집을 습격하여 백성들로부터 거둬들인 재물을 가져갔고, 심지어 과감하게 관청을 습격하기도 했다. 임꺽정이 일개 좀도둑이 아닌 농민저항 수준의 반란군으로 민중들이 임꺽정을 비호한 것은 그가 단순한 도적떼만은 아니었다.

 

정자각 오르는 계단. 계단이 3단이 아니라 4단으로 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이종호 박사 제공
정자각 오르는 계단. 계단이 3단이 아니라 4단으로 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이종호 박사 제공

  명종은 이들을 ‘반적(叛敵)’이라 부르며 토벌을 명령했지만 임꺽정은 쉽게 잡히지 않았다. 조선 땅을 떠들썩하게 했던 임꺽정의 난이 진압된 것은 1562년 1월, 토포사 남치근이 이끄는 관군에 의해서였다. 이때 임꺽정의 무리로 관군에 체포된 서림이 길잡이로 나서 결국 임꺽정은 부상을 당하고 체포되었다.

 

  임꺽정의 체취가 남아있는 곳이 강원도 철원군 고석정이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임꺽정이 고석정 앞에 솟아 있는 고석바위의 큰 구멍 안에 숨어 지내면서 조공물을 탈취하여 빈민을 구제했다고도 하는데 석굴암벽에 시문을 새겨 풍경을 예찬한 구절의 흔적이 남아 있다. 현재 고석정관광지로 개발되어 뱃놀이·낚시터로 알려져 있으며 임꺽정 동상이 입구에 있다.
 
참고문헌 :
   「[王을 만나다·23]강릉 (13대 명종·인순왕후)」, 이민식, 경인일보, 2010.03.04
   「임꺽정」, 정성희, 네이버캐스트, 2010.07.12

이종호 한국과학저술인협회 회장/과학저술가
이종호 한국과학저술인협회 회장/과학저술가

이종호 박사(사진)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페르피냥 대학교에서 공학박사를 받았다. 해외 유치 과학자로 귀국해 한국과학기술연구소,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 등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한국과학저술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하며 과학저술가로 활동중이다. 저서는 ‘세계 최고의 우리 문화유산’ ‘과학이 있는 우리 문화유산’ ‘신토불이 우리 문화유산’ ‘노벨상이 만든 세상’ ‘로봇, 인간을 꿈꾸다’ ‘과학으로 보는 삼국지’ 등 다수다.

 

 

 

※ 편집자 주
   동아사이언스가 발행하는 인터넷 과학신문 ‘더사이언스’(www.dongascience.com)가 공룡유산답사기, 과학유산답사기 2부, 전통마을을 찾아가는 과학유산답사기 3부에 이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찾아가는 과학유산답사기 4부를 연재합니다. 과학저술가 이종호 박사의 도움을 받아 세계문화유산 속에 숨어 있는 과학지식과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이니,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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