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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1호점’ 놓칠 수 없는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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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1호점’ 놓칠 수 없는 싸움

2016.03.22 07:27


[동아일보] K뱅크-카카오뱅크 본격 경쟁

#1 경복궁과 청와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서울 종로구 더케이트윈타워 15, 16층에 위치한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 그중에서도 가장 전망 좋은 16층 복도 끝 사무실의 이름은 ‘아이디어 컨테이너’다. 일반은행 사무실과 달리 이곳 직원들은 앉아서 TV를 보거나 누워서 ‘브레인스토밍’을 한다. 포스(POS) 단말기를 이용해 간편 결제 서비스를 구상하거나 테이프와 삼각자를 갖고 인터넷전문은행의 초기화면 밑그림을 그려보는 직원도 눈에 띈다. 벽에는 ‘도대체 공과금을 납부하려면 몇 번이나 클릭해야 해?’ ‘은행도 좀 쉽게, 안 되나?’ 등과 같은 메모가 붙어 있다.

#2 이달 초 카카오뱅크가 주주사인 KB국민은행 직원들을 상대로 이직(移職) 신청을 받은 결과 20∼30명을 모집하는 데 무려 200여 명이 손을 들었다. “누가 안정적인 은행을 박차고 미래가 불투명한 인터넷전문은행에 가겠느냐”는 예상을 깨고 10 대 1의 입사 경쟁률을 보인 것이다. 카카오뱅크가 4년 이내에 다시 은행으로 돌아올 수 있는 ‘복귀 옵션’을 내건 데다 연봉을 10%가량 올려준다는 ‘당근’도 제시했기 때문. 여기에 수익성이 정체된 기존 금융업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겠다는 젊은 직원들의 진취적인 사고도 이직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사업자 인가를 받은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하반기 출범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사옥을 마련하고 본격적으로 인력을 확충하는 등 ‘1호 인터넷은행’ 타이틀을 따내기 위한 두 은행 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하다.

○ K뱅크는 광화문 vs 카카오뱅크는 판교


K뱅크는 14일 사옥에 입주한 뒤 다양한 이벤트를 이어가며 ‘K뱅크’라는 이름 알리기에 나섰다. 21일에는 ‘집들이’도 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등 금융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점검 현장간담회’ 장소로 사옥을 제공한 것이다. 은행 전산시스템은 주주로 참여한 정보기술(IT) 회사들을 활용해 구축할 방침이다.

K뱅크와 달리 카카오뱅크는 전산시스템 구축을 외부에 맡기기로 했다. 현재 LG CNS, SK C&C 등 대형 업체들이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옥은 금융회사가 몰려 있는 광화문 대신 IT 기업과 벤처회사들이 밀집한 경기 성남시 판교에 마련할 계획이다.

두 곳 모두 주주사로부터 직원들이 대거 이직 신청을 한 것에 고무돼 있다. 최근 5 대 1에 육박하는 경쟁을 뚫고 10년 차 은행원에서 K뱅크 직원으로 변신한 A 과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이 보여줄 새로운 가능성에 끌렸다고 말했다. A 과장은 “동료들이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한다는 보장이 뭐가 있느냐’, ‘은행 열심히 다니면 못해도 지점장은 할 수 있는데 왜 가느냐’면서 붙잡았다”며 “하지만 금융상품을 팔기 바쁜 오프라인 금융에서 한계를 느꼈고 새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 인터넷전문은행도 ISA 판매

금융당국도 24년 만에 탄생하는 신규 은행을 지원하기 위해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21일 임 위원장은 “올해 도입할 예정인 ‘레귤러터리 샌드박스(Regulatory Sandbox)’를 활용해 인터넷전문은행의 서비스와 상품을 사전에 검증해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인터넷전문은행도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온라인으로 팔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다.

숙제도 남아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금융회사 지분 보유 한도를 풀어주는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이 때문에 KT와 카카오가 주도권을 가지고 혁신적인 은행을 만들어 나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증권 매각도 변수다. 현대증권 매각에는 현재 KB금융과 한국투자금융 등이 출사표를 낸 상태다. 문제는 현대증권은 K뱅크, KB금융과 한국투자금융은 카카오뱅크에 주주사로 참여했다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증권의 새 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주주 구성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윤정 yunjung@donga.com·박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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