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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가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 위상수학에서 영감 얻는 조각가 김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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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가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 위상수학에서 영감 얻는 조각가 김주현

2016.05.08 10:00

※편집자주: 수학자도 수학 교사도 수학 전공자도 아니다. 그런데 수학을 공부하는 어른이 있다. 이들이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를 소개한다.

 

 

“최근에는 뫼비우스 띠를 주제로 작품을 만들고 있어요. 단순히 뫼비우스 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식물이 자라는 것처럼 작은 뫼비우스 띠 하나가 점차 커지도록 크고 작은 뫼비우스 띠 여러 개를 만들어 엮고 있지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제가 의도치 않았던 토러스가 다양하게 생긴다는 거예요.”

 

위상수학(도형을 구성하고 있는 점들의 연결성을 연구하는 수학)을 대표하는 토러스와 매듭을 LED 전구로 나타내는 조각가 김주현 씨는 요즘 만드는 작품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김 작가의 작품에 위상수학이 파고든 건 2008년부터다. 고등학생인 딸을 따라 서울대 토요과학 강좌에서 위상수학 수업을 듣고 나서부터 모든 관심이 위상수학으로 쏠렸다.

 

“그 전까지는 작품에서 항상 직선만 사용했어요. 직선이 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거든요. 강연 직후 당장 정사각형이 여러 개 늘어선 격자에서 가로, 세로 길이를 조금씩 바꿨어요.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갈수록 길이가 더 큰 사각형을 이어 붙인 것이지요. 그러니까 이 사각형들이 뒤틀려서 2차원 평면에 있지 못하고 3차원으로 확장되더라고요. 그런데 사각형의 길이를 그냥 아무 숫자로 하면 재미가 없잖아요. 등차수열, 피보나치 수열 등 다양한 수열을 이용해서 나타냈죠. 그랬더니 피보나치 수열로 했을 때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 완성됐어요.”

 

2015년 개인전 <나선연구>에서 선보인 작품으로, 왼쪽부터 구멍이 8개인 토러스, 4개인 토러스, 3개인 토러스, 10개인 토러스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 - 김주현 제공
2015년 개인전 <나선연구>에서 선보인 작품으로, 왼쪽부터 구멍이 8개인 토러스, 4개인 토러스, 3개인 토러스, 10개인 토러스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 - 김주현 제공

애초에 예술가가 위상수학 강의를 들었다는 것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수학을 좋아하지 않고서는 강연을 들으러 갈 리가 없지 않은가!

 

“제가 수학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너무나도 당연했어요. 1990년대 중반 우연한 기회에 이언 스튜어트의 <자연의 수학적 본성>이라는 책을 읽었어요. 그런데 거기에 제 작품하고 구조적으로 똑같은 나선 그림이 있는 거예요. 전 한 번도 수학을 고려한 적이 없었고 수학을 잘 알지도 못했는데, 제 예술 세계가 수학과 맞닿아 있었던 거지요.”

 

김 작가는 이후 수학 서적을 보면서 예술적 영감을 얻었다. 그리고 2008년 위상수학을 만나 김 작가만의 예술 세계를 꽃피우고 있다.

 

“앞으로 제 목표는 클라인병을 주제로 작품을 만드는 거예요. 뫼비우스 띠보다는 훨씬 복잡한 구조기 때문에 앞으로 쭉 위상수학과 함께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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