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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인사이드]구글은 왜 플레이스토어에서 ‘광고 차단 앱’을 삭제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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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인사이드]구글은 왜 플레이스토어에서 ‘광고 차단 앱’을 삭제했나

2016.02.07 09:00

인터넷에서 뉴스 볼 때 가장 성가신 것이 광고입니다. 화면 여기저기 덕지덕지 붙어 기사를 가리는 바람에 정작 궁금한 내용은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온갖 낯뜨거운 광고에 벗은 여자 사진이 현란하게 번쩍번쩍 합니다. 광고 지우긴 얼마나 힘든지요.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x’ 표시를 찾아 누르려다 잘못 건드려 병원 광고 페이지로 이동해 버리곤 합니다.

 

스마트폰으로 뉴스 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폰을 잡고 있는 손 엄지손가락이 딱 닿을 위치에 배너 광고를 올려 놔서 의지와는 상관 없이 광고 화면이 뜨는 것을 봐야 합니다.

 

앱스토어에서 제공하는 광고차단 앱 - 앱스토어 화면 캡처 제공
앱스토어에서 제공하는 광고차단 앱 - 앱스토어 화면 캡처

●덕지덕지 광고는 제발 그만...광고 차단 소프트웨어 확산

 

짜증나죠. 인터넷 업계 전문 용어를 빌자면 ‘사용자 경험을 해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광고를 차단하는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들이 있고, 해외에서는 제법 널리 쓰이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광고로 수익을 버는 언론사나 콘텐츠 기업에게는 온라인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가 생존의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디어 기업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스마트폰으로도 광고 차단은 확산되고 있습니다. 물꼬는 애플이 텄습니다.

 

지난해 9월 아이폰의 인터넷 브라우저 ‘사파리’에 광고 차단 기능을 쓸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이후 광고 차단 앱들이 일제히 앱스토어 인기 순위를 차지하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만큼 광고를 못마땅해하는 사용자가 많았다는 얘기입니다.

 

1월에는 삼성전자도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된 자체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광고를 차단할 수 있도록 기능을 업데이트 했습니다. 로켓쉽앱스라는 회사와 제휴해 이 회사의 ‘애드 블락 패스트’라는 광고 차단 플러그인을 갤럭시폰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쓸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애플과 거의 같은 방식이죠.

 

그런데 재밌는 일이 생겼습니다. 구글이 구글 플레이에 올라온 ‘애드 블락 패스트’ 앱을 몇일 안 돼 삭제해 버렸습니다. “제3자의 기기나 네트워크, 서비스를 간섭하거나 방해하는 앱이나 플러그인을 구글 플레이에 올릴 수 없다”는 약관을 어겼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광고 차단 앱은 스마트폰 사용자의 사용자 경험을 개선시켜 주는 앱일까요, 제3자의 서비스를 방해하는 앱일까요?

 

●애플, 삼성, 구글...광고를 둘러싼 삼각관계(?)

 

이 지점에서 애플, 구글, 삼성은 조금씩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구글부터 보시죠. 구글은 뭐 하는 회사일까요? 검색 기업이죠. 하지만 돈을 어떻게 버는지를 따져보면 검색을 활용한 광고 회사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구글이 작년에 올린 매출 745억달러(약 90조원)의 90% 이상은 광고에서 나왔습니다.

 

사람들이 구글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검색결과 상위에 연관된 광고가 나옵니다. 광고주들은 그 광고 자리를 사기 위해 자기 사업과 연관 있는 검색어를 놓고 경매를 합니다. ‘검색 광고’입니다.

 

다른 광고 사업은 ‘네트워크 광고’입니다. 광고를 주는 광고주와 광고 공간을 주는 매체(온라인 언론사, 인터넷 커뮤니티, 각종 웹페이지 등)를 연결해 주는 사업입니다.

 

예를 들어 분유 광고가 언론사의 육아 관련 기사나 젊은 엄마들의 커뮤니티에 자동으로 노출되게 하는 것이죠. 광고주는 적합한 매체를 찾아서 좋고, 매체는 일일이 광고 영업을 안 하고 광고를 확보할 수 있어 좋습니다. 구글은 배후 기술을 제공하고 중간에 수수료를 받습니다.

 

그러니까 구글에게는 웹의 정보가 많이 개방되고 표준화되어서 검색이 잘 되도록 하는 것이 매우 매우 매우 무척 중요합니다. 언론사 등 매체들과 협력해 그 기사를 잘 검색되게 하고, 매체 기사 페이지에 구글 네트워크 광고가 많이 노출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세계의 통신사에 뿌리는 것도 모바일에서도 광고 사업을 잘 하기 위해서입니다. 

 

문제는 웹페이지에 나오는 광고가 짜증스러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온라인에서 광고를 보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휴대폰 제조사인 애플은 웹과 광고 생태계에 별로 연연할 필요가 없습니다. 애플은 사람들의 이런 요구를 반영해 아이폰에서 광고를 차단할 수 있게 했습니다. ‘사용자 경험’을 위해!

 

그리고 한편으로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 구글을 견제할 수 있죠. 소비자를 만족시킨다는 명분도 세우면서, 사용자들의 검색 결과를 바탕으로 웹에 효과 좋은 광고를 배포한다는 구글의 비즈니스 자체를 흔드는 것입니다.

 

애플로서는 안드로이드 OS로 모바일을 잠식하는 구글이 눈에 가시입니다. 북미나 유럽에서는 아이폰 점유율이 높은만큼 구글에 적잖은 위협을 줄 수 있습니다. 유선 웹은 구글의 놀이터지만, 모바일은 애플의 힘이 더 세죠.

 

삼성전자 역시 애플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제조사입니다. 폰 사용자가 원하는 일을 애플만 하도록 놔 둘 수는 없는 노릇이죠. 삼성도 갤럭시 폰에서 광고 차단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애플과 다른 점이 있죠. 애플은 OS까지 직접 만들지만 삼성은 구글과 협력해 안드로이드를 쓴다는 점입니다.

 

삼성이 자사 스마트폰의 사용자 경험을 높이려 광고를 차단하면 가장 중요한 파트너인 구글을 공격하는 셈이 됩니다. 구글이 삼성 폰에 쓰인 광고 차단 앱을 플레이 스토어에서 내린 것은 “우리 밥줄 건드리지 말라”는 경고일 수도 있습니다.

 

자기만의 제품 철학을 갖고 자신들이 생각하는 소비자 만족의 길을 갈 수 있는 애플과 달리, 아직 소프트웨어 역량이 딸리는 삼성으로서는 사용자 경험과 파트너쉽 사이에서 고민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GIB 제공
GIB 제공

●광고 환경 변화 속, 페이스북 ‘웃고 ’ 언론사 ‘울고’

 

이 와중에 실속을 챙기며 급성장하는 기업이 페이스북입니다. 페이스북은 기존 검색 광고나 배너 광고에 별로 영향받지 않는 모델입니다. 페이스북이라는 폐쇄적이고 거대한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그 안에서 광고와 마케팅이 일어나도록 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가는 광고 포스트는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로 차단되지 않습니다.

 

반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언론사 등 매체입니다. 온라인 환경에 걸맞는 자연스럽고 효과 있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광고를 개발해야 하는데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 필자소개
한세희. 연세대를 졸업하고 전자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하며 인터넷, 소셜 미디어, 모바일 등의 분야를 열심히 취재했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 속에서 변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관심이 크다. 기술과 세상의 변화를 따라다니며 쉽게 풀어쓰고 싶어한다. 요즘은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잉여 인간 체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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