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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수 없다, 스파이더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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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6월 02일 10:00 프린트하기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깜깜한 밤, 건물의 유리 외벽이 달빛에 반짝이고 있었다. 그 때! 후다다닥! 한 남자가 단숨에 18층까지 기어올랐다. 매끄러운 유리벽을 마치 마룻바닥 기어가듯이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빠르게 내달렸다. 그러더니 건물 저편으로 도망치던 악당을 향해 우유처럼 하얀 거미줄을 뻗쳤다!

 

 

GIB 제공
GIB 제공

 

만약 우리가 영화 속 <스파이더맨>처럼 벽을 마음대로 오르고 내릴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집에 두고 온 중요한 물건을 찾으러 갈 때 또는 화장실이 몹시 급할 때, 엘리베이터를 오랫동안 기다릴 필요가 없을 것이다. 불이 난 건물의 벽을 타고 올라가 갇혀 있던 아이도 구할 수도 있고, 영화 주인공처럼 악당을 멋지게 무찌를 수도 있을 것이다.


과학기술이 좀 더 발달한 미래에는 사람이 스파이더맨처럼 벽이든, 천장이든 올라갈 수 있을까?

 

영국 과학자들은 최근 수직 등반이 가능한 동물들을 관찰해 사람은 절대 벽을 타고 올라갈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런데 미국 과학자들은 이와 상반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수직 등반이 가능한 어떤 한 동물의 특징을 활용하면 사람도 벽을 타고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들은 직접 만든 장갑을 끼고 건물 벽을 오르는 실험도 했다.

 

과연 우리는 스파이더맨이 될 수 있을까, 없을까?!

 

GIB 제공
GIB 제공

스파이더맨은 불가능하다


상상은 어디까지나 상상일 뿐일까? 최근 영국 과학자들은 벽을 타고 오르거나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있을 수 있는 동물들을 관찰했다. 그리고 수직 등반을 하려면 어떤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는지 수학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사람은 절대로 벽을 타고 오를 수가 없다”고 밝혔다. 수학적인 조건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학동아 제공
수학동아 제공

수직 등반하는 동물은 가볍고 큰 발~


영국 케임브리지대 동물학과 데이비드 라본테 박사팀은 진드기와 노린재와 개미, 무당벌레, 바퀴벌레, 거미, 도마뱀, 게코도마뱀, 청개구리를 비롯해 수직 등반이 가능한 동물 225종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우선 발바닥의 생김새에 주목했다. 그리고 동물마다 벽에 잘 들러붙게 하는 독특한 성질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계통분류학적으로 거리가 가까운 동물끼리 비슷한 성질을 갖고 있었다.


예를 들면 노린재나 거미, 바퀴벌레는 전체적인 생김새도 닮았을 뿐 아니라, 다리와 발에 털이 무수히 많이 나 있다는 점도 같았다. 연구팀은 이들이 다리털을 이용해 벽과의 마찰력을 증가시키는 원리로 수직으로 올라가거나 천장에 거꾸로 붙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구리와 도마뱀은 털 대신 빨판이 달려 있다. 얼핏 보기에는 부드러워 벽에서 잘 미끄러질 것처럼 보이지만, 끈끈한 액을 내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털이 나 있는 덕분에 어디서나 마음대로 오르고 내릴 수 있다.

 

수학동아 제공
수학동아 제공

스파이더맨의 신발사이즈는 1310mm


연구팀은 파리나 거미 같은 곤충은 몸이 엄청 가볍지만, 도마뱀이나 개구리 같은 척추동물은 몸무게가 무겁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몸무게와 발바닥 크기, 그리고 벽에 붙어 있을 때 낼 수 있는 힘의 최대 크기 등을 조사해 수학적인 공통점을 찾아냈다.

 

벽에 붙어 있을 때 낼 수 있는 힘의 최대치(F)
∝ 발바닥의 크기(A) × 부착응력
∝ 몸무게(m)의 a제곱(a는 동물 종에 따른 고유한 상수로 1보다 작다)
*∝ : 비례를 나타내는 수식 기호


벽에 붙는 힘의 최대치는 발바닥의 크기와 비례했다. 또한 벽에 잘 들러붙고 또 수직 등반하려면 몸무게가 가벼울수록 유리하다. 그래서 척추동물보다는 가벼운 무척추동물이 수직 등반하기에 유리하다.


그 대신 수직 등반을 하는 척추동물은 발바닥의 표면적이 넓다. 연구 결과 몸이 가장 작은 진드기보다 게코도마뱀의 발바닥 표면적이 200배 컸다.


그렇다면 사람은 어떨까? 연구팀은 사람이 거미처럼 수직 등반하려면 발바닥의 크기가 몸 전체의 표면적의 약 40%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몸무게를 지탱하는 역할을 할 손의 면적은 몸 전체 표면적의 약 80%나 돼야 했다.


라본테 박사팀은 “이런 한계 때문에 사람은 절대 수직 등반을 할 수 없다”면서 “만약 실제로 스파이더맨이 있다면 신발 사이즈가 약 1310mm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과 발 하나하나의 크기가 1.3m나 돼야 한다는 얘기다.

 

 

※ 논문

‘Extreme positive allometry of animal adhesive pads and the size limits of adhesion-based climbing‘, ’Human climbing with efficiently scaled gecko-inspired dry adhes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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