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매운맛 ‘커리’를 만드는 황금비 0.4초, 50도, 5 : 4 : 9

통합검색

매운맛 ‘커리’를 만드는 황금비 0.4초, 50도, 5 : 4 : 9

2016.06.01 09:01

언제부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이상한 병이 있다. 동네 농구장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현상으로, 공을 주으러 다니던 사람들이 지쳐 털썩털썩 쓰러진다. 다름 아닌 커리병 때문! 이름 때문에 일종의 식중독이라고 생각했는데…. 식중독이 아니고 슛 중독이다?!

 

Keith Allison(f) 제공

인터넷에서 ‘curry’를 검색해보자. 수많은 종류의 커리 사이에 등장하는 사람이 있다. 농구 유니폼을 입고 있는 외국인 운동선수다.


미국 프로농구(NBA)는 플레이오프가 끝나기 전에 정규리그 MVP를 선정한다. 얼마 전 MVP가 발표됐는데, 미국 프로농구 역사상 처음으로 만장일치라는 결과가 나왔다. 주인공은 총 131표를 받은 스테판 커리다.

 

전설적인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의 덩크 장면. 과연 스테판 커리는 마이클 조던을 뛰어넘는 선수가 될 수 있을까? - Basket Streaming(f) 제공
전설적인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의 덩크 장면. 과연 스테판 커리는 마이클 조던을 뛰어넘는 선수가 될 수 있을까? - Basket Streaming(f) 제공

스테판 커리는 미국 프로농구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선수다. 조금 침체해 있던 미국 프로농구를 다시 활활 불타오르게 한 장본인이다. 키도 농구선수치고 크지 않고, 슛도 다른 선수들보다 멀리서 던진다. 상대편 코트로 공을 가져와 골대로 던질 때까지 걸리는 시간도 무척 짧다. 그런데도 이번 시즌 한 경기 평균 득점이 30.1점이다. 컨디션이 좋은 날은 40점도 넘게 올린다. 이런 날 사람들은 말한다.


“오늘은 매운맛 커리입니다.”

 

커리는 수비의 타이밍을 놓치게 하는 빠른 슛 동작과 멀리서 던져도 정확하게 들어가는 슛으로 유명하다.
커리는 수비의 타이밍을 놓치게 하는 빠른 슛 동작과 멀리서 던져도 정확하게 들어가는 슛으로 유명하다. - Keith Allison(f) 제공

슛을 던질 때까지 걸리는 시간, 단 0.4초


농구계에서 농구선수 커리는 따끈따끈한 분석 대상이다. 기존과는 조금 다른 농구 스타일로 나날이 기존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커리의 전매특허는 3점 슛이다. 경기당 평균 5개씩 넣으며 이번 시즌만 무려 402개를 성공했다. 한 시즌 최다 3점 슛 기록이다. 2위의 기록 286개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차이다. 재밌는 사실은 2위 기록도 지난 시즌 커리가 세운 것이다. 커리의 3점 슛 비법은 뭘까?


일단 판단이 빨라 상대가 수비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 커리가 드리블을 멈추고 슛 동작을 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0.33초다. 슛 동작을 취하고 공을 던질 때 까지 걸리는 시간은 0.4초로 미국 프로농구 선수들의 평균이 0.54초인 것과 비교하면 무려 0.1초가 차이가 난다. 수비수 입장에서는 순식간에 벌어지는 일이다. 심지어 슛 성공률도 높다.

 

Keith Allison(f) 제공
Keith Allison(f) 제공

득점 성공을 부르는 각도, 50도


커리가 공을 던질 때 각도는 50~55도 사이다. 이 각도는 어떤 의미일까? 미국 스포츠 전문 방송 ESPN에서는 45도로 슛을 던질 때와 커리의 각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커리의 공이 그리는 포물선 궤도가 더 높고 길었다. 실제로 미국 프로농구선수들이 3점 슛을 던질 때 포물선 최고점의 높이가 평균 4m 80cm인데, 커리는 4m 95cm로 약 15cm가 높다. 그래서 커리의 공이 림에 들어갈 성공률도 19%나 높다고 분석했다. 왜 그럴까?


림의 지름은 45.72cm이고, 농구공의 지름은 약 24.64cm다. 공이 림 안으로 들어갈 때, 위에서 수직으로 떨어져 들어간다면 공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가장 넓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슛을 던졌을 때 공이 수직으로 뚝 떨어져 동그란 모양의 림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약 공에 눈이 달려있다면 림으로 들어가는 순간 공에게 림은 타원으로 보일 것이다.

 

수학동아 제공
림에 공이 들어가는 각도에 따른 여유 공간. 슛을 던졌을 때 지름 45.72cm인 림에 지름 24.64cm의 농구공이 들어갈 수 있는 최소각도는 32°고 각도가 커질수록 공이 들어갈 수 있는 여유 공간이 넓어져 슛 성공률이 높아진다. - 수학동아 제공

 

GIB, 수학동아 제공
GIB, 수학동아 제공

농구에서 최적의 슛을 분석하는 노아바스켓볼은 공이 림에 들어가는 각도에 따라 남는 공간을 계산했다. 그 결과 공이 림에 들어갈 때 각도가 적어도 32도가 돼야 공이 림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32도로 들어가는 공에게는 타원으로 찌그러진 림의 *단축 길이가 농구공 지름과 같은 24.64cm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공이 림에 들어갈 때 각도를 조금씩 늘려봤다. 공이 35도로 들어갈 때 타원이 된 림 단축의 남은 부분은 1.55cm다. 각도를 키워 45도가 되면 7.62cm로 껑충 늘어난다. 55도가 되면 12.7cm다. 림에 들어갈 때 각도가 커질수록 여유 공간이 넓어져 슛 성공률이 높아진다. 공을 던지는 각도가 크면 림에 들어갈 때 각도도 커지기 때문에 커리의 슛 성공률이 높은 것이다.


*단축 : 타원에서 중심을 지나는 가장 짧은 선분.

 

피닉스 선즈의 스티브 내쉬는 180클럽을 무려 4시즌이나 달성했던 선수다. - Keith Allison(f) 제공
피닉스 선즈의 스티브 내쉬는 180클럽을 무려 4시즌이나 달성했던 선수다. - Keith Allison(f) 제공

180클럽 가입 조건, 성공률 50:40:90


농구에서 점수를 내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골대에서 7.24m 떨어진 3점 슛 라인 밖에서 슛을 넣었을 때 3점을 얻는다. 이 3점 슛 라인 안쪽에서 슛에 성공하면 2점을 얻는다. 두 개를 합쳐 필드골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상대편이 파울을 하면, 수비수 없이 골대 밑에서 5.8m 떨어진 곳에서 공을 던질 기회를 얻는데, 이것을 자유투라고 하고 성공하면 1점을 얻는다.


180클럽은 한 시즌 동안 필드골 성공률 50%, 3점 슛 성공률 40%, 자유투 성공률 90% 이상을 모두 달성한 선수가 가입할 수 있는 클럽이다. 세 개의 성공률의 합이 180이 돼 180클럽이라 부른다. 미국 농구 역사상 180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단 7명뿐이다. 커리는 이 7명 중 한 명이다.

 

커리의 구간별 슛 성공률 - GIB, 수학동아 제공
커리의 구간별 슛 성공률 - GIB, 수학동아 제공

어떤 선수가 정확하게 슛을 하는지 정량적으로 나타내긴 쉽지 않다. 그런데 180클럽은 모든 슛의 성공률을 포함했기 때문에 슛 정확성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로 볼 수 있다.


농구스타를 분석해서 따라 한다고 나도 농구스타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수치를 분석하면서 스포츠를 보고 즐기면 재미가 두 배가 되지 않을까?

 

 

※ 사진 및 자료제공

NBA, Noah Basketball, vorped.com, ESPN, www.flickr.com/photos/keithallison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2 + 7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