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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브뤼셀 테러’ 막아라, 폭발물 감지기술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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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브뤼셀 테러’ 막아라, 폭발물 감지기술 어디까지 왔나

2016.04.01 07:00
22일 발생한 브뤼셀 테러 이후 인천공항 역시 폭발물 탐지견을 추가 투입하는 등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 동아일보DB 제공
22일 발생한 브뤼셀 테러 이후 인천공항 역시 폭발물 탐지견을 추가 투입하는 등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 동아일보DB 제공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테러가 발생한 지 4개월 만인 지난달 22일 벨기에 브뤼셀이 또다시 테러에 당했다. 특히 이번 테러는 폭발물 감지 등 보안이 비교적 철저한 공간인 공항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테러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폭발물을 사전에 완벽하게 탐지해 테러를 원천 봉쇄할 수 없을까.

 

● 화학 성분 18종 탐지하는 휴대용 검출기 개발
 

공항 보안 검색대에서 폭발물을 탐지할 때에는 폭발물의 형태가 일차적인 단서가 된다. 여기에는 물질을 잘 투과하는 X선이 가장 많이 활용된다. 하지만 X선으로는 폭발물의 종류까지 확인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미국의 방위산업체
미국의 방위산업체가 개발한 테라헤르츠파 탐지기 ‘마이크로-Z’. - 조메가 제공

폭발물의 성분까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X선보다 파장이 긴 전자기파가 필요하다. 초당 1조 번 진동하는 테라헤르츠파가 대표적이다. 테라헤르츠파는 X선보다 투과력이 강하고 인체에는 무해하다. 폭발물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에는 일종의 ‘지문’처럼 고유 주파수가 있는데, 테라헤르츠파가 폭발물을 통과하면서 고유 주파수 영역을 흡수하기 때문에 이 주파수의 물질을 추적하면 폭발물의 정체를 밝힐 수 있다. 폭발물로 주로 쓰이는 고성능 폭약(RDX)은 테라헤르츠파로 탐지할 수 있다.
 

미국의 방위산업체인 ‘조메가’는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휴대용 테라헤르츠파 검색기 ‘마이크로-Z’를 개발해 TNT, 질산암모늄 등 18종을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문기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테라헤르츠파는 금속을 투과할 수 없다는 약점만 제외하면 폭발물의 형태를 확인하면서 동시에 종류도 알아낼 수 있는 만큼 탐지 기술로는 최고로 꼽힌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공항 등에서는 밀리미터파 탐지기를 쓰고 있다. 밀리미터파는 파장이 1~10㎜인 전자기파로 파장이 가시광선이나 적외선보다는 길고 전자레인지에 사용하는 마이크로파보다는 짧다.
 

슈테판 랭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 연구원은 지난달 밀리미터파를 이용해 가방에 담긴 폭발물을 3차원으로 그려 내는 데 성공했다. 이대수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밀리미터파는 인체에 무해한 만큼 사람이 옷 속에 숨긴 위험물을 탐지할 때 유용하다”고 말했다. 


● 폭발물 9종 잡아 내는 ‘전자코’ 등장
 

냄새로 폭발물을 찾는 연구도 한창이다. 폭발물에는 대부분 휘발성 물질이 들어간다. 하지만 이들 물질은 공기 중 농도가 수 ppq(1000조 분의 1)여서 냄새가 잘 퍼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사람보다 후각 능력이 뛰어난 탐지견이 투입된다. 최근에는 꿀벌, 나비 등을 훈련시키는 방법도 제안됐지만 이들의 행동을 완벽히 제어할 수 없어 실현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미국 북서태평양국립연구소 연구진이 개발한 전자코는 18종의 폭발물질의 냄새를 감지하는 데 성공했다. - 북서태평양국립연구소(PNNL) 제공
미국 북서태평양국립연구소 연구진이 개발한 전자코는 18종의 폭발물질의 냄새를 감지하는 데 성공했다. - 북서태평양국립연구소(PNNL) 제공

과학자들은 대안으로 ‘전자코’를 개발하고 있다. 동물의 후각수용체를 모방해 대기 중의 미세한 냄새 분자를 포획하려는 것이다.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북서태평양국립연구소(PNNL)가 2013년 개발한 전자코 ‘스니프(Sniffs)’가 현재까지는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 스니프는 RDX 등 폭발물 9종을 탐지하는 데 성공했다. 
 

스니프는 분당 공기 20L를 흡입하며, 흡입한 분자를 질량분석기로 측정해 분자량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폭발물의 정체를 밝힌다. 하지만 개나 사람에 비하면 여전히 역부족이다. 개는 초당 최대 10회 냄새를 맡는다. 또 사람은 후각수용체 400개로 1만여 종의 냄새를 동시에 구분한다. 반면 전자코는 센서 하나로 화학물질 하나만 분석하는 수준이다. 
 

문제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뇌인지과학 전공 교수는 “현재 상용화된 전자코는 8~16개의 냄새를 구분하는 초기 단계”라며 “뇌에서 화학물질을 구별하는 과정을 모방해 전자코를 만든다면 폭발물 탐지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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