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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성형 기술,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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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성형 기술, 어디까지 왔나

2016.02.21 18:00
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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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나 질병, 장애로 신체의 일부를 잃은 사람들은 아름다워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수술대에 오른다. 바로 재건성형이다.

 

성형 논란에 휩싸였던 레이양은 얼마 전 한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어렸을 때 당한 교통사고로 얼굴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완전히 망가져 재건성형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화상으로 얼굴의 형체가 사라진 미국의 한 소방관은 최근 기증 받은 다른 사람의 얼굴을 통째로 이식 받기도 했다.

 

타인의 조직을 이식할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는 거부 반응이다. 장기 기증이 드물다는 점도 한계로 작용한다. 또 재건성형이 생명과도 직결될 정도로 중요하고 어려운 수술인 만큼 위험성도 높다.

 

하지만 최근에는 의료 영상 기술과 3D 프린팅 기술이 발달하면서 환자의 몸에 꼭 맞는 인공조직을 디자인하고, 최적의 경로로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게 돼 환자 맞춤형 재건성형의 새로운 길이 열리고 있다.

 

● 인공조직 이식 넘어 조직 재생을 목표로

 

재건성형은 환자의 겉모습뿐만 아니라 신체의 기능까지 정상으로 되돌려 주는 수술로, 성형 수술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특히 머리와 얼굴은 뇌신경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어 이 부위에 결손이 있는 등 장애를 갖고 태어난 사람은 자라면서 정서에 문제가 생길 위험도 있다. 적절한 시기에 재건성형이 꼭 필요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강현욱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앤서니 아탈라 미국 웨이크포레스트대 재생의학연구소 교수팀과 공동으로 3D 프린터로 찍어낸 실제 크기의 귀와 뼈, 근육 등 인공조직을 쥐의 몸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15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3D 프린터로 출력한 인공 귀. - 미국 웨이크포레스트의대 재생의학연구소 제공
3D 프린터로 출력한 인공 귀. - 미국 웨이크포레스트의대 재생의학연구소 제공

 

연구팀은 먼저 환자의 신체 구조를 단면으로 촬영한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겹겹이 쌓아 3D 모델로 만들었다. 이렇게 얻은 3D 영상을 통계 분석으로 찾은 표준과 비교해 환자의 뼈 크기와 위치, 조직의 형태가 정상 범위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진단하기 위해서다.

 

논문의 제1 저자인 강 교수는 “우리 몸은 얼굴과 근육, 뼈 등 신체 조직이 유기적인 3차원 구조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사진보다 3D 영상을 통해 분석하는 것이 훨씬 정확하다”며 “한쪽 귀가 없는 사람은 다른 쪽 귀의 모습을 대칭으로 복제해 디자인하고, 양쪽 귀가 없는 사람은 신체 사이즈가 비슷한 사람의 귀를 나타낸 3D 영상을 바탕으로 디자인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환자 몸에 꼭 맞는 인공조직을 소프트웨어로 디자인하고, 3D 프린터로 출력해 쥐의 몸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이식한 인공조직 안쪽으로 새로운 혈관이 자라나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 것도 확인했다. 염증 같은 거부 반응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인공조직이 기본 골격의 역할을 하고 그 안쪽으로 혈관과 세포가 자라면서 궁극적으로 환자의 조직이 재생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활용한 인공조직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점차 분해돼 사라진다.

 

강 교수는 “인공으로 혈관 구조를 함께 만들어 이식하고 영양분을 공급하면 환자의 조직이 재생되는 것을 앞당길 수 있다”며 “특히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재건성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3D 프린팅 이용한 재건성형, 안전한 수술도 가능케 해

 

3D 프린터로 출력한 인공조직을 실제 재건성형에 사용한 사례도 있다. 조동우 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는 이종원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 김성원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와 공동으로 2013년 11월 같은 방식으로 디자인한 코-기도 지지대를 3D 프린터로 출력해 당시 6세였던 안면기형 환자의 코를 재건하는 데 성공했다.

 

턱이 삐뚤어진 환자의 수술 전 얼굴 구조 3D 모델(왼쪽)과 환자 맞춤형 도구와 함께 수술 후 얼굴 구조를 시뮬레이션 해 본 모습(오른쪽). - 이상휘 연세대 치과대 구강악안면외과 교수 제공
턱이 삐뚤어진 환자의 수술 전 얼굴 구조 3D 모델(왼쪽)과 환자 맞춤형 도구와 함께 수술 후 얼굴 구조를 시뮬레이션 해 본 모습(오른쪽). - 이상휘 연세대 치대 구강악안면외과 교수 제공

이런 방식의 수술은 수술의 위험성도 낮춰 줄 수 있다. 환자의 치아와 턱을 교정하는 수술에 3D 영상 소프트웨어와 3D 프린팅을 활용하고 있는 이상휘 연세대 치대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지지대뿐만 아니라 수술 도구까지 환자 맞춤형으로 제작해 사용한다.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면서도 정확하게 수술하기 위해서다. 수술이 끝난 뒤에는 수술 전후 3D 영상을 비교해 수술이 잘 됐는지 평가한다.

 

캐서린 이삭 캐나다 식키즈병원 성형외과 전문의는 캐나다 워털루대 수학과와 공동으로 선천적인 두개골 장애를 정확하고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수학 모델을 개발해 지난해 7월 ‘두개안면성형저널(The Journal of Craniofacial Surgery)’에 발표했다.

 

환자의 두개골을 3D 영상로 나타내는 이 모델은 기형인 두개골을 정상으로 복원할 때 외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수술 방법을 찾아 준다. 수술 시 의사들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다만 환자 맞춤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 번 수술에 많은 비용이 든다는 점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이 교수는 “국내의 경우 연구 인프라도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 수술에 비용이 많이 든다”며 “재건성형이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유용한 기술인만큼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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