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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6! 20년간 사랑받은 명품 게임 바람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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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6! 20년간 사랑받은 명품 게임 바람의 나라

2016.03.29 09:47

※ 편집자 주

개별적으로 진행된 인터뷰를 세 명이 함께 이야기를 나눈 것처럼 재구성했습니다.

 


바람의 나라는 현재 우리가 즐기고 있는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의 효시가 되는 게임이다. 그렇다면 이런 게임을 누가 만들었을까? 바람의 나라 초기 개발을 담당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와 정상원 넥슨코리아 부사장을 만나보자.

 

일러스트 넥슨코리아 제공
일러스트 넥슨코리아

Q. 바람의 나라가 올해로 서비스 20주년을 맞았습니다. 기네스북에도 올라 매년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습니다. 처음 게임을 개발했을 때는 이렇게 오래 서비스될 줄은 상상도 못하셨을 것 같습니다. 장수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정상원 담백한 그래픽과 초기 온라인 게임의 강점인 커뮤니티라고 생각합니다. 바람의 나라는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끼리 오순도순 이야기 나누며 즐기는 게임입니다. 채팅이 유행하던 당시 이것으로 인기를 끌었고, 지금은 그때를 추억하며 게임을 즐기시는 분들이 있지요. 흰쌀밥처럼 질리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게임 같습니다.

 


Q. 바람의 나라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그래픽 머드 게임입니다.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게임인 셈인데요, 어떻게 이런 게임을 만들게 됐습니까?


송재경 대학원을 다니던 1992년부터 그래픽 머드 게임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전 컴퓨터공학을 공부했는데 윈도우 같은 운영체제나 한글프로그램 같은 오피스는 이미 저보다 잘 만드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컴퓨터 게임에서도 마찬가지였지요. 미국이나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모든 면에서 앞섰습니다. 그런데 온라인 게임은 달랐어요. 인터넷도 보급되기 전이라 게임도 많지 않았고, 개발하고 있는 사람도 별로 없었지요. 따라서 온라인 게임을 만들면 제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온라인 게임이라고는 텍스트 머드 게임밖에 없었습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게임을 만들려면 당연히 그래픽 머드 게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저와 뜻이 맞는 친구들끼리 모여 만든 게 바로 바람의 나라입니다.

 

 

Q. 바람의 나라는 몇 명이 얼마나 오랫동안 개발한 겁니까?


정상원 넥슨이라는 회사가 생기고 본격적으로 바람의 나라 개발에 들어간 건 1994년입니다. 5명이 1년 넘게 개발해서 바람의 나라를 서비스했습니다. 그런데 온라인 게임 특성상 출시한다고 끝이 아닙니다. 계속해서 업데이트를 해야 하지요. 많을 때는 개발자가 20명까지 있었습니다. 현재도 물론 바람의 나라를 계속 개발하고 있지요.

 

일러스트 넥슨코리아 제공
일러스트 넥슨코리아

Q. 바람의 나라가 갖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송재경 게임 개발자라는 직업을 갖게 해 준 게임입니다. 바람의 나라의 성공으로 20년 넘게 지금까지 게임 개발을 하고 있지요. 또 제가 만든 첫 상업 게임이기도 합니다.


정상원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경력의 시작점입니다. 제가 기획한 첫 게임,프로그램밍한 첫 게임이지요.

 

 

Q. 지금까지 많은 게임을 개발하셨는데요, 새로운 게임 개발과 관련된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십니까?


송재경 그 전에 만들었던 게임에서 아쉬웠던 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개발해 왔습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게임을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다르게 해보자 하는 식이지요. 만화나 영화, 책 등에서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합니다. 잠재의식 속에서 무심코 툭 튀어나오기 때문에, 여러 매체를 접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정상원 다른 게임을 통해서 얻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시간 날 때마다 이런 저런 게임을 즐기고 있지요. 보통 게임 개발의 80%는 기존의 아이디어이고, 10%가 새로운 것입니다. 잘 만들어진 게임이 가장 좋은 선생님이지요.

 

 

Q. 게임 개발자는 게임도 잘 할 것 같습니다. 10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 정도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상원 여러 장르의 게임을 좋아하는데요. 액션 게임은 60점도 안 되는 것 같고, 전략 게임은 90점 정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송재경 저는 게임을 잘 못합니다. 운동신경이 좋지 않아서 몸이 민첩하게 반응하지 않거든요. 그렇다고 머리를 쓰는 게임을 잘 하는 것도 아닙니다. 사실 그래서 게임 개발자가 된 것도 있습니다. ‘게임을 잘 못할 바에는 내가 직접 만들자. 그리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자’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제가 개발한 게임도 잘 못합니다. 하하.

 

일러스트 넥슨코리아 제공
일러스트 넥슨코리아

Q. 게임 개발자가 되는 데 가장 중요한 소양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정상원 게임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컴퓨터 관련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게임을 컴퓨터로 만들다보니 항상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그것을 이용해서 만들거든요. 따라서 정보 습득을 위해 영어를 배우고, 게임을 디자인할 때 필요한 인문적인 교양을 쌓으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수학을 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프로그래밍을 하기 위해서는 수학이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컴퓨터 그래픽은 고등수학의 집결체라고도 할 수 있지요.

 


Q. 수학을 잘하셨습니까?


송재경 문제 풀이는 잘하는 편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배우는 수학은 아주 잘했습니다. 하지만 대학에서 배우는 수학인 편미분방정식이나 중적분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하하.


정상원 학창시절 수학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잘하기도 했고요. 대학에서 분자생물학을 전공하면서 수학을 쓸 일이 없었는데, 게임 개발을 하면서 다시 수학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정상원 국영수에 집중하세요. 농담이 아니고 진심입니다. 게임을 좋아한다고 해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게임은 여러 사람이 협업해서 만드는 창작물로, 경쟁도 매우 심합니다. 차별화된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능력은 학교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다만 공부에 너무 치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틈틈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도 하면서 다양한 경험도 쌓았으면 좋겠습니다.


송재경 게임 개발에 가장 중요한 능력은 문제해결력입니다. 게임 개발을 하게 되면 매 상황 문제에 맞닥뜨리는데 답은 하나가 아니고 여러 개입니다. 그중에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답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 좋은 개발자지요. 따라서 문제해결력을 키우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본인이 지적 호기심이 뛰어나고 문제해결도 잘 한다면 미래에 좋은 개발자가 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엑스엘게임즈 제공
ⓒ엑스엘게임즈 제공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전산학 석사를 받았다. 박사 과정 중에 한글과컴퓨터에서 일하다가 게임 회사 넥슨을 김정주 NXC 대표와 공동 창업해서 1996년 바람의 나라를 출시했다. 1997년에는 엔씨소프트에서 리니지를 개발해 선보였고, 2003년부터 엑스엘게임즈의 대표로 문명 온라인 등 다양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넥슨코리아 제공
ⓒ넥슨코리아 제공

정상원

넥슨코리아 신규개발총괄 부사장
서울대 분자생물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넥슨에 들어와 바람의 나라를 비롯해 어둠의 전설, 퀴즈퀴즈. 카트라이더 등 다양한 게임을 개발했다. 2010년부터 띵소프트의 대표를 겸하고 있고, 2014년부터 넥슨코리아의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도움| 송재경(엑스엘게임즈 대표), 정상원(넥슨코리아 부사장), 넥슨코리아, 넥슨컴퓨터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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