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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수 있다! 스파이더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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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6월 03일 10:00 프린트하기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깜깜한 밤, 건물의 유리 외벽이 달빛에 반짝이고 있었다. 그 때! 후다다닥! 한 남자가 단숨에 18층까지 기어올랐다. 매끄러운 유리벽을 마치 마룻바닥 기어가듯이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빠르게 내달렸다. 그러더니 건물 저편으로 도망치던 악당을 향해 우유처럼 하얀 거미줄을 뻗쳤다!

 
만약 우리가 영화 속 <스파이더맨>처럼 벽을 마음대로 오르고 내릴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집에 두고 온 중요한 물건을 찾으러 갈 때 또는 화장실이 몹시 급할 때, 엘리베이터를 오랫동안 기다릴 필요가 없을 것이다. 불이 난 건물의 벽을 타고 올라가 갇혀 있던 아이도 구할 수도 있고, 영화 주인공처럼 악당을 멋지게 무찌를 수도 있을 것이다.


과학기술이 좀 더 발달한 미래에는 사람이 스파이더맨처럼 벽이든, 천장이든 올라갈 수 있을까?

 

영국 과학자들은 최근 수직 등반이 가능한 동물들을 관찰해 사람은 절대 벽을 타고 올라갈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런데 미국 과학자들은 이와 상반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수직 등반이 가능한 어떤 한 동물의 특징을 활용하면 사람도 벽을 타고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들은 직접 만든 장갑을 끼고 건물 벽을 오르는 실험도 했다.

 

과연 우리는 스파이더맨이 될 수 있을까, 없을까?!

 

GIB 제공
GIB 제공

● 스파이더맨은 가능하다


한편, 미국 스탠포드대 기계공학과 생체모방조작연구소의 엘리엇 호크스 박사팀은 이와 전혀 상반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심지어 이 연구팀은 어떤 특별한 한 동물의 발을 모방해 만든 장갑을 끼고 벽을 기어오르는 데 성공했다. 바로 ‘게코도마뱀’을 흉내 낸 덕분이다.

 

Paramount pictures 제공
Paramount pictures 제공

무거운 몸으로 수직 등반 비결은 ‘나노 털’


연구팀은 몸집이 작고 가벼운 곤충과 달리, 몸이 무거운데도 벽을 잘 기어오르는 게코도마뱀을 살펴봤다. 게코도마뱀은 파리와 노린재 같은 곤충처럼 발바닥에 털이 없었고, 개구리처럼 끈끈한 액을 내지도 않았다. 그러나 까끌까끌한 벽은 물론, 유리창처럼 매끄러운 면에서도 잘 들러붙었다.


게코도마뱀의 발바닥에는 발가락마다 자글자글하게 주름이 잡혀 있다. 연구팀은 발바닥 주름을 현미경으로 관찰했다. 주름마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작은 나노 단위(10억분의 1미터 단위)로 미세한 털이 빽빽하게 나 있었다. 연구팀은 게코도마뱀이 발을 디딜 때마다 수십억 개의 털과 벽면 사이에 *반데르발스 힘이 생겨나 중력과 수직 또는 반대 방향으로 쉽게 붙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데르발스 힘 : 전자구름의 불균형으로인해 분자 사이에 일어나는 힘.

 

게코도마뱀 발바닥의 구조 - 수학동아 제공
게코도마뱀 발바닥의 구조 - 수학동아 제공

‘게코도마뱀 패드’ 신으면 스파이더맨!


호크스 박사팀은 게코도마뱀이 발을 얼마나 대느냐에 따라 벽에 달라붙을 수 있는 정도도 연구했다. 발 전체, 발가락 하나, 발가락 주름 하나, 또는 주름의 일부분이 벽에 닿을 때 미끄러지려는 힘의 크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본 것이다.


연구 결과는 당연히 주름의 일부분보다는 주름 하나가, 그보다는 발가락 하나가, 그보다는 발 전체가 닿았을 때 점착력이 강했다. 놀랍게도 게코도마뱀 발바닥의 표면적(A)과 미끄러지려는 힘(σ)의 관계를 로그 함수로 나타낼 수 있었다.

 

수학동아 제공
수학동아 제공

연구팀은 패드 발바닥에 게코도마뱀 발바닥 하나에 해당하는 발판을 여러 개 붙였다. 발판의 일부분만 닿아도 게코도마뱀 발 전체가 들러붙는 효과를 내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미끄러지는 힘을 분석한 결과 패드 전체가 닿을 때와 일부분이 닿을 때가 많이 다르지 않았다.


연구팀은 키 185cm, 몸무게 70kg인 사람이 게코도마뱀 패드를 끼고 건물 벽을 오르는 실험을 했다. 그리고 당당히 실험에 성공했다! 놀랍도록 우수한 자연을 흉내 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스파이더맨’을 탄생시킨 것이다.

 

 

※ 논문

‘Extreme positive allometry of animal adhesive pads and the size limits of adhesion-based climbing‘, ’Human climbing with efficiently scaled gecko-inspired dry adhes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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