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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여행] 왕송호수, 철도박물관에서 때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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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여행] 왕송호수, 철도박물관에서 때를 만나다

2016.02.26 13:00

뷰레이크 타임 (View Lake Time) :  누군가를 챙기느라 정작 나를 돌보지 못한 채 살고 있는 당신에게 걸고자 하는 시간이다. 호수여행을 하며 나를 위한 시간을 가져본다. 그동안 소홀했던 내 안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다독이는 시간이다.


 

<고! 하기 전> 의왕 왕송호수 뷰레이크 타임 코스  
코스 ☞ 철도박물관 → 왕송호수 → 카페 (추천 : 버드 카페) -> 의왕조류생태과학관

기차, 철새의 공통점은 때에 맞춰 자신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공통점이 발견되는 장소가 있다. 뷰레이크 타임의 두 번째 질문 ‘때를 놓치면 안 되는 걸까?’. 이 질문의 답을 찾고자 의왕으로 향했다. 

 

 

우리에게도 있었으면 하는 멈춤 신호 - 고기은 제공
우리에게도 있었으면 하는 멈춤 신호 - 고기은 제공

☜고!☞ 때에 맞춘다는 것, 철도박물관    


한때 열심히 달렸을 기차들이 멈춰있는 곳이 있다. 의왕시에 있는 철도박물관이다. 입구에 들어서자 눈에 띄는 것은 증기기관차다. 이름은 미카3-161호. 나이는 70살이 훌쩍 넘었다. 한창 때는 부산에서 신의주를 비롯해 전국 주요 철도 간선을 누볐다. 디젤기관차에 밀려 중단되는 위기가 찾아왔다. 그러다 동해 남부선 관광열차로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1983년 4월 29일 명예롭게 은퇴했다. 마치 한 사람의 인생스토리 같다.

 

미카3-161호 증기기관차 - 고기은 제공
미카3-161호 증기기관차 - 고기은 제공

요즘같이 취업문이 바늘구멍이고, 취업을 해도 불안한 세상에서 어쩌면 부러운 인생인지 모른다. 때 되면 학교에 가고, 졸업했다. 때 되면 취업하고, 퇴직을 했다. 때 되면 결혼하고, 자식을 낳아 키웠다. 그 ‘때’에 맞춰 사는 게 정답인 것처럼 살았다. 

 

2시, 4시에 펼쳐지는 열차 디오라마 쇼 - 고기은 제공
2시, 4시에 펼쳐지는 열차 디오라마 쇼 - 고기은 제공

지금은 다르다. 때에 맞춰 살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세상이다. 때에 맞출 필요가 없는 세상이기도 하다. 후자의 경우라면 다행이다. 다른 사람의 속도가 아닌 자기의 속도로 살아가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전자의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 싶다. 씁쓸하다. 아프다.

 

건널목 경보장치를 체험해볼 수 있는 2층 전기신호통신실 - 고기은 제공
건널목 경보장치를 체험해볼 수 있는 2층 전기신호통신실 - 고기은 제공

저마다 속도가 다른 게 당연한 세상이 되면 좋겠다. 그렇다면 비교 때문에 조바심내는 일도 없을텐데. 기차의 멈춤 신호처럼 우리에게도 멈춘 신호가 켜져서 쉬어야 할 땐 쉴 수 있으면 좋겠다.

 

1972년 2월 15일 서울역에 건립한 것을 옮겨온 철도기점 표지석과 철도기점 레일 - 고기은 제공
1972년 2월 15일 서울역에 건립한 것을 옮겨온 철도기점 표지석과 철도기점 레일 - 고기은 제공

☞스톱!☜ 꿀팁 7큰술 
<①큰술> 주소 : 경기도 의왕시 철도박물관로 142
<②큰술> 요금 : 일반 2,000원, 3~18세 1,000원 
<③큰술> 관람시간 : 3~10월 09:00~18:00, 11~2월 09:00~17:00 (폐관 30분 전 마감)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공휴일 익일, 명절 연휴기간, 1월 1일
<④큰술> 주요시설은 1층 한국철도의 태동, 철도모형 디오라마, 2층 신호기의 역사, 철길의 역사, 미래철도실 등, 야외전시장의 증기기관차, 대통령 전용 객차 등이 있다.  
<⑤큰술> 열차 디오라마 운행시간은 오후 2시, 4시다. 10인 이상 시 운행한다. 시간에 늦으면 앉을 자리가 없으니, 운행시간보다 조금 일찍가서 기다리는 것이 좋다. 
<⑥큰술> 자가용 이용시, 주차 요금은 무료다.
<⑦큰술> 전철 이용시, 1호선 의왕역에서 하차, 2번 출구로 나와 우측방면 걸어서 약 10분이다.

 

 

☜고!☞ 철새를 관찰하듯, 나를 관찰할 시간, 왕송호수 


철도박물관을 나와 지하도를 따라 걸었다. 호수가 나온다. 왕송호수다. 1948년 1월에 만들어졌다. 노을이 아름다운 곳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날씨가 흐려 기대할 수 없었다. 호수에서 먼저 반겨주는 것은 철새다.

 

왕송호수에서 제일 먼저 만나게 된 물닭 - 고기은 제공
왕송호수에서 제일 먼저 만나게 된 물닭 - 고기은 제공

이름은 모른다. 몸은 검정, 부리는 흰색이라는 특징만 저장한다. 그러다 그 이름을 알게 된 건 의왕조류생태과학관에서다. 호수를 산책하다 발견했다. 이곳은 2012년 문을 연 담수호 테마과학관이다. 왕송호수의 조류, 어류 등을 관찰할 수 있다. 때마침 조류탐조안내자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시간이었다.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왕송호수 풍경 - 고기은 제공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왕송호수 풍경 - 고기은 제공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현재 호수에 있는 조류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좀 전에 색깔로 기억했던 철새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물닭이었다. 청둥오리의 암수를 구별하는 것도 배웠다. 수컷의 머리는 청록색, 암컷은 흑갈색이다. 수컷의 목에는 가는 흰 띠가 있고, 암컷은 없다고 한다.

 

의왕조류생태과학관 내 새의 비행체험을 직접 경험해보는 시간 - 고기은 제공
의왕조류생태과학관 내 새의 비행체험을 직접 경험해보는 시간 - 고기은 제공

철새를 통해 때를 아는 것의 지혜를 배운다. 때가 되어 오고, 때가 되면 간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 때인지를 안다. 한때 무엇을 해야 할지 방향을 잃은 채 살았다. 이미 삶의 각본은 짜여져 있으니까. 같은 시간에 출근을 했다. 주어진 일을 하고,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었다. 익숙해지니 편했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이었다. 여느 때와 같은 출근 준비 시간이었다. 거울에 비친 내 표정을 보았다.‘하루종일 이런 표정으로 살고 있구나.’ 내가 낯설게 느껴졌다. 차가웠다. 언제부터 표정이 사라진걸까. 왜 사는 걸까. 답을 하지 못했다. 왜 사는지도 모르면서 아등바등 사는 내가 가여웠다. 눈물이 났다.

 

조류탐조, 주변경관을 관람할 수 있는 5층 전망대 - 고기은 제공
조류탐조, 주변경관을 관람할 수 있는 5층 전망대 - 고기은 제공

그동안 주어진 역할에 맞춰 살았다. 해야만하는 일들만 하고 살았던 게 문제였다. 좋아하는 일, 하고싶은 일도 함께 했어야 했다. 철새는 때가 되어 이동하지만 무작정 둥지를 틀지 않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자연환경을 찾아 둥지를 튼다. 그들처럼 우리도 자신을 챙기며 살아야 했다. 그렇게 하지 못한 채 살다보니 날짜만 다를 뿐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의미가 없는 거다. 시간은 흐르는데 내 성장의 시계는 멈춘 지 오래다. 다시 돌아가게 할 때다. 망원경으로 철새를 관찰하듯, 나를 관찰하는 것이 시작이다.

 

꽃피는 봄날 다시 찾고 싶은 왕송호수 - 고기은 제공
꽃피는 봄날 다시 찾고 싶은 왕송호수 - 고기은 제공

왕송호수에 봄이 찾아올 무렵엔 레일바이크를 타고 호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도 한다. 다시 이곳을 찾을 땐 노을을 보고 싶다. 행복한 때를 보내고 있는 내가 돼 있으면 좋겠다.  

 


☞스톱!☜ 꿀팁 7큰술 
<①큰술> 왕송호수 위치 및 의왕조류생태과학관 주소 : 경기도 의왕시 왕송못동로 209
<②큰술> 요금 : 성인 3,000원, 청소년 및 군인 2,000원, 어린이 1,000원 
<③큰술> 관람시간 : 09:00~18:00 (5월 16~9월 15일 1시간 연장운영)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④큰술> 주요시설은 1층 생태체험관, 상징조형물, 2층 조류체험관, 조류전시실, 조류탐조쉼터, 상징전시물, 3층 3D영상실, 어류전시실, 5층 왕송전망대 등이 있다. 
<⑤큰술> 열차 디오라마 운행시간은 오후 2시, 4시다. 10인 이상 시 운행한다.
<⑥큰술> 조류탐조안내자 프로그램은 10~16시까지 관람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10~15분 정도 소요된다. 당일 현장접수를 하면 된다.
<⑦큰술> 매주 일요일마다 조류탐조교실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왕송호수와 습지대를 걸어다니며 탐조하는 프로그램이다. 10시부터 진행되고, 1시간 30분~2시간 소요된다. 참가비용은 1인당 1,000원(관람료 별도)이다.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전화를 통해 예약가능하다.  (031-8086-7490)  

 

추천 카페
▷ 버드 카페
주소 : 경기도 의왕시 왕송못동로 209
의왕조류생태과학관 1층에 위치해 있다. 왕송호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관람객이 아니어도 출입할 수 있다. 커피, 음료수, 과자, 아이스크림 등을 판매한다. 추운 날씨엔 잠시 앉아 커피를 마시며 몸을 녹일 수 있다. 날씨가 좋으면 커피를 테이크아웃해 호수를 산책하며 마셔도 좋다.

 

의왕조류생태과학관 1층에 위치한 버드카페(왼쪽),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호수를 바라보기 좋은 자리(오른쪽) - 고기은 제공
의왕조류생태과학관 1층에 위치한 버드카페(왼쪽),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호수를 바라보기 좋은 자리(오른쪽) - 고기은 제공

의왕 왕송호수 뷰레이크 타임, 못다 한 이야기

때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여행이었다.‘때를 놓치면 안 되는 걸까?’의 답은 ‘때에 맞출 필요는 없다’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놓치면 안 된다. ‘자신이 행복해야 할 때’는 놓치면 안 된다. 어떻게 찾아야 할지 막막하다면 거울을 보고 내 표정부터 관찰하는 것, 그것이 시작이다.

 

필자소개
고기은. KBS, MBC 방송구성작가, 소셜커머스 쿠팡 여행 에디터를 거쳐 현재는 여행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길을 잃고 뜻밖의 풍경, 인연을 만날 때 행복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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