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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위기 환자들, 광유전학 기술로 다시 앞을 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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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2월 23일 18:00 프린트하기

flic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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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위기 환자들에게 ‘빛’이 되어줄 새로운 기술이 나왔다. 다음달 광유전학(optogenetics) 기술이 첫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눈 먼 사람들이 세상을 다시 볼게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토머스 그린웰 미국 국립보건원(NIH) 국립안과연구소 망막신경과학 프로그램 총괄책임자, 이충 왕 미국 존스황반기능연구소장 등 미국 사우스웨스트망막연구재단 의료진은 다음달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시력 회복을 위한 광유전학 기술의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빛과 유전학을 접목한 광유전학은 빛으로 단백질의 기능을 제어하는 새로운 학문 분야다. 빛으로 신경세포를 선택적으로 자극해 정신적·육체적 질환을 치료하는 방식으로 시각장애뿐만 아니라 파킨슨병, 정서불안장애 등 다양한 정신질환에 적용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망막색소변성증 환자의 안구. 광수용체세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부분적으로 검게 변해 있다. - 위키미디어 제공
망막색소변성증 환자의 안구. 광수용체세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부분적으로 검게 변해 있다. - 위키미디어 제공

연구팀은 눈앞에서 손을 흔들어도 인지하지 못하는 수준의 망막색소변성증 환자 15명에게 이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실제로 임상시험이 진행될 경우 광유전학 기술을 인체에 적용하는 첫 시험이 된다.

 

망막색소변성증은 빛을 전기신호로 바꿔 주는 광수용체세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질병으로 환자는 명암 정도만 겨우 구분할 수 있다. 증상이 악화되면 실명에까지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연구팀은 광활성을 지닌 ‘클라미도모나스’라는 단세포 녹조류의 DNA를 인체에 무해한 바이러스에 끼워넣어 환자의 눈에 주입할 계획이다. 여기에 빛을 쪼이면 주변의 다른 세포(신경절세포)가 광수용체세포를 대신해 빛을 감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방법은 쥐와 원숭이 등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입증됐다.

 

클라미도모나스는 청색광에 반응하는 이온채널을 갖고 있는데, 이 채널에 있는 ‘채널로돕신’이라는 분자는 빛을 받으면 전류를 생산한다. 빛을 전기신호로 바꿔 주기 때문에 광수용체세포를 대신해 뇌로 전달할 시각 정보를 생성할 수 있다.

 

청색광에 광활성을 갖는 분자를 눈 먼 쥐에게 주입한 후 빛을 쪼이고 있다. - Olena Bukalo 제공
청색광에 광활성을 갖는 분자를 눈 먼 쥐에게 주입한 후 빛을 쪼이고 있다. - Olena Bukalo 제공

그린웰 총괄책임자는 “광활성을 가진 분자를 눈에 주입한 뒤 빛을 쪼이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시술”이라며 “광유전학 기술로 시각장애인들이 다시 세상을 볼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클라미도모나스는 청색광에만 광활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환자들은 앞을 볼 수 있게 되더라도 단색조로 볼 수밖에 없다. 파란색이 없는 물체는 까맣게 보인다는 뜻이다.

 

국내에서 광유전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허원도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그룹리더(KAIST 생명과학과 교수)는 “전기 자극이나 약물 등 기존 방법으로는 원하지 않는 다른 세포에도 작용하는 단점이 있었지만, 광유전학 기술은 원하는 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한다”며 “빛으로 뇌 활동을 조절할 수 있는 꿈의 기술로 의료 분야와 신경과학 연구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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