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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에 ‘바보 인공지능’ 대신 ‘알파고’를 도입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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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에 ‘바보 인공지능’ 대신 ‘알파고’를 도입하면?

2016.03.24 07:00

얼마 전,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인간과 기계가 벌인 세기의 바둑 대결이 있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하여 전세계 사람들은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는 계기가 됐다.

 

사실 일상에서 우리는 여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다양한 게임을 즐기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게임들 속에 이미 인공지능이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 왔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스타’에 이미 사용된 ‘바보’ 인공지능


과거 국민 게임이라 불리웠던 스타크래프트를 기억하는가? 스타크래프트에는 드라군이라는 캐릭터가 있다. 게이머가 지시한 곳으로 가는 길을 못찾고 이리 저리 헤메는 낮은 수준의 인공지능 때문에 많은 게이머들이 분통을 터뜨렸고, 바보 인공지능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것은 그 시절의 게임에 사용된 인공지능의 한계 때문이었지만, 인공지능이 없었다면 우리는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하기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왜일까?

 

길을 헤메고 있는 드라군 - 스타크래프트 캡처 제공
길을 헤메고 있는 드라군 - 스타크래프트 캡처 제공

가상 공간에서는 캐릭터가 목표 지점까지 가는 단순한 행동만 하더라도 복잡하게 계산해야 하는 수 많은 요소가 있다. 목표 지점의 위치, 가는 길에 놓여진 장애물의 크기나 종류, 길의 너비나 길이 등등 너무나도 많은 요소가 변수로서 산재해 있다.

 

이런 요소들을 사람 대신 인공지능이 계산해 주지 않는다면, 게이머는 게임을 즐기기도 전에 너무나 많은 수의 계산을 하느라 게임을 포기하게 될 것이다.

 

게임 속의 인공지능은 게이머가 해야 할 계산이나 판단을 대신 해줌으로써, 게이머가 즐거움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게임 속의 인공지능은 게이머에게 다양한 퀘스트를 주는 동료 캐릭터로 등장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종족의 적 캐릭터로 등장하기도 하면서 게이머가 게임을 오랫동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해 준다.

 

만약, 이러한 일들을 사람이 직접 해야 한다면 이 작업 수행을 위한 인건비로 인해 게임 서비스는 매우 높은 가격의 상품이 되어버려서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즐기기 어렵게 된다. 복잡한 게임일수록 게임 속에서 인공지능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 높아진다. 그만큼 게임에 있어서 인공지능은 필수적이다.

 

게임에서 길을 찾는 과정 - 인텔 디벨로퍼 존 제공
게임에서 길을 찾는 과정 - 인텔 디벨로퍼 존 제공

●게임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 줄 ‘강한 인공지능’ 도입

 

과학에서 인공지능을 바라볼 때, 약한 인공지능(weak AI)과 강한 인공지능(strong AI)으로 나눈다. 현재 우리가 즐기는 많은 게임들은 게임 제작자가 미리 제작해 놓은 설계 구조가 인공지능에 의해 작동되고 있고, 이를 약한 인공지능(weak AI)이라 부른다. 

 

지금까지의 게임은 약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제작되고 있다. 미리 만들어 놓은 구조 내부에서 게이머가 무엇을 하느냐에 대한 대답을 미리 짜 놓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게임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게임에서 재미의 핵심은 도전해 승리를 쟁취하고 보상을 얻어내는 과정이다. 도전이란 것은 일종의 난관으로서 퀴즈와 비슷하다. 도전이 매번 똑같다면 문제 해결에 대한 성취욕이 낮아지고 쉽게 질리게 되며 흥미가 떨어질 것이다.

 

미리 만든 도전을 게이머가 여러 차례 반복 플레이 하면서 지루해 할 수도 있고, 그 과정에서 게이머가 게임 제작자의 예상과 동떨어진 선택을 했을 경우 버그라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게임을 만들 때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루하지 않고 지속적인 재미를 주는 다양한 선택지를 만들면서 동시에 수 많은 테스트를 통해 돌발 행동에 대한 버그가 일어나지 않도록 오류를 바로 잡는다.

 

미리 정해진 대로만 반응하는 약한 인공지능의 특성상 게임을 개발할 때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직접 테스트를 해야 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오랜 시간 동안 재미있으면서도 실감나고 흥미로운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강한 인공지능의 도입이 필요하다.

 

강한 인공지능(strong AI)은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을 하며 성장한다. 이를 통해 게이머가 지루해 하지 않도록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제시해 줄 수 있고, 게이머가 어떤 돌발행동을 해도 버그가 발생하지 않는다.

 

강한 인공지능의 동료 캐릭터 - www.iwallpaper.top 제공
강한 인공지능의 동료 캐릭터 - www.iwallpaper.top 제공

게임업계에서는 아직 강한 인공지능을 도입하지 않고 있다. 도입하기 힘들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아직은 게임 개발에 도입할 강한 인공지능이 개발되어 있지 않는데다, 도입을 위해 추가 연구비용이나 개발기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섣불리 나서지 않고 있다.

 

하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 강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게임 개발을 한다면, 지금과는 달리, 더 생동감이 넘치는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고, 게이머의 돌발 행동으로 인한 버그를 막기 쉬워져서 생산성이 현저히 높아질 것이다.

 

이번에 세계적 이슈가 된 인간과 인공지능간의 바둑을 통해 강한 인공지능이 널리 활용 가능해지고, 게임 개발에 보편적으로 사용된다면, 우리는 앞으로 지금과 비교도 되지 않는 수준의 재미있는 게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알파고의 뒤를 이어 앞으로 등장할 인공지능들의 발전을 기대해 보자.

 

 

※ 필자소개
이정수. 게임기획자. 한빛소프트와 조이시티에서 게임기획자로 근무했다. 모바일 게임 스타트업을 창업하여 스포츠 리듬 게임과 액션 게임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프리랜서로 RPG게임을 기획하고 있다.

 

편집자주: 3월 9일부터 15일까지 있었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대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는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는 결과를 내놨습니다. 대국 전 예상과 달리 인공지능 알파고의 압승으로 끝났지요. 알파고의 승리 의미는 단순히 뛰어난 바둑 인공지능이 나왔다는 것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인공지능의 시대’가 왔다는 신호탄입니다. 동아사이언스는 ‘인공지능의 시대’에 앞서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보는 인공지능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글을 연재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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