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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 2000개가 만드는 환상의 선율 들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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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 2000개가 만드는 환상의 선율 들어보실래요

2016.03.06 18:00
Samuel Westergren 제공
스웨덴의 음악밴드 빈테르가탄(Wintergatan)의 리더인 마르틴 몰린은 구슬 2000개로 음악을 연주하는 기계 ‘빈테르가탄 마블머신’을 직접 설계·제작했다. - Samuel Westergren 제공

한 스웨덴 음악가가 손수 만든 목재 기계로 연주한 음악이 최근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YouTube)에서 화제다. 오르골보다 경쾌하면서도 훨씬 다채로운 소리로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고 있다.

 

스웨덴의 음악밴드 빈테르가탄(Wintergatan)의 리더 마르틴 몰린은 구슬(마블)이 떨어지면서 실로폰 건반, 심벌즈 등을 두들겨 음악을 연주하는 기계 ‘빈테르가탄 마블머신’의 연주 영상을 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이 영상은 공개 5일 만에 조회수 800만을 돌파했다.

  

톱니바퀴를 따라 도는 벨트에서 어느 위치의 홈에 레고 부품을 꽂느냐에 따라 연주할 악기와 음정, 박자가 결정된다(위). 홈에 꽂힌 부품이 기계 중심부를 지날 때 해당 위치에 있는 레버를 건드리면서 구슬이 굴러갈 경로가 열리는 원리다(아래). - 유튜브 캡처 제공
톱니바퀴를 따라 도는 벨트에서 어느 위치의 홈에 레고 부품을 꽂느냐에 따라 연주할 악기와 음정, 박자가 결정된다(위). 홈에 꽂힌 부품이 기계 중심부를 지날 때 해당 위치에 있는 레버를 건드리면서 구슬이 굴러갈 경로가 열리는 원리다(아래). - 유튜브 캡처

이 기계는 옆면의 손잡이(크랭크)를 돌리면 작동한다. 맞물려 있는 톱니바퀴가 돌아가면서 쇠구슬을 기계 위쪽으로 옮기고, 이 구슬들은 22갈래로 나뉜 경로를 따라 굴러 내려오다 떨어지면서 실로폰 건반, 심벌즈, 전자드럼, 전자 베이스기타 등을 두들긴다. 혼자서도 다양한 악기를 동시에 연주할 수 있는 셈이다.

 

이때 톱니바퀴를 따라 도는 벨트 위에는 촘촘한 격자 형태의 홈이 있는데, 레고 부품을 어느 위치의 홈에 꽂느냐에 따라 연주할 악기와 음정, 박자를 정할 수 있다. 레고 부품이 원하는 기능의 레버를 건드리도록 유도하고 구슬이 굴러갈 경로도 함께 열리는 원리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실로폰 건반에서 ‘도레미파솔’ 순서대로 연주하려면 레고 부품을 대각선 방향으로 나열해 꽂으면 된다. 구슬 하나가 하나의 음이 되는 셈이다.

 

떨어지면서 악기를 연주하고 튕겨 나온 구슬은 깔대기를 거쳐 한곳으로 모아지고 물레방아처럼 다시 톱니바퀴를 따라 기계 위쪽으로 올라간다. 빈테르가탄 마블머신은 악보의 32마디를 반복해 연주하도록 설계됐다.

 

이 기계는 여러 개의 구슬이 정해진 경로에 따라 움직이는 공학 장난감 ‘마블머신’의 원리를 응용한 것으로 설계 기간 2개월을 포함해 총 1년 4개월에 걸쳐 완성됐다. 물체의 운동 원리를 이용한 예술 작업인 ‘키네틱 아트(kinetic art)’의 일종에 해당한다. 몰린은 빈테르가탄 마블머신의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을 차례로 공개해왔다.

  

빈테르가탄 마블머신의 제작과정. 관성의 원리로 연주자가 다른 조작을 하는 동안에도 부드럽게 연주가 끊기지 않고 이어지도록 해 주는 ‘플라잉 휠(flying wheel)’(위)과 실로폰 건반에 구슬을 떨어뜨려 시험하는 모습(아래).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빈테르가탄 마블머신의 제작과정. 관성의 원리로 연주자가 다른 조작을 하는 동안에도 부드럽게 연주가 끊기지 않고 이어지도록 해 주는 ‘플라잉 휠(flying wheel)’(위)과 실로폰 건반에 구슬을 떨어뜨려 시험하는 모습(아래). - 유튜브 캡처

이 기계에서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는 연주자가 크랭크를 돌리다 놓았을 때도 관성의 원리로 한동안 계속 돌아가는 ‘플라잉 휠(flying wheel)’이다. 몰린은 유튜브 영상에서 “플라잉 휠은 연주자가 다른 조작을 하는 동안에도 연주가 끊기지 않고 이어지도록 해 준다”고 설명했다. 연주 막바지에 서서히 박자가 느려지다 기계가 멈추면서 곡이 끝나는 ‘페이드 아웃’ 효과도 플라잉 휠 덕분이다.

 

몰린은 기계의 전체적인 구조는 물론, 기계를 구성하는 세부 부품의 크기와 모양도 설계 소프트웨어 ‘기어 템플릿 제너레이터(Gear Template Generator)’로 정확하게 계산해가며 설계했다. 그는 이렇게 만든 설계 도면에 따라 목재를 전기톱으로 직접 재단해 사용했다.

 

영상 속에서 울려 퍼지는 연주곡 역시 기계에 맞춰 컴퓨터로 작곡한 ‘미디 음악’이다.

 

몰린은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빈테르가탄 마블머신은 교회 종탑의 바퀴 달린 종과 원리가 비슷하다”며 “기계가 완성될 것 같다가도 새로운 문제점이 무더기로 나타나는 등 포기할 뻔한 적이 많았지만, 어려서부터 컴퓨터로 음악을 작곡해온 경험이 큰 도움이 돼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이 기계를 휴대할 수 있을 정도의 간편한 형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기계 개조에 성공하면 여름부터 시작될 밴드의 투어 공연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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