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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위에 사람 장기 키우는 ‘생체 칩’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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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3월 18일 07:00 프린트하기

폐를 칩 위에 모사한 미국 하버드대 위스생물공학연구소의 ‘렁온어칩(Lung-on-a-chip)’. 당시 위스생물공학연구소의 연구원이었던 허동은 미국 펜실베니아대 교수가 연구를 이끌었다. - 허동은 미국 펜실베니아대 교수 제공
폐를 칩 위에 모사한 미국 하버드대 위스생물공학연구소의 ‘렁온어칩(Lung-on-a-chip)’. 당시 위스생물공학연구소의 연구원이었던 허동은 미국 펜실베니아대 교수가 연구를 이끌었다. - 허동은 미국 펜실베니아대 교수 제공

길이 약 3㎝, 작고 투명한 사각 플라스틱 위에 전자회로가 나뭇가지처럼 놓여 있다. 미국 하버드대 위스생물공학연구소가 2010년 처음 공개한 ‘인체 장기 칩(organ-on-a-chip)’이다. 인간의 폐를 모방해 ‘렁온어칩(Lung-on-a-chip)’으로 불린다. 렁온어칩 이후 과학계는 인간의 눈을 모사한 ‘아이온어칩(Eye-on-a-chip)’과 피부 구조를 재현한 ‘스킨온어칩(skin-on-a-chip)’ 등 다양한 장기 칩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 장기 칩 원조 ‘렁온어칩’

 

장기 칩의 핵심은 전자회로와 살아 있는 세포를 결합한 기술이다. 렁온어칩의 경우 칩 위에 얹어 놓은 전자회로 안에 실제 인간의 폐 세포와 모세혈관 세포가 들어 있다. 폐 세포에는 가느다란 진공펌프를 연결해 실제로 폐가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뱉는 것처럼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도록 했고, 모세혈관 세포로는 피가 흐르게 해 산소와 영양분은 공급하고 노폐물은 배출하도록 설계했다. 인간의 폐에 있는 허파꽈리 기능을 그대로 모방한 것이다. 이 칩은 당시 위스생물공학연구소 연구원이던 한국인 과학자인 허동은 펜실베이니아대 바이오공학과 교수 주도로 개발됐다. 

 

허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장기 칩을 투명하게 만들면 체내에서 일어나는 세포 반응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렁온어칩을 이용해 허파꽈리가 수축과 팽창을 반복할 때마다 미세먼지가 모세혈관으로 더 많이 이동한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고 말했다. 허 교수팀은 최근 실제 인간의 눈처럼 눈꺼풀을 깜빡이는 곡면 구조의 ‘아이온어칩’과 태아 발달 연구용 ‘태반온어칩’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도 성공했다.

 

도널드 잉버 위스생물공학연구소장은 ‘셀’ 10일자에 “동물실험을 통과한 후보 약물이 임상시험에서 효능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생체 칩을 이용하면 손쉽게 후보 약물의 효능을 확인할 수 있고 질병 발생 과정도 연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눈을 닮은 ‘아이온어칩(Eye-on-a-chip)’. 실제 눈처럼 3차원 곡면의 각막으로 이뤄져 있고, 눈꺼풀을 깜빡거리도록 설계됐다. - 허동은 미국 펜실베니아대 교수 제공
눈을 닮은 ‘아이온어칩(Eye-on-a-chip)’. 실제 눈처럼 3차원 곡면의 각막으로 이뤄져 있고, 눈꺼풀을 깜빡거리도록 설계됐다. - 허동은 미국 펜실베니아대 교수 제공

● 국내에선 아이온어칩 등 개발 활발

 

국내에서도 장기 칩 연구가 활기를 띠고 있다. 전누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김정훈 서울대 대학원 의과학과 교수와 공동으로 망막병증 등 안과 질환을 연구할 수 있는 아이온어칩을 개발하고 있다. 전 교수는 “공 모양의 눈을 칩에서 구현하려면 입체적으로 얽힌 혈관을 해부에서 이차원으로 펼치는 ‘플랫 마운트(flat mount)’가 선행돼야 한다”며 “현재 혈관 네트워크를 칩 위에서 설계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여러 장기를 칩 위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멀티 장기 칩’. - 성종환 홍익대 교수 제공
여러 장기를 칩 위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멀티 장기 칩’. - 성종환 홍익대 교수 제공

성종환 홍익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장과 간을 중심으로 심장, 췌장 등 다양한 인체 장기 세포를 칩 위에서 연결한 ‘멀티 장기 칩’으로 항암제나 건강기능식품의 체내 흡수 과정과 효능을 연구하고 있다. 성 교수는 “항산화제가 대사 과정을 거쳐 분해가 된 뒤에도 인체에서 효능을 나타내는지 평가할 수 있는 멀티 칩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장기 칩을 이용해 암세포를 연구 중인 조윤경 울산과학기술원(UNIST) 나노생명화학공학부 교수는 “칩 위에 인체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한 뒤 실제 환자의 세포를 사용하는 만큼 약물 반응 결과가 정확하다”며 “장기 칩을 활용하면 환자 맞춤형 치료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처럼 동물실험이 법으로 금지돼 있는 분야에서도 장기 칩은 좋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 교수는 “미세혈관을 피부세포와 함께 칩에 배양하는 ‘스킨온어칩’을 개발 중”이라며 “기존에 인공 피부 조직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던 알레르기 반응 등 피부 건강에 중요한 시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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