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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끝나지 않은 말라리아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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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끝나지 않은 말라리아와의 전쟁

2016.04.24 18:00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 제공

이번주 ‘사이언스’ 표지에는 모기장 너머로 희미하게 보이는 이주 노동자의 모습이 담겼다.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와의 전쟁에 지친 듯 그늘진 그의 얼굴에서는 체념마저 느껴진다.

 

이들이 살고 있는 캄보디아 서부에서는 새로운 말라리아 약물이 개발돼도 안심할 수 없다. 약물에 대한 내성이 이곳에서 항상 가장 먼저 발견되기 때문이다. ‘다중약물내성(MDR) 말라리아’ 얘기다.

 

22일자 ‘사이언스’는 캄보디아 지역 이주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MDR 말라리아와의 전쟁을 다뤘다.

 

현지에서 말라리아를 연구하고 있는 생물학자 톰 피토 태국 마히돌대-영국 옥스퍼드대 공동 열대의료연구유닛(MORU) 연구원은 “이 지역 말라리아가 약물에 강한 내성을 보이는 데는 생물학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요인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DR 말라리아가 탄생한 데에는 보석인 ‘루비’와 목재인 ‘티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돈이 되는 보석과 목재를 구하기 위해 모기가 득실거리는 캄보디아와 타이의 국경 지역 숲을 드나들었다. 이 과정에서 말라리아 원충은 숙주를 옮겨 다니며 변이를 일으키면서 점차 강해졌다.

 

또 다른 요인은 급진적 공산주의 세력인 크메르루주가 만든 독재에서 시작됐다. 독재 정부가 사람들을 고립시키면서 당시 캄보디아의 보건 상태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고립된 생활 덕분에 모기에 의한 말라리아 전염은 줄었지만, 대신 효능이나 유해성 등이 검증되지 않은 가짜 약물들이 만연하게 된 것이다. 제대로 된 보건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아프기 시작하면 아무 약이나 집어 먹었고, 어쩌다 효능이 있는 약을 쓰더라도 치료가 가능한 수준의 적정량을 사용하지 못했다.

 

결국 말라리아 원충은 더 빠르게 변이를 일으켜 어떤 약물에도 살아남는 강한 내성을 지니게 됐다. 심지어는 말라리아 퇴치에 강력한 효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새로운 말라리아 치료제로 주목을 받은 ‘아르테미시닌’도 MDR 말라리아는 물리칠 수 없었다. 캄보디아 사람들이 대부분 아르테미시닌을 너무 적게 복용해 오히려 내성만 키웠기 때문이다.

 

현재 MDR 말라리아는 메콩강을 중심으로 태국, 미얀마, 인도까지 퍼져나가고 있다. 아르테미시닌이 개발되기 이전인 1660년대부터 말라리아에 주로 사용됐던 ‘클로로퀸’에 대해 내성을 가진 말라리아 원충이 퍼져나간 경로와 유사하다. 클로로퀸에 내성을 가진 말라리아는 1990년대에 이미 인도에서 남아프리카 전역으로까지 퍼져나갔다.

 

사이언스는 “전염병리학적, 사회적으로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는 메콩강 유역에서 말라리아가 완전히 사라졌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만큼 이 지역에서 번져 나가는 강력한 말라리아를 완전히 퇴치하기 위해 국제 기구와 세계 각국에서 말라리아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서로 협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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