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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재판’ 인간 유전자는 특허 대상 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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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재판’ 인간 유전자는 특허 대상 될 수 없어

2013.07.03 17:44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지난 5월 세계적인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절제수술을 받은 일이 큰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졸리는 유전자 검사결과 자신의 ‘BRCA(브라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수술을 결심했다. 브라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으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0%나 된다. 수술 후 졸리는 뉴욕타임즈에 쓴 기고문에서 “값비싼 유전자 검사비용이 개발도상국 여성들의 건강을 지키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브라카 유전자 검사 비용은 3340달러(한화 약 377만 원) 이상 든다. 검사가 이렇게 비싼 까닭은 브라카 유전자의 특허를 독점하는 ‘미리어드 지네틱스’란 생명공학회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이 유전자 검사 비용이 싸질 전망이다. 6월 13일 미국 대법원은 브라카 유전자 자체에 대한 미리어드 지네틱스의 특허를 인정할 수 없다고 최종 판결했다. 2009년 미국시민자유연맹(ACLU)과 공공특허재단이 미리어드에 특허무효소송을 시작한지 4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클러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DNA는 자연의 산물로 인체에서 분리했다는 이유만으로 특허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미리어드 지네틱스가 이 유전자를 변형하거나 만들어내지 않은 것이 명확하다”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인간 몸속에 있는 유전자라 할지라도 실험실에서 합성하거나 정제한 유전자는 특허를 받을 수 있었다.

 

  이번 판결로 브라카 유전자뿐 아니라 지금까지 미국에 등록된 유전자 특허가 사실상 모두 무효가 됐다. 당장 일부 의료업계와 유전공학 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특허를 통해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굳이 연구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그러나 생명공학계 전반은 대체로 반기고 있다. DNA 이중나선 구조를 규명해 1953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제임스 왓슨도 미리어드 지네틱스의 특허권을 취소해야한다는 의견을 법원으로 보내 이번 판결을 지지했다. 특정 유전자를 특허로 독점할 수 없게 됐으니 기초연구는 더 활성화될 것이다.

 

  그러나 미리어드 지네틱스가 일부 승소한 부분도 있다. 대법원은 인공적으로 조작한 유전자, 유전자를 추출하는 기술은 미리어드의 특허로 인정했다.

 

  ‘세기의 판결’ 이후 세상은 앞으로 어떻게 바뀌게 될까. 당장 3000달러가 넘던 브라카 유전자 검사 비용이 낮아질 예정이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한 생명공학업체는 “현재의 3분의 1 가격인 995달러로 검사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나섰다. 우리나라도 이번 판결 결과에 큰 영향을 받는다. 황승용 한양대 분자생명과학부 교수는 “유전공학 분야의 후발주자였던 우리나라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라 말했다. 특허가 풀린 유전자를 이용해 새로운 치료법을 만들거나 또 다른 기능을 찾아내는 등 그동안 특허에 가로막혔던 일에 새롭게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인간의 유전자를 특정 개인읜 소유에서 인류에게로 되돌려주는 중요한 판례가 됐다.

 

(※상세 기사는 과학동아 7월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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