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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말로 가하는 충격 요법, 다이어트에 정말 효과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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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말로 가하는 충격 요법, 다이어트에 정말 효과있을까?

2016.04.26 16:23

“똑바로 하지 못해!!” “넌 도대체 왜 그 모양이니!” 등 주변에서 흔히 성과가 낮은 사람을 비판에서 더 나아가 인신 공격에 가까운 비난을 하며 무안을 주는 경우가 있다. 이들은 ‘이게 다 널 위해서’라며 때로는 좀 가혹한 말로 ‘채찍’을 휘두르는 것이 좋은 성과를 내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들 이야기 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물론 항상 덮어 놓고 칭찬하는 경우는 건설적이지 않으며 ‘비판’이 필요한 경우들이 있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 부분은 괜찮지만 여기는 이런저런 부분이 아직 부족하군요’라며 수행의 잘잘못에 대해 객관적인 피드백을 주는 것과 ‘당신은 도대체 왜 그 모양 입니까?’라며 상대방의 자존감을 깎아 내리고 모욕감을 주는 ‘비난’은 다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식의 비난은 결국 별로 도움이 안 됨을 시사하는 연구들이 있었다. 관련해서 한 가지 재미있는 사례를 하나 살펴보자. 비만인 사람에게 ‘그게 뭐니 살 좀 빼라’며 계속 압박하면 효과가 있을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비만인 사람들에게 단지 살이 쪘다는 이유 만으로 인격 모독 수준의 가혹한 비난을 일상적으로 퍼부으며 ‘이렇게까지 얘기했으니 다이어트 좀 하겠지’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타인의 ‘외모’라고 하는 사적인 부분에 대해서 도대체 왜 남이 왈가왈부 하는지 1도 모르겠으며, 언급하는 것부터가 매우 큰 실례라고 생각하지만.. 앞서 말했듯 흔한 현상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연구한 학자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결론은 ‘수치심을 줌으로써 살을 빼게 하는건 먹히지 않는다’였다.


4년간의 추적연구에 의하면 초기 비만 정도, 기타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상관 없이 몸매에 대한 비난을 많이 받았을 수록 살이 빠지긴커녕 되려 비만이 될 확률이 더 높았다는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Major et al., 2014). 원래 몸매가 통통했건 날씬했건 간에 주변에서 몸매에 대해 왈가왈부하며 스트레스를 줄수록 나중에 비만도가 높았다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우리는 사회적인 동물이다. ‘타인의 시선’, 주변 사람들로부터의 긍정적인 평가를 위해서라면 하기 싫은 일도 좋은 척, 성격에 맞지 않지만 전혀 다른 사람인 척 연기를 하며 살아가기도 하는 동물들이다. 이런 우리들에게 쉽게 돌이키기 힘든 부정적인 시선이 씌워진다는 것은 엄청난 부담이 된다. 심한 비난을 받게 되면 우리는 싸우려 들게 되기보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라며 포기하게 된다. 잘 해보겠다며 있었던 ‘의지’마저 놓게 된다(에이 씨 안 해!!).


또한 편견을 신경 쓰느라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그 결과 정작 현재 수행에 필요한 에너지와 정신력을 빼앗기게 된다 (Inzlicht et al., 2006).


비난은 ‘스트레스’ 또한 높인다. 이 스트레스 역시 다양한 영역에서 사람들의 수행을 떨어트린다. 특히 스트레스는 식욕을 높이고 잘 조절하지도 못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다이어트의 최대 적이기 대문에 비만인 사람들에게 살을 빼라고 비난하는 것은 여러모로 안 좋은 결과를 낳을 수 밖에 없다.


결국 주변에서 비난을 가하면 가할수록 일을 추진하는 동력이 되는 자신감과 의욕, 일의 실행에 옮기는 데 중요한 각종 능력들이 떨어지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힘을 주지 못할 망정 힘을 빼고 스트레스만 줘서 되려 사람들을 넘어뜨리는 일은 삼가는 게 좋겠다.

 

Man-Kuk Jung(F) 제공
Man-Kuk Jung(F) 제공

반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격려는 우리의 동기와 성과를 톡톡히 높이는 역할을 하곤 한다. 특히 사회적 편견에 의해 소속감과 자존감에 위협을 느끼는 사람들, 자신이 인정 받고 있지 못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작은 칭찬 하나에도 성과가 크게 향상되는 모습을 보인다. 에컨대 여성들의 경우 ‘여자는 수학을 못해’라는 편견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일수록 수학실력에 대한 작은 긍정적 피드백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하며 자존감과 함께 수학 능력을 향상시키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연구가 있었다. 칭찬은 모든 고래를 춤추게 하지만 특히 상처받은 고래를 더 춤추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Leitner et al., 2013).


비슷하게 편견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소속감을 채워주는 것 만으로 수행이 향상됨을 보여주는 연구도 있었다. 일례로 ‘쟤는 ~인종이라서, 성별이 뭐라서, ~ 출신이라서 열등해’라는 편견에 노출되어 있는 학생들에게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은 경험을 떠올리게 하는 등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처치를 했더니 성적이 향상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한다(Shnabel et al., 2013).


비난하기보다 받아들여주고 인정해 주는 것만으로 우리는 더 잘 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가치의 상당부분을 주변의 인정과 사랑에 기대고 있는 사회적 동물인 우리는, '괜찮아 잘하고 있어. 난 네 편이야'라고 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는 것 만으로 때로 무적이 될 수 있다.

 

 

※ 참고문헌

Major, B., Hunger, J. M., Bunyan, D. P., & Miller, C. T. (2014). The ironic effects of weight stigma.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51, 74-80.
Inzlicht, M., McKay, L., & Aronson, J. (2006). Stigma as ego depletion: How being the target of prejudice affects self-control. Psychological Science, 17, 262-269.
Leitner, J. B., Jones, J. M., & Hehman, E. (2013). Succeeding in the face of stereotype threat the adaptive role of engagement regulation.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39, 17-27.
Shnabel, N., Purdie-Vaughns, V., Cook, J. E., Garcia, J., & Cohen, G. L. (2013). Demystifying values-affirmation interventions writing about social belonging is a key to buffering against identity threat.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39, 663-676.

 

※ 필자소개
지뇽뇽. 연세대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적인 심리학 연구 결과를 보고하는 ‘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블로그’ (jinpark.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과학동아에 인기리 연재했던 심리학 이야기를 동아사이언스에 새롭게 연재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한 주를 건강하게 보내는 심리학을 다룬 <심리학 일주일>을 썼다.

 

시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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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작소개
과학동아와 dongascience.com의 인기 작가, ‘지뇽뇽’의 신작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가 출간됐습니다. 세상은 ‘나’를 참 힘들게 합니다. 왜 아파야 청춘이고,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는 걸까요? 그냥 있는 그대로, 평온하게 나를 사랑하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내 맘속을 들여다 본 듯, 공감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지뇽뇽 작가의 말에 귀기울여보세요. ‘나’를 사랑하며 행복해질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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