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日 强震에 9명 사망, 1000여명 부상… 규슈 현장을 가다

통합검색

日 强震에 9명 사망, 1000여명 부상… 규슈 현장을 가다

2016.04.16 10:07
《 15일 오후 일본 규슈(九州) 구마모토(熊本) 현 마시키(益城) 정(현보다 작은 행정단위). 전날 밤 발생한 지진의 최대 피해지인 마을 중심가는 처참한 모습이었다. 집 담벼락이 산산이 부서졌고 건물 전체가 기울어져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것 같은 곳도 많았다. 부서진 가전제품을 승합차에 싣던 한 남성은 “앞으로 어디에 가서 무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전체 사망자는 9명, 부상자는 1155명(NHK 오후 6시 집계)에 달한다. 》


15일 오후 일본 규슈(九州) 구마모토(熊本) 현 마시키(益城) 정(현보다 작은 행정구역).

마을 공민관 앞에는 지옥 같았던 전날 밤 주민들이 피신해 사용했던 모포와 담요가 쌓여 있었다. 여진의 공포 속에서 밤을 꼬박 새운 주민 10여 명이 불안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급하게 뛰쳐나오느라 운동복이나 내복 차림인 사람도 많이 있었다.

의자에 앉아 다리를 주무르던 니시카와 구니코(西川邦子·67) 씨는 “친구 집에 있었는데 집 전체가 흔들리며 그릇과 책 등이 떨어졌다”며 “이러다간 죽겠다 싶어 테이블 아래 숨었다가 지진이 약간 진정된 틈을 타 피난소로 왔다”고 말했다. 그는 “여진 때문에 건물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담요를 얻어 바닥에 누웠는데 땅이 흔들려 한숨도 못 잤다”며 “오늘 중 다른 피난 장소를 지정해 준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니시카와 씨와 만나고 나오는데 다시 바닥이 심하게 흔들렸다. 무릎이 흔들려 잠깐 땅을 짚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공민관 안에 들어가니 요란한 경고음과 함께 “방금 구마모토에서 진도 4의 여진이 발생했다”는 방송이 나왔다.

마시키 정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가장 강력한 이번 지진의 최대 피해지다. 진원이 근처 지하 11km 지점이었기 때문이다. 이 마을에서만 8명이 사망하고 400명 이상이 부상했다. 목조주택이 많아 사망자들은 대부분 집이 무너질 때 지붕 등에 깔려 참변을 당했다.

거리 곳곳에는 화면이 깨진 TV, 부서진 접시 등을 담은 쓰레기봉투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창문이 깨지거나 지붕 일부가 깨진 건물은 셀 수도 없이 많았다. 아스팔트 바닥에는 거미줄처럼 균열이 나 있어 전날 지진이 어느 정도로 강력했는지 짐작하게 했다.

편의점이나 마트는 여진 우려로 모두 문을 닫았고 자동판매기에서조차 음료 하나도 살 수 없었다. 중심가 마트 안에서 상품을 정리하던 상인은 “팔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구마모토에서 태어나 자랐다는 택시운전사 모리 아토시노리 씨(65)는 “신호를 받아 차를 세우고 있는데 전신주가 쓰러질 듯 땅이 심하게 흔들렸다”면서 “진도 3, 4 정도의 지진은 매년 서너 차례 있었지만 어제 같은 일은 태어나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공민관 앞에서는 아들 고타로(晃太郞·6) 군과 무너진 담벼락 조각을 주워 담고 있던 고사이 겐스케(小齊健介·43) 씨를 만났다. 그는 구마모토 시내에 사는데 처가가 걱정돼 회사도 쉬고 달려왔다고 했다. 장인 장모는 다행히 무사했지만 처가의 담은 모두 무너진 상태였다. 훤히 보이는 집 안은 넘어진 가구들로 아수라장이었다. 고사이 씨는 “할아버지 집이 부서졌으니 아빠와 함께 고치자”고 했고 고타로 군과 함께 돌을 날랐다.

이날 마시키 정 거리 곳곳에서는 구조 활동을 위해 출동한 자위대원과 소방대원의 모습이 보였다. 구급차에서 내는 사이렌 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자위대 차량을 비롯해 구급차, 취재 차량, 자원봉사 차량이 줄을 이었다.

구조에 투입된 1600여 명의 자위대원은 질서 정연하게 구호물품을 나르고, 무너진 기와를 정돈했다. 군용 텐트와 파이프를 활용해 만든 간이 목욕탕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수백 명이 대피한 마을 종합체육관에는 휴지와 주먹밥, 도시락 등이 충분하게 제공됐다. 무료 와이파이도 사용할 수 있었다.

이날 일본 전체에 생중계되며 많은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마시키 정의 붕괴된 목조가옥에서 생후 8개월 된 여자 아기를 구출한 소방대원들의 활약이었다.

지진 당시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등은 아이를 재워 놓고 마루나 부엌 등에서 잘 채비를 하고 있었다. 땅이 크게 흔들리자 가족들이 1층으로 달려가 아기를 구하려 했지만 순간 집이 무너지며 간신히 집 밖으로 탈출해 발을 동동 굴렀다. 엄마가 건물 잔해 틈새로 손을 넣으면 아기의 손을 만질 수 있었지만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아기 이름을 부르면 우는 소리가 들렸다.

구조대는 아기의 울음소리를 신호로 위치를 추정한 뒤 2층 지붕에서 1층까지 직각으로 조금씩 구멍을 뚫었다. 지진 발생 후 6시간가량 지난 15일 오전 3시 40분경 대들보와 지붕 사이의 작은 틈새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아기를 발견했다. 아기는 머리에 가벼운 타박상을 입었을 뿐 무사했다.

이날 피해지 취재를 마치고 구마모토 시내 숙소에 들어오니 “구마모토의 상징인 구마모토 성의 돌담이 6군데 붕괴됐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기사를 작성하는 중에도 여진은 계속 이어졌다. 한 시간에 한 번은 방의 전등이 지나치게 흔들려 밖으로 대피해야 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까지 150번가량의 여진이 발생했다. 구마모토에는 16일 오후부터 100∼150mm에 이르는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구조 작업에 난항이 예상된다. 기상청은 큰 지진에 이름을 붙이는 관행에 따라 이번 지진에 ‘헤이세이(平成·일본의 연호) 28년 구마모토 지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내일(16일) 지진 피해지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시키=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 2004년 박근혜와 2006년 노무현… 어느 길을 갈 것인가
  • - 고래가 토한 ‘바다의 로또’ 발견한 부부, 최소 8000만 원?
  • - [토요일에 만난 사람]“태극권 닮은 인생…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네요”
  • - ‘떠돌이’ 5세 여아 따라간 美경찰, 숨진 엄마 발견
  • - “백두산 지하에 서울시 면적 2배 마그마 존재”

  • [☞모바일서비스 바로가기][☞오늘의 동아일보][☞동아닷컴 Top기사]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11 + 3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