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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페이스북 재미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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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페이스북 재미있나요?

2016.04.17 08:36

요즘 페이스북 재미있나요?


저는 어느 순간 개인적인 이야기나 사진은 덜 올리고 재미있게 읽은 뉴스 기사나 유머 영상 링크를 올리는 일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이게 저만 그런게 아닌 듯 합니다. 최근 외신에는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개인적인 이야기를 올리는 비율이 줄어들어 페이스북이 고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미국 테크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페이스북에서 사적인 글이나 사진의 공유가 줄어드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경영진들이 작년에 한자리에 모여 회의를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내부 자료에 따르면, 작년 중순 기준 ‘개인적인 내용'에 대한 포스팅이 전년 대비 21% 줄었다고 합니다. 


친구들과 생일 파티 하는 사진이라던가, 아기 사진, 약혼 소식을 알리는 포스팅처럼 친구들 사이에 할 법한 이야기들을 올리는 일이 줄어든 것입니다. 그럼에도 전체적 공유 숫자는 크게 차이 나지 않았습니다. 뉴스 기사 링크나 외부 자료 공유가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을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겠습니다만, 대체로 나와 가까운 가족 친구의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기 마련입니다. 아기 사진 올릴 때 좋아요가 가장 많이 붙습니다.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친구들의 ‘진짜' 소식은 줄어들고, 뉴스나 외부 웹페이지 자료 링크만 늘어나면 자연히 페이스북은 재미없어집니다. 사람들은 차츰 떠나겠죠. 페이스북에 장기적인 위기 요인이 됩니다.


페이스북은 “페이스북에서 공유는 여전히 활발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실 페이스북에 글이나 사진을 올릴 때 조금씩 조심스러워지는 것은 누구나 느끼리라 생각합니다.


페이스북은 이제 설립 10년도 넘었습니다. 자연히 페이스북 친구도 많아졌습니다. 처음에는 친한 친구 몇몇과 부담없이 시시콜콜한 애기나 사진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부모님, 직장 상사, 거래처 사람, 티는 못 내지만 사실 별로 안 좋아하는 옛날 동네 친구들도 모두 페이스북에 들어와 있습니다. 더 이상 마음 놓고 글을 올리기 쉽지 않아졌습니다. 눈치도 보이고요.

 

10년 사이 페이스북은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 Dustin Rogers Tumblr 제공
10년 사이 페이스북은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 Dustin Rogers Tumblr 제공

그래서 ‘쿨’한 멋쟁이들은 조금씩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에는 흠잡을 데 없는 글이나 사진을 올리고, 진짜 친구들끼리의 재미있는 사진은 인스타그램이나 스냅챗, 메신저로 나눕니다. 미국에서 스냅챗의 성공은 무엇보다 어른들을 피해 달아난 10~20대를 끌어들인 덕분입니다. 페이스북은 광고를 하고 싶은 브랜드나 자기 영향력 높이고 싶은 사람들 비중이 점점 늘어나겠죠.


페이스북도 손 놓고 있지만은 않습니다. 계속 대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더 많이 공유하도록 은근히 옆구리를 찌르고 있죠. 요즘 페이스북 들어가면 ‘과거의 오늘'이라는 이름으로 몇해 전 오늘 올렸던 글이나 사진이 뜨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친구와 재미있는 이야기며 사진 많이 공유했던 옛날의 기억을 되살리며, 다시금 친구 사이 대화의 불씨를 되살려 봐라, 이런 의미겠죠.

 

페이스북
페이스북 '과거의 오늘' 기능 - 페이스북 뉴스룸 페이지 제공

페이스북 앱으로 접속할 때 폰에서 최근에 찍은 사진 보여주며 올리지 않겠냐고 묻기도 합니다. 앱에서 글 올릴 때 눌러야 하는 버튼도 되도록 줄이는 방향으로 개편하고 있습니다. 최근 오픈한 라이브 동영상 기능도 생생한 일상을 쉽게 즉시 공유할 수 있게 해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직접 라이브 동영상을 찍으며 기능을 소개했는데요, 이때 그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머리를 깎는 것 같은 일상적인 일도 그 순간에 공유하면 아주 흥미있는 소재가 된다.” 당신의 일상을 더 많이 공유하라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한번 물길의 흐름이 바뀐 인터넷 서비스의 방향을 다시 돌려 놓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다시 젊은 사람들이 돌아와서 “역시 페이스북은 쿨해" 이러면서 재미있는 사진을 올리며 놀게 될까요?


싸이월드는 한때 우리나라 모든 사람들이 가장 사랑했고, 가장 집착했던 서비스입니다. 싸이월드에 우리 사진이 90억장 이상 저장돼 있습니다. 하지만  관리해야 할 일촌들이 늘어나고 네트워크 피로도가 쌓이면서 급속히 힘을 잃고 말았습니다. 많은 노력을 했지만 되살아날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야 재미도 있고 네트워크 효과도 일어나고, 그래서 수익화도 가능하지만, 사람들이 대거 모이기 시작하는 그 순간 놀이터로서의 매력은 사라지기 시작하는 소셜 미디어 사업의 맹점입니다. 마이스페이스도 페이스북에 밀렸습니다.

 

한때는 카카오스토리가 우리나라에서 싸이월드의 자리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역시 페이스북에 밀려났습니다. 페이스북은 이 흐름을 거스를 수 있을까요?


물론 현재 페이스북이 위기라고 할 근거는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세계적으로 월간 사용자가 15억명에 이릅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한 개발도상국에서 사용자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심지어 중국에는 페이스북이 차단되어 있어 제대로 비즈니스도 못 하는 상황에서도 이렇습니다. 페이스북은 지속적으로 알고리즘을 수정해 가며 사람들을 재미있게 하고, 광고의 수익성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또 개인적 스토리를 공유하지 않더라도 친구들이 소개해 주는 유익한 정보 링크나 인기 연예인들의 콘텐츠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페이스북에서 빠져 나간 사람들이 가는 곳, 인스타그램이나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모두 페이스북의 소유입니다. 사진 공유 앱 인스타그램의 일간 사용자 수는 2억명에 이릅니다. 왓츠앱과 페이스북 메신저 월간 이용자는 각각 10억명, 9억명 수준입니다.


이들이 페이스북의 미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인스타그램이나 메신저의 수익 모델은 아직 찾지 못한 상황입니다. 본진인 페이스북이 흔들리면 미래를 위한 투자도 힘을 잃을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사람들의 공유와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계속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것입니다.


과연 페이스북이 앞선 소셜 미디어들의 실패를 극복하고, 계속해서 네트워크의 규모와 사용자 참여의 확대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 필자소개
한세희. 연세대를 졸업하고 전자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하며 인터넷, 소셜 미디어, 모바일 등의 분야를 열심히 취재했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 속에서 변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관심이 크다. 기술과 세상의 변화를 따라다니며 쉽게 풀어쓰고 싶어한다. 요즘은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잉여 인간 체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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