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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기술은 타 분야와 오케스트라처럼 협연해야 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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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기술은 타 분야와 오케스트라처럼 협연해야 빛나"

2013.06.12 17:59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 이윤선 기자 petiteyoon@donga.com 제공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 이윤선 기자 petiteyoon@donga.com 제공

  “나노기술은 ‘도우미 기술’입니다. 나노기술 자체가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분야에 접목이 가능하죠. 각각의 분야 기술들이 발전을 꾀하다보면 한계상황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 때 나노기술은 한 단계 뛰어넘을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해주는 것이죠.”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나노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자로 꼽힌다. ‘화학자’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연구는 유명 의대, 의학연구소, 제약회사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나노 입자를 이용한 자기공명영상(MRI)조영제, 항암제를 담은 나노 캡슐 등 그의 주요연구가 의학, 생명과학 분야에 응용되고 있으며, 그 기술이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

 

  현 교수는 오케스트라에서 다양한 악기들이 모여 아름다운 소리를 내듯,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연구해야 기초적인 나노기술로부터 창의적인 연구,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해야


  현 교수 연구실의 트레이드 마크는 ‘균일한 나노입자’다. 그는 2004년 균일한 크기의 나노 입자를 기존 방법보다 1000배 저렴하면서도 양은 1000배 많이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논문은 ‘네이처 메태리얼’에 실리고 1200번 이상 인용될 만큼 획기적인 연구로 인정받으며 나노기술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여러 과학자들로부터 “균일한 나노 입자를 많이 만들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며 고민에 빠졌다. 고민 끝에 내린 답은 나노기술을 의학에 접목시키는 것. 이후 그는 의학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나노의학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에 집중하게 된다.

 

  “나노기술을 의학에 접목하는 연구를 시작할 당시 저는 MRI나 항암제 등 의학 관련 지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문우경 서울대 의대 교수나 최승홍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등 의학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댄 것이 획기적인 나노의학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습니다”

 

  나노 입자를 디자인하고 만드는 그의 연구팀을 중심으로 물리학, 의학, 영상의학, 임상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 마치 오케스트라의 연주자들처럼 협연(協硏)했다. 그 결과 후발주자로 시작해 현재는 의학진단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돋움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연구자 본인만 잘해서 세계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연을 통해 상호보완적인 연구를 해야 창의적인 연구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쓸 수 있는 연구가 진행돼야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장을 맡고 있는 그는 “현재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기초과학연구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많이 좋아진 상황"이라며 "이제는 괜찮은 기초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연구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나노의학기술은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연구결과가 기술로 개발되는 과정에서 ‘독성’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 교수는 획기적인 연구결과로 인정받고도 실제 의학기술로 발전되지 못했던 연구를 예로 들었다.

 

  2004년 하버드대 의대 연구팀은 카드뮴 나노 입자를 이용해 돼지 림프절의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진단하는데 성공해 네이처 바이오텍에 표지논문으로 실렸으며 인용횟수도 많을 만큼 인정받았다. 그런데 7년이 지난 뒤 조사해보니 이 연구결과가 실제 기술로 발전되기는커녕 후속연구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카드뮴 입자의 독성 때문에 실제로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없는 연구였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

 

  “아무리 좋은 연구가 나와도 실제로 사람에게 쓸 수 없다면 아무소용이 없다”면서 “연구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현장을 잘 아는 임상연구자들과 의견을 나눠 실제로 사람에게 쓸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초과학 연구는 기본적으로 7년 이상 걸리는 장기프로젝트인 만큼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요구됩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쓸 수 있는 연구에 집중하는 것이 투자비용이나 시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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