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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vs 구글, ‘자바전쟁’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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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vs 구글, ‘자바전쟁’을 아십니까?

2016.05.16 14:26

IT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언젠가부터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라는 단어를 심심치 않게 들었을 것입니다. API란 특정 소프트웨어(인터넷서비스, 데이터 포함)를 외부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스마트폰의 위치 데이터를 이용한 앱을 만들려고 한다면, 운영체제(iOS, 안드로이드)가 제공하는 API를 통해 스마트폰에 내장된 위치센서의 데이터를 가져와야 합니다.


이처럼 스마트 혁신은 이 API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iOS 나 안드로이드가 이런 API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모바일 앱들도 등장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API를 두고 미국에서 거대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오라클과 구글이 6년간 벌이고 있는 자바 전쟁의 핵심이 바로  API 저작권에 대한 것입니다.

 

오라클은 안드로이드의 API가 자바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심 법정은 오라클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습니다. 반면 구글은 API는 공정이용 대상이라며 맞서고 있습니다. 현지시각 9일, 최후의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이번 소송의 시작은 원래 특허침해소송이었습니다. 지난 2000년 안드로이드가 자바의 특허와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오라클이 구글을 제소하면서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특허 얘긴 쏙 들어갔습니다. 특허침해 소송에서 여의치 않자 오라클은 특허소송을 접고 저작권 소송으로 태세를 바꿨기 때문입니다.

 

오라클은 구글이 자바의 API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 법정의 배심원단은 오라클의 주장을 인정했습니다. 자바API는 오라클에 저작권이 있고, 구글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현재 쟁점은 API가 공정사용의 대상인가 하는 점입니다.공정사용이란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이라고 할지라도, 학술연구, 개인적 용도,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공정사용이 인정된다면 구글은 오라클에 손해배상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번 소송은 단순히 오라클과 구글의 싸움이 아닙니다. 만약 이 소송에서 오라클이 이긴다면 적지 않은 파장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에서 언급했듯 API는 스마트 생태계와 새로운 스마트한 경제시스템의 핵심입니다. 만약 API의 공정사용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새롭게 대두되기 시작한 ‘API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API는 그 자체로 어떤 가치를 가지는 표현물이라기 보다는 API에 연결된 소프트웨어, 서비스, 데이터를 이용하는 창구입니다. 때문에 이 창구는 다 비슷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핸들은 그 자체로 어떤 기능을 가진다기 보다는, 사람이 직접 자동차의 앞바퀴의 방향을 바꾸기 힘드니 이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인터페이스입니다. 핸들이 자동차의 성능이나 품질을 좌우하지 않습니다. 핸들은 그냥 사람이 이용하기 쉽게 동그랗게 만듭니다.

 

마찬가지로 API도 사람들이 소프트웨어나 데이터를 이용하기 쉽게 만들어진 인터페이스입니다.  때문에 현존하는 API들이 대동소이합니다. API에 저작권이 있고, 공정이용 대상이 아니라면 기존의 API들 상당수가 저작권 침해 가능성이 생깁니다.

 

또 요즘 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은 자체적으로 보유한 데이터나 내부 소프트웨어를 외부에 제공하는데, 그 방식이 대부분 API입니다. 이들이 만든 API도 다 비슷합니다. API는 이들이 제공하려는 본질이 아니라 데이터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창구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버스 시간을 알려주는 카카오버스(구 서울버스) 앱은 서울시가 버스 정보를 API 로 제공하는 것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번 소송에서 오라클이 이기면, 이 모든 API 생태계는 적지 않은 혼란을 겪게 될 지도 모르겠네요.

 

 

※ 필자소개

심재석. IT 전문 기자. 전문 기자들의 멀티채널네트워크, ‘바이라인 네트워크’의 대표.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 소모가 빠른 현대에도 독자에게 정확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전달하는 것이 기자의 의무이자 자부심이라는 생각으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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