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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어디 갔어요? 살 집 잃은 청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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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어디 갔어요? 살 집 잃은 청설모

2016.04.07 07:00

 

NeedMoreSun(imgur.com) 제공
NeedMoreSun(imgur.com) 제공

 

이 청설모는 지금 나무 밑동에서 무얼 하고 있는 걸까요? 얼굴 표정을 찬찬히 살펴보세요. 뭔가 당황한 듯, 슬픈 듯, 넋이 나가 보이지 않나요? 그 와중에 곱게 모으고 있는 두 손(?)은 귀엽기까지 합니다. 사실 이 나무는 청설모의 집이 있던 나무입니다. 얼마 전 이 나무의 주인은 무슨 이유 때문인지(집 앞 시야를 가리기라도 한 걸까요?) 나무를 잘라버렸고 며칠 집을 비운 후 돌아온 이 청설모는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어버렸습니다. 가엾은 청설모! 더 큰 나무에 아방궁이 따로 없는 집을 지어 이사시켜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네요.

 

NeedMoreSun(imgur.com) 제공
NeedMoreSun(imgur.com) 제공

 

그런데 저 동물이 청설모가 맞긴 한 걸까요? 숲길을 다니다 보면 나무에서 쪼르르 내려오는, 혹은 반대로 길가에서 나무로 쪼르르 올라가는 사진 속의 것과 같은 동물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람쥐다!”라고 외칠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다람쥐와 청설모의 차이를 알아보겠습니다.

 

다람쥐나 청설모는 모두 쥐목 다람쥐과에 속하는 동물입니다. 즉, 청설모를 보고 “다람쥐다!” 하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요.

 

청설모의 몸 길이는 21~25cm, 몸무게는 250~300g정도입니다. 색은 회색 빛이 도는 갈색에 긴 꼬리는 숱이 많고, 긴 털로 덮여 있습니다. 옛날엔 이 꼬리털로 붓을 만들었다지요. 그래서 청설모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나 봅니다. 청설모의 원래 이름은 ‘청서’입니다. 붓을 만드는데 사용하며 청설모라 많이 부르니 이제는 그 이름으로 굳어진 것이지요.

 

발톱이 날카로워서 미끄러운 나무 줄기도 잘 탑니다. 집은 나무 꼭대기에 나뭇가지나 잎으로 짓거나 나무 구멍에서 살지요. 먹이로는 주로 과일이나 열매(잣, 밤을 특히 선호)를 먹고 겨울이면 소나무의 씨도 먹습니다. 주로 나무 위에서 생활하지만 가끔 땅으로 내려오기도 합니다.

 

반면 다람쥐는 몸 길이 15~16cm, 몸무게 80~90g정도입니다. 청설모보다 많이 작지요? 그래서인지 가끔 ‘외래종인 청설모가 토종인 다람쥐를 잡아 먹어서 개체수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잘못된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합니다. 청설모가 외래종도 아닐뿐더러 육식동물도 아닌데 왜 이런 이야기가 도는지 의문이네요. 물론 가끔 애벌레나 새알 같은 것을 먹기도 하지만 견과류를 좋아하는 청설모는 초식동물이 분명합니다.

 

다시 다람쥐로 돌아와서 다람쥐의 색은 갈색 빛에 등에 5개의 검은 세로줄이 있고 긴 꼬리를 갖고 있습니다. 집은 돌 틈이나 땅 속 또는 나무에 굴을 파고 살지요. 먹이로는 도토리나 곡식의 낟알을 좋아합니다. 주로 땅에서 생활하며 종종 나무 위로 올라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청설모와 다르게 다람쥐는 겨울잠을 잡니다.

 

이제 청설모와 다람쥐를 확실히 구분할 수 있겠지요? 다음부터 숲 속을 걸을 때 청설모나 다람쥐 중 그 어떤 동물이 나타나 쪼르르 지나가든 정확히 외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필자소개

민혜영. YBM시사에서 각종 영어 학습 월간지 및 내셔널 지오그래픽 단행본의 에디터를 거쳐 현재는 프리랜서 외신 번역 및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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