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퉁구스카 사건의 진실 밝혀졌나

통합검색

퉁구스카 사건의 진실 밝혀졌나

2013.06.14 16:02

북서쪽 하늘에서 불타는 듯한 기둥이 창 형태로 나타났다. 불기둥이 사라졌을 때 갑작스럽게 대포소리처럼 큰 소리가 5차례 잇따라 들렸다. 땅이 심하게 흔들렸고 여러 집에서 창유리가 깨졌다.

 

사람이 넘어질 정도로 강력한 바람이 불었고, 어떤 농부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쟁기를 꽉 쥐고 있어야 했다. 또 다른 사람은 자신의 셔츠가 불타는 것처럼 느낄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느꼈다. 결국 수백 마리의 순록이 죽었고, 넓이가 2000㎡ 이상인 숲에서 수많은 나무가 불타거나 쓰러졌다.

 

1908년 6월 30일 이른 아침에 시베리아 포트카멘나야 퉁구스카 강 근처에서 역사상 가장 폭발적인 충돌 현상이 벌어졌다. 이 폭발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상공에서 터졌던 핵무기보다 수백 배나 더 강력했다. 이것이 바로 ‘퉁구스카 사건’이다.

 

퉁구스카 사건으로 불타거나 쓰러진 나무들. - 위키피디아 제공
퉁구스카 사건으로 불타거나 쓰러진 나무들. - 위키피디아 제공

 

 

당시 이 사건은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지역에서 일어나기도 했고, 땅 위에 충돌구덩이(크레이터)를 남기지 않아 쉽게 설명하기 힘든 미스터리였다. 전문가들은 퉁구스카 사건의 원인으로 외계인의 비행체, 반물질, 블랙홀, 혜성 등을 지목하며 설명해 왔다. 최근 암석 잔해에 대한 새로운 분석 결과 퉁구스카 폭발이 소행성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외계인의 우주선이 폭발했다고?

폭발이 일어났던 중심점 근처에는 토템 기둥이 세워져 있다. 연구자들이 그 지방의 신화에 등장하는 천둥의 신(Agdy)에게 바치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하지만 바이칼 호에서 북쪽으로 1000km 떨어져 있는 이곳까지 오는 여정은 오지여행이라 할 만큼 힘들었다. 1920년대에야 연구자들이 처음 이곳에 도착했다.

 

퉁구스카 사건이 작은 소행성이 폭발해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하기에는 결정적인 증거가 부족했다. 1920년대 러시아 운석사냥꾼 레오니트 쿨리크가 사건 현장을 탐험했지만, 철과 같은 금속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보통 운석이 떨어질 때 충돌로 생겼을 것이라 예상됐던 구덩이도 발견할 수 없었다.

 

1930년 미국의 천체물리학자 할로우 섀플리는 충돌구덩이가 없다는 점에 주목해 퉁구스카 상공에서 솜뭉치 같고 가벼운 혜성이 폭발한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아이디어는 수십 년간 지속됐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퉁구스카 사건의 범인으로 외계인의 비행체, 반물질, 블랙홀을 제시하기도 했다. 1946년 옛소련의 SF 작가 알렉산더 카젠스키는 핵연료를 사용하는 외계인의 우주선이 지구에 착륙하기 직전 폭발했다는 다소 엉뚱한 주장을 했다.

 

1940년 미국 뉴욕 스키넥터디 유니온칼리지의 블라디미르 로잔스키는 일부 유성체가 반물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런 유성체가 퉁구스카에 떨어져 물질과 충돌하며 폭발을 일으켰다고 제기했고, 1973년 미국 텍사스대 물리학자 2명은 미니 블랙홀이 지구를 통과해 지나가며 퉁구스카 사건을 일으켰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물질은 물질과 만나면 빛(감마선)을 내며 사라지는 존재이며, 미니 블랙홀은 스티븐 호킹이 빅뱅의 결과로 만들어졌다고 제안한 천체이다. 하지만 퉁구스카 사건에서 반물질과 물질의 만남으로 생긴 감마선도, 미니 블랙홀이 지구를 통과한 반대편의 출구 또는 지진파도 감지되지 않았다.

 

 

철 든 암석 샘플

최근 우크라이나 국립과학원 산하 지구화학, 광물학 및 광석 형성 연구소의 빅토르 크바스니챠가 이끄는 연구팀이 퉁구스카 사건을 밝혀낼 명백한 증거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퉁구스카 사건에서 나왔다고 추정되는 암석 샘플을 자세히 분석한 결과, 이 암석 샘플이 철이 풍부한 유성체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밝혀내 지난달 말 ‘행성 및 우주과학’ 저널에 발표했다. 이는 퉁구스카 사건이 혜성이 아니라 소행성의 충돌 결과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한다.

 

퉁구스카 사건에서 나온 암석 샘플. 철이 풍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 행성 및 우주과학 저널 제공
퉁구스카 사건에서 나온 암석 샘플. 철이 풍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 행성 및 우주과학 저널 제공

 

 

암석 샘플을 투과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자 탄소 알갱이에 트로일라이트, 슈라이베르스석을 포함한 철 함유 광물, 티나이트라는 철-니켈 합금이 곱게 분포해 있었다. 이 패턴이나 광물 조합이 철이 풍부한 암석질 소행성의 특징이라는 것이다. 이는 지난 수십 년간 퉁구스카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됐던 여러 후보 중에서 소행성이 유력하다는 결정적 증거라는 뜻이다.

 

현재까지는 암석질 소행성이 공중에서 폭발했다는 것이 퉁구스카 사건에 대한 유력한 설명이다.

 

그렇다면 퉁구스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진 것일까. 아직 100%는 아니다. 암석 샘플에서 이리듐과 오스뮴의 비율이 소행성에서 발견되는 것에 비해 낮다는 사실이 문제점으로 남아 있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18 + 2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