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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진공 속 달리는 초음속 열차 ‘하이퍼루프’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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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진공 속 달리는 초음속 열차 ‘하이퍼루프’의 모든 것

2016.05.15 18:00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달리는 초음속 열차가 실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진공의 튜브(Tube)를 만들고 내부에서 초음속 열차를 운행한다는 ‘진공튜브열차’ 개념은 철도 공학자들 사이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논의됐던 이론이다.

 

이 꿈같은 이론을 실제로 상용화 하겠다고 나선 기업이 있다.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모터스와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 등을 이끌고 있는 기업가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하이퍼루프 원(Hyperloop One)’이다.

 

 

하이퍼루프 시험차량의 주행 모습 - 동아일보 제공
하이퍼루프 시험 차량의 주행 모습. - 동아일보 DB

 

●美 ‘하이퍼루프’ 첫 번째 시운전

 

하이퍼루프 원이 개발한 초음속 열차 ‘하이퍼루프’ 는 11일(현지시간) 실시한 주행 테스트에서 제로백 1.1초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출발 후 시속 100㎞에 도달하는데 1.1초가 걸렸다는 의미로, 현존하는 어떤 지상 운송 수단보다 가속 성능이 빠르다.

 

하이퍼루프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근교에 있는 사막 지대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번 테스트는 실제로 진공 터널을 설치하지는 않고 열차의 가속시스템 만 시험했다. 무게 680㎏짜리 실험용 차체를 전자석을 이용해 가속한 것이다.

 

가속시 차체에 걸린 압력은 2.5G. 만약 열차에 사람이 타고 있었다면 자신의 몸무게의 2.5배가 가하는 중력을 느끼게 된다. 놀이공원에 있는 롤러코스터의 경우 최대 3G를 느낄 수 있는 걸로 알려져 있다.

 

하이퍼루프 원 측은 이 실험용 열차의 성능을 향상시키면 최대 속도가 시속 640㎞에 달할 걸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실험에선 실험용 궤도 1㎞ 거리만을 달렸다. 올해 안에 테스트 튜브를 완성시킬 예정이다.

 

만약 이 시스템을 공기저항이 없는 진공튜브에 넣을 경우 최대 속도가 시속 1126㎞까지 올라가 사실상 음속(시속 1220㎞)에 가까운 수준이 된다. 이 속도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3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는 16분이면 된다.

 

●자기부상 기술 이용한 ‘급가속’ 구현이 관건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진공튜브열차 실험장치. ①모형 열차 발사장치 ②모형열차의 모습 ③공기가 거의 없는 진공터널의 모습이 보인다.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진공튜브열차 실험장치. 모형 열차 발사장
치(①), 모형열차의 모습(②), 공기가 거의 없는 진공터널(③)이다.
- 동아사이언스 제공

하이퍼루프를 포함한 모든 진공 튜브열차는 공기를 뽑아낸 튜브 속 선로 위를 달린다. 하이퍼루프 원이 이번에 테스트를 진행하기 이전에는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실제 크기의 수십 분의 1 정도인 모형 열차를 만들어 실험했다.

 

진공을 만들기는 비교적 쉽다. 펌프로 터널 속의 공기를 뽑아내면 된다. 관건은 열차를 얼마나 빠르게 급가속 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기차에 엔진을 설치해 원하는 속도만큼 차근차근 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실험은 수 년 전부터 실험실 수준에서 성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기관에서도 모형실험을 통해 진공튜브 열차를 실험한 바 있다. 2010월 10월 25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도연)의 김동현 박사팀은 실제 크기의 52분의 1 정도인 모형열차를 진공터널에서 시속 약 700㎞로 달리게 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하기도 했다.

 

진공튜브열차 역시 일종의 ‘자기부상열차’다. 시속 400㎞를 넘는 열차는 쇠로 만든 열차 바퀴가 레일 위에서 헛돌면서 바퀴가 깎여 나가는 ‘플랫’ 현상이 발생해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이퍼루프 원이 열차의 급가속 기술을 가장 먼저 실험한 것도 같은 이유다. 하이퍼루프 원 측도 영구자석을 이용한 수동 방식의 자기부상 추진 시스템을 개발했다. 차체에 붙어 있는 리니어(직선) 모터를 이용해 자력으로 가속력을 얻는다.

 

시속 32㎞만 넘어서면 열차가 떠 오르는 부상력이 생기는데, 이때부터 영구자석 코일의 도움을 받아 차체를 실제로 떠오르게 만든다. 차체 부상에 필요한 전력을 따로 공급할 필요가 없어 운영비가 크게 줄어든다. 감속을 할 때도 일반 자기부상열차와 똑같다. 리니어 모터를 역방향으로 돌려 속도를 재빨리 줄인다.

 

하이퍼루프 개발에는 하이퍼루프 원이외에 또 다른 회사인 HTT(Hyperloop Transportation Technologies)라는 기업도 참여하고 있다. 이 기업 역시 일론 머스크가 창업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 주 일대에 약 8㎞에 이르는 트랙을 건설하는 일을 맡고 있다. 이 밖에 우주기업 스페이스X 역시 스페이스X 관련 기술을 제공하며 초음속 열차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진공튜브 기술 이용한 ‘도심형 진공 캡슐’도 각광

 

진공튜브 기술을 도심형 개인 운송수단으로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환승할 필요 없이 타고 다닐 수 있는 튜브 캡슐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튜브 캡슐은 집에서 가까운 정거장에 가 순서를 기다린 다음, 3~4명용 캡슐에 탑승하면, 공기압을 이용해 터널 속을 자동으로 지나 목적지에 도착하는 기술이다. 하이퍼루프가 도시를 연결하는 고속열차 개념이라면 튜브 캡슐은 개인용 택시에 더 가깝다. 

 

지하철처럼 일정한 궤도를 왕복하며 모든 역마다 정차하는 방식이 아니라 원하는 역까지 한 번에 이동하기 때문에 환승할 필요도 없다. 캡슐은 중앙컴퓨터의 제어를 받기 때문에 24시간 쉬지 않고 운행할 수 있어 사실상 첫차나 막차의 개념도 사라진다. 철도연 관계자는 “2~3초마다 한 대씩 오기 때문에 시간당 5000명을 운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899년 평균 시속 20㎞로 달리기 시작했던 증기기관차가 등장한 후 120년이 지난 지금, 음속에 가까운 초음속 열차 개발이 한창이다. 진공튜브 기술이 한계에 달한 철도기술을 한 단계 뛰어넘을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떠 오를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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