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재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교수(사진)팀은 꼭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아도 음식물의 맛과 냄새가 주는 자극만으로 수명이 달라질 수 있다고 2일 밝혔다. 맛과 냄새를 감지하는 감각신경세포가 자극을 받아 활발하게 작용하면 몸 전체의 노화가 촉진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노화 연구에 자주 쓰이는 ‘예쁜꼬마선충’ 실험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 예쁜꼬마선충의 먹이인 대장균에서 감각신경에 자극을 주는 화학물질만을 추출해 먹이를 주지 않은 채 감각신경만을 자극시켰다.
그 결과 예쁜꼬마선충의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며 ‘INS-6’라는 인슐린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호르몬은 수명연장에 관여하는 인자의 활동을 둔화시켜 수명을 단축시키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신경세포와 수명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빛으로 감각 신경계를 자극해본 결과, 칼로리 섭취가 없어도 실험동물의 수명이 실제로 바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음식을 실제로 먹지 않아도 냄새와 맛 자체가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향후 노화와 수명조절 관련 연구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권위지인 ‘진스 앤 디벨롭먼트(Genes and Development)’ 4월 28일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