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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토의 화성특급] 당신은 화성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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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5월 23일 15:00 프린트하기

 

여러분은 화성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

 

아니, 실은 우리 모두가 아무 것도 모른다. 1976년 바이킹 무인탐사선이 화성의 대지에 첫발을 디딘 이래 화성은 끊임없이 우리의 기대를 배신해 왔다. 여러분은 바이킹 착륙 당시 많은 사람들이 화성에서 푸른 하늘과 지적 생명체와 그들이 건설한 운하를 보게 될 거라고 굳게 믿었다는 사실을 아시는가. 나사가 화성이 붉은 하늘의 사막이라고 발표했을 때, 그 자리에 모인 기자들이 실망의 야유를 보냈다는 것은 아시는가.

 

그렇다면 40년 세월이 지난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을까. 별로 그렇지 않다! 그 동안 수많은 무인 탐사선이 착륙했고 궤도선이 화성을 돌며 지도를 완성했고 또 여러 대의 탐사 로봇이 화성의 땅덩어리를 휘젓고 다녔음에도, 생명의 최소 전제조건인 흐르는 물의 존재를 확인한 것은 불과 1년도 되지 않는다. 금방이라도 찾을 줄 알았던 생명의 자취는, 지적생명체는커녕 박테리아 한 마리도 찾지 못했다. 도대체 잡힐 듯 말듯 그 비밀을 쉽게 내어 주지 않는다.

 

그런 반면, 한쪽에서는 40년 전 그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화성의 비밀을 밝혀냈다는 온갖 ‘증거’들이 난무하고 있다. 거대한 얼굴 모양의 바위와 피라미드부터 터널, 석상, 그릇, 기계 장치같은 형상에 이르기까지 화성 문명의 증거라며 등장하는 이 사진들은 인터넷만 뒤져보면 누구나 직접 볼 수 있다. 이런 것들은 대체 어디까지가 사실이며 어디까지가 착각일까. 나아가 우리 인류는 왜 고대로부터 이 작은 행성을 두려워했고 현대에 이르러서도 우주의 침략자로 상상하며 수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 냈을까. 화성은 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행성이며 그 곳에 무엇이 있길래 말이다.

 

사실 화성은 참 이상한 행성이다. 지구와 마찬가지로 태양계에서 생명이 살 수 있는 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대기 밀도는 1/100에 불과하고 자기장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지구 지름의 절반 밖에 안되는 행성인 주제에 태양계에서 제일 높은 산과 계곡을 갖고 있으며, 미국의 절반 크기에 달하는 충돌 분화구가 선명하게 남아 있다. 게다가 한쪽 절반은 아무래도 왕창 뜯겨 나간 것 같다. 이 모든 것들은 화성에 어느 시점에 하늘로부터 거대한 재앙이 다가왔었다는 사실을 꽤나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그렇다면 그 재앙이 화성을 멸망시킨 걸까? 그 이전의 화성에는 사람들이 기대했던 푸른 하늘과 맑은 물, 그리고 운하와 건물과 문명이 있었던 것일까. 인류의 이야기들 속에 남아 있는 화성인의 이미지는 그 재앙을 탈출해 온 화성인들의 모습이 남긴 것일까? 화성 표면을 찍은 이상한 사진들은 그들과 그 문명의 잔해인 걸까.

 

아니면 이 모든 것은 그저 상상의 산물일 뿐일까.

 

이렇듯 우리 머리 속의 화성에는 전설과 신화에서 시작해서 현대 천문학과 음모론에 이르는 온갖 개념들이 마구잡이로 뒤섞여 있다. 이 중에는 명백한 사실도 있고 전혀 근거 없는 판타지도 있다. 그러나 화성을 둘러싸고 오랜 세월 만들어진 이 모든 관점들은 인류의 정신적 활동의 유산이다. 물론 그 현상의 정점에는 과학적으로 밝혀낸 신뢰할만한 사실들이 있고 이를 이해하는 건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때로 그 선을 약간 넘나들면서 상상력을 확장하다 보면, 어쩌면 숨겨진 화성의 모습을 남들보다 조금 먼저 들여다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덤으로 우리가 잘 모르던 우리 자신의 모습도 만나게 될 것이다.

 

과학과 상상의 경계에서 벌이는 아슬아슬한 줄타기. 파토의 화성특급에서 만나 보자.

 

※ 과학동아 천문대 이벤트

도심 속에서 별을 볼 수 있는 곳, 과학동아 천문대에서 2년 만에 돌아온 화성 최대근접 현상을 관측하는 이벤트를 5월 28~31일에 엽니다. 특히 5월 30일에는 팟캐스트 ‘과학하고 앉아있네’와 저서 ‘태양계 연대기’로 잘 알려진 파토 원종우 작가와 함께 연소자 참가불가 화성 토크를 나눌 기회도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서둘러 달려오세요~!

 


파토 원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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