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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신작 ‘오버워치’와 AI(인공지능)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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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신작 ‘오버워치’와 AI(인공지능)에 대한 단상

2016.04.10 18:00
블리자드 신작
블리자드 신작 '오버워치'의 등장인물들 - 블리자드 제공

 

도를 깨우친 로봇 수도승, 불구가 돼 로봇 속에 이식된 뒤 한 차원 더 높은 인간성을 갖게 된 사이보그…. 어느 공상과학(SF) 소설이나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스타크래프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로 유명한 미국 게임제작사 ‘블리자드’는 이전까지 미디어에 등장한 인공지능(AI)과 사이보그, 로봇에 대한 오마주를 한 데 버무려 ‘오버워치’라는 게임으로 완성했다.

  

에피소드
에피소드 '천상의 피조물'에 등장하는 도를 깨달은 로봇 RU-4 - 영화 '인류멸망보고서' 中 제공

● 인공지능, 인간의 스승이 되다


2012년 개봉한 옴니버스식 영화 ‘인류멸망보고서’의 한 에피소드인 ‘천상의 피조물’에는 깨달음을 얻은 AI 로봇 ‘RU-4’가 등장한다. 이 에피소드의 원작은 바로 SF 작가 박성환의 ‘레디메이드 보살’. RU-4가 부처인지 반신반의하는 스님들과 로봇을 점검하러 온 엔지니어와의 간극이 이 이야기의 백미다. 결국 인간은 RU-4가 인류에게 장기적으로 위협이 될 것으로 보고 해체하려고 한다.

 

AI와 인간 사이의 간극은 오버워치의 애니메이션 ‘심장’에서도 그대로 재현된다. 인간과 로봇의 조화를 주장하는 AI 로봇 선지자 ‘몬다타’가 인간에게 암살당하게 되고, 로봇과 인간 사이의 관계는 급격하게 냉각된다. 1999년 개봉한 영화 ‘매트릭스’에서처럼 인간과 AI 사이의 전쟁이 일어난 뒤 화해의 분위기 속에서 발발한 사건인 만큼 여파는 더 충격적이다.


도를 깨우친 인공지능 로봇
도를 깨우친 인공지능 로봇 '젠야타' - 블리자드코리아 제공

이쯤에서 몬다타와 함께 RU-4의 오마주라 할 수 있는 게임 캐릭터 로봇 수도승 ‘젠야타’를 소개한다. “꿈에서 나는 나비였소”라는 대사를 던지는 젠야타는 영혼의 존재를 믿고,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미래를 꿈꾼다. 그리고 그는 과거 인간이었던 사이보그 ‘겐지’의 정신적인 스승이 된다.


겐지는 인간 시절 큰 부상을 입은 뒤 정신을 사이보그에 이식하고 한 단계 더 높은 인간성을 갖게 된 것으로 묘사된다. 사이보그가 된 직후에는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젠야타를 만나게 되면서 새로운 신체에 적응하게 되고, 사이보그가 된 뒤에도 자신이 온전히 인간의 영혼을 갖고 있음을 믿게 된다.


인간의 신체를 사이보그로 교체함으로써 인간성을 얻게 되는 겐지의 모습은 만화 ‘에덴’의 등장인물 ‘소피아 테오도레스’에서 찾을 수 있다. 천재 해커이지만 자신의 육체에 대한 자각이 없던 그녀는 마흔의 나이에 자신의 몸을 사이보그로 바꾼 뒤 새롭게 얻는 감각을 통해 자기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새롭게 인지하게 된다.


인간의 정신을 사이보그에 이식한다는 소재의 대명사는 ‘공각기동대’이지만, 새로운 육체를 통해 얻게 되는 감각에 대한 묘사는 ‘에덴’이 더 한 걸음 나서있다고 본다.

 

인간에서 사이보그가 된
인간에서 사이보그가 된 '겐지'와, 만화 '에덴' 속 캐릭터 '소피아'. 둘의 공통점은 사이보그가 된 이후에 예전보다 더 높은 인간성을 얻었다는 것이다. - 블리자드,만화 에덴 제공

 

  

● 2016년의 시대정신은 AI인가


오버워치는 흔히 총싸움 게임이라 부르는 FPS(1인칭 슈팅 게임) 중 하이퍼FPS 장르에 속한다. 초능력이나 미래의 신기술이 등장하는 FPS 게임을 하이퍼FPS라고 하는데, 세계적으로 ‘대세’로는 보기 어려운 장르다. 국내에서도 별로 인기가 없는 장르다. 국내에서나 해외에서나 인기가 좋은 건 ‘서든 어택’이나 ‘콜 오브 듀티’ 같은 현대전 배경의 게임이다.


그런데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처럼 거대 자본이 투입된 만큼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아야 하는 블리자드가 하이퍼FPS를 신작으로 내놓았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AI와 인간 사이의 갈등이 있다. AI에 대한 이야기가 앞으로 대세가 될 것이란 예측이 블리자드에게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예측은 지금까지 잘 맞아 들어가고 있다.


노자(老子)는 “도(道)를 보이지도 않고, 형체도 없으며 언어로 서술할 수도 없다”며 “도를 도라 한다면 도가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알파고와 이세돌9단의 첫 대국에서 알파고가 둔 ‘엉뚱한 수’는 사실 인간이 이해할 수 없던 ‘신의 한 수’ 였다. 어쩌면 ‘오버워치’가 묘사한 AI 로봇들은 인간보다 앞서 도를 깨달은 이들의 모습을 그린 것은 아닐까.

인간 암살자
인간 암살자 '위도우메이커'는 선지자 로봇 '몬다타'를 암살한다. - 블리자드 애니메이션 '심장' 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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