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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허용하는 부모가 노력하는 아이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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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허용하는 부모가 노력하는 아이를 키운다

2016.05.17 10:55

당신은 노력에 따라 더 똑똑해 질 수 있다고 믿는가? 사람의 ‘지능’이 고정되어 있어서 아무리 노력해도 잘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노력 여하에 따라서 얼마든지 지능이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전자는 지능이 고정되어 있다는 믿음(fixed intelligence mind-set)이고 후자는 지능이 성장한다는 믿음(growth intelligence mind-set)이다.

 

노력하면 똑똑해질 수 있을까?


한낱 믿음일뿐인데 뭐 중요하겠냐 싶을 수 있지만, 실은 꽤 중요하다. 이 둘 중 비교적 ‘어떤’ 믿음을 가지느냐에 따라 더 노력하느냐 아니면 그만두느냐가 결정되곤 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캐롤 드웩 등의 연구에 의하면 능력이 ‘고정’되어 있다고 믿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어려운 문제를 만나게 되면 더 쉽게 포기하곤 한다. 어차피 해도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면 노력하면 얼마든지 똑똑해질 수 있고 유능해질 수 있다고 믿는 아이들은 어려운 문제를 만나게 되면 ‘더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들에게는 장애물이 단순한 덫이 아닌 발전의 기회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재빨리 포기하기보다는 도전을 비교적 잘 받아들이고 아무것도 하지 않기 보다 좋은 ‘전략’을 세우려 노력하는 등, 노력해도 좋아지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들에 비해 나아지기 위한 노력에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아이들에게 지능은 성장한다는 믿음 또는 희망을 주는 것이 좋은 교육이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이런 믿음을 줄 수 있을까?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실패를 허용하는 부모가 노력하는 아이를 키운다


최근 심리 과학(Psychological Science)지에 실린 한 연구에 의하면 ‘부모’의 믿음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부모의 지능에 대한 믿음 말고 ‘실패’에 대한 관점이 아이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초등학교 4~5학년 아이들과 그들의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실패는 용기를 앗아가고 노력을 꺾는 등 두렵고 좋지 않은 것이라고 보는 부모들의 아이들은, 실패를 성장의 촉진제로서 긍정적으로 바라본 부모들의 아이들에 비해 지능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라는 믿음을 강하게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아이가 바라본 부모에 대한 응답을 통해서 살펴본 결과, 실패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에게 ‘네가 얼마를 노력했건 성적이 중요한 것’, ‘과정이 어쨌든 성적이 좋지 않다면 너는 실패한 것’ 같은 성과지상주의적 태도를 비교적 노출하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실패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부모들의 경우 성적보다 학습 ‘과정’이 중요하며 배우는 과정에 있어서 실패는 자연스러운 것,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느냐가 당장의 성적보다 더 중요하다는 태도를 보이며 아이가 노력하고 학습해가는 과정을 응원하는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연구자들은 실패에 대한 부모의 관점이 성과 또는 과정을 중시하는 태도로 변환되어 아이의 믿음에 영향을 주는 듯 보인다고 언급했다.


실패는 부정적이라는 믿음이 성과지상주의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한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부모들에게 실패는 부정적인 것이라는 태도를 갖게 하거나(실패는 학습을 방해한다는 글을 읽게 함) 또는 실패는 긍정적이라는 태도를 갖도록 했다. 그 후 아이가 시험을 못 보고 오면 어떤 느낌과 생각을 갖고 어떤 행동을 할지 자세히 써보게 했다.


그 결과 실패는 나쁘다는 태도를 갖게 된 부모들은 실패는 긍정적이라는 태도를 갖게 된 부모들에 비해 노력보다 ‘능력’에 대한 평가(내 자식이 실력이 나쁘구나)를 내리고, 아이의 성과에 의해 자신의 자존감이 영향을 받으며, 성적을 목적으로 생각하고(다른 시험이라도 잘 봐서 성적이 커버 되었으면..), 다른 아이와 비교 하는 등의 경향을 비교적 강하게 보이는 반면, 능력보다 ‘노력’에 대한 평가(더 열심히 하면 돼)를 내리고, 공부 전략을 조언하고(다음에는 이렇게 저렇게 해볼까?) 주변의 도움을 구하는 등 함께 노력하고, 나아지기 위해 어떤 부분을 더 ‘이해’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며 아이가 공부에 ‘흥미’를 잃지 않는 데에도 관심을 보이는 등의 모습은 비교적 덜 보였다.


실패는 누구에게나 두려운 것이다. 하지만 내가 실패를 두려워하고 용납하지 않는 것이 아이에게도 전염이 되고 아이의 학습 동기와 도전정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조금은 초연해지고 관대해지려고 노력해야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의 교육’에 대한 이야기지만 나아가 ‘조직’이나 ‘사회’에서 적용해볼만한 시사점들도 있는 듯보인다. 실패를 금기시하고 성과지상주의적인 사회는 사람들의 성장을 근본적으로 막고 있는 것은 아닐까?

 

 

※ 필자소개
지뇽뇽. 연세대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적인 심리학 연구 결과를 보고하는 ‘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블로그’ (jinpark.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과학동아에 인기리 연재했던 심리학 이야기를 동아사이언스에 새롭게 연재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한 주를 건강하게 보내는 심리학을 다룬 <심리학 일주일>을 썼다.

 

시공사 제공
시공사 제공

※ 신작소개
과학동아와 dongascience.com의 인기 작가, ‘지뇽뇽’의 신작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가 출간됐습니다. 세상은 ‘나’를 참 힘들게 합니다. 왜 아파야 청춘이고,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는 걸까요? 그냥 있는 그대로, 평온하게 나를 사랑하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내 맘속을 들여다 본 듯, 공감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지뇽뇽 작가의 말에 귀기울여보세요. ‘나’를 사랑하며 행복해질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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