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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먹을래요? 입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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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5월 29일 21:40 프린트하기

 

일본의 전통 과자점에서 만든 사탕 립글로스 ‘스위트 립’ - 에이타로 소혼포 제공
일본의 전통 과자점에서 만든 사탕 립글로스 ‘스위트 립’ - 에이타로 소혼포 제공

집에 알록달록한 ‘립글로스’ 세트가 하나 들어왔다. 일본에 다녀온 지인이 준 선물이라는데 ‘화알못(화장품 알지도 못하는 사람)’인 기자에겐 시쳇말로 ‘아웃 오브 안중(Out of 眼中)’이었다.

 

그런데 이게 화장품인 듯 화장품 아닌 화장품 같은 녀석이라는 설명에 급 취재 모드에 들어갔다. 이것의 정체는 바로 ‘사탕 립글로스’ 쉽게 말해 액상 사탕이었다.

 

만든 곳도 화장품 회사가 아닌 1857년 도쿄에 문을 연 전통 과자점 에이타로 소혼포(栄太桜総本舗)다. 설탕과 물엿을 기본으로 유자나 사과, 딸기 과즙 등을 첨가해 만든 제품이었다. 놀라운 점은 일본에선 17세기 에도시대부터 사탕을 입술에 발라왔다는 사실.

 

‘먹지 말고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광고카피가 먹을 수 있는 물질로 만든 천연 화장품 시대를 열었다면 아예 먹는 화장품까지 등장한 셈이다. 아름다움과 식욕을 동시에 충족시키려는 화장품 시장의 전략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취재가 깊어지자 ‘입는 화장품’의 문까지 열고 말았다. 이른바 ‘바르지 말고 입으세요’ 전략에 도달한 것이다. 프랑스 기업 라이테스는 스타킹처럼 입고 있으면 지방이나 셀룰라이트를 감소시키는 다이어트 제품을 개발해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섬유에 화장품 성분을 마이크로 캡슐 형태로 적용한 제품이다.

 

일본의 섬유제조업체 ‘테이진(帝人)’도 바디크림과 경쟁하겠다며 지난해 ‘속옷 화장품’을 개발했다. 섬유소재에 약산성의 사과산 성분을 배합해 만든 제품인데, 건강한 사람이 피부 표면을 약산성으로 유지해 세균 번식을 막고 수분 증발을 막는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땀을 흘리거나 건조한 상태에서 피부가 알칼리성으로 바뀌는 걸 막아준다고 한다.

 

사탕 립글로스 때문에 살짝 엿본 화장품 시장은 상상초월 그 자체였다. 화장품 진화의 끝이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이재웅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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