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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율 높은 패혈증, 생존율 70%까지 높일 방법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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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율 높은 패혈증, 생존율 70%까지 높일 방법 찾았다

2016.04.21 07:00

패혈증은 매년 세계적으로 1900만 명 이상을 사망에 이르게 할 만큼 치사율이 높지만, 강력한 표적치료제가 없어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패혈증 치료의 새 길을 열었다.

 

한상열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 연구위원 팀은 자체 개발한 치료용 항체인 ‘앱타(ABTAA)’가 패혈증의 진행을 강하게 억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패혈증에 걸리도록 형질을 변환한 쥐에 앱타를 투여한 결과, 폐와 신장에서 일어나는 혈액 누출, 혈관 손상, 염증 반응, 부종 등이 감소한 것이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에볼라 등에 감염됐을 때 동반되는 패혈증은 혈관 건강에 관여하는 혈관내피세포를 튼튼한 상태로 유지시켜주는 ‘TIE2 수용체’의 양이 줄거나 제 기능을 못할 때 발병한다. 연구진이 개발한 앱타는 TIE2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혈관내피세포를 회복시켜 준다.

 

혈관 파괴 효소(Heparanase, 빨간색)가 증가한 패혈증 생쥐의 신장과 폐(가운데)와 앱타 투여 후 혈관 파괴 효소가 감소한 상태(오른쪽)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모습. - 기초과학연구원(IBS) 제공
혈관 파괴 효소(Heparanase, 빨간색)가 증가한 패혈증 생쥐의 신장과 폐(가운데)와 앱타 투여 후 혈관 파괴 효소가 감소한 상태(오른쪽)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모습. - 기초과학연구원(IBS) 제공

패혈증에 걸린 쥐에게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경우 80시간 내에 모두 폐사했지만, 앱타를 투여하자 30% 이상이 살아남았다. 특히 앱타를 항생제와 함께 투여하자 쥐의 생존율이 약 70%까지 증가했다.

 

연구진은 패혈증을 악화시키는 ‘ANG2 단백질’에 주목했다. ANG2 단백질은 패혈증 발병 시 그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혈관내피세포를 파괴한다. 이 경우 혈액과 염증세포 등이 혈관 밖으로 누출되면서 주변 장기까지 큰 손상을 입게 된다.

 

앱타는 ANG2 단백질에 결합해 이를 무력화시켜 혈관 손상 진행을 일차적으로 막는다. 그리고 ANG2 단백질 여러 개를 하나의 덩어리로 결집시켜 TIE2 수용체를 활성화시킨다. 패혈증에 악영향을 미쳤던 ANG2 단백질의 기능을 바꿔 패혈증을 억제하는 데 역이용한 셈이다.

 

공동 제1 저자인 이승준 IBS 혈관연구단 연구원(KAIST 의과학대학원 박사과정 연구원)은 “보통 치료용 항체는 표적 물질에 결합해 이를 무력화시키는 데 그치지만, 앱타는 표적 물질인 ANG2 단백질의 기능을 정반대로 바꿔 주는 효능까지 있다”며 “아직은 초기 실험 단계지만 연구를 발전시키면 패혈증의 핵심적인 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자매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20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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