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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카카오톡 대화, 누군가 엿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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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카카오톡 대화, 누군가 엿보고 있다?

2016.06.03 19:00

 

카카오톡 서비스 소개 페이지 제공
카카오톡 서비스 소개 페이지 제공

 

우리의 카카오톡 대화를 누군가 들여다 보고 있는 걸까요? 요즘 카카오톡이 또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공유한 웹사이트 주소 (URL)가 카카오가 운영하는 포털 다음의 검색 결과에 노출되어왔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카톡방에서 대화하면서 재미있는 기사나 웃기는 인터넷 유머 사이트, 유익한 정보가 담긴 웹페이지 등  많이 공유하시죠? 저도 재미있는 기사를 보면 친구들에게 메신저로 공유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공유된 URL을 카카오가 수집했다가 다음 검색 결과에 반영한 겁니다.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내부용으로 만들어둔 웹페이지 주소를 다른 직원에게 카톡으로 보냈더니 몇시간 안 되어 그 웹페이지가  다음 검색 결과에 노출되는 것을 ‘오마이뉴스’가 확인하고 기사화 했습니다.

 


카카오, 톡방 URL 정보 수집했었다


카카오가 사람들의 카카오톡 대화를 들여다보고 있는 거 아니냐고 의심할 만한 사안입니다. 카카오는 “지난 1월부터 다음 웹 검색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대화 내용이나 사용자 정보 없이 URL 주소만 수집했다”고 해명하며 사용자에게 불편을 끼쳤음을 사과했습니다. 링크 정보 수집도 바로 중단했습니다.


검색 엔진은 웹 크롤러러는 소프트웨어 로봇을 보내 웹페이지 정보를 긁어오게 하고 이를 정리해 검색 결과에 노출합니다. 그런데 온 세상 인터넷을 다 돌아다니며 웹페이지 정보를 긁어오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컴퓨팅 자원도 많이 잡아 먹습니다.


반면 대화방에서 공유된 링크는 일단 사용자에게 검증된 것이라 할 수 있으니, 이를 반영하면 손쉽게 검색 품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에 공유된 링크 주소를 검색에 반영한 이유입니다. 다음은 검색 분야에서 네이버에 크게 떨어지는 2위이며, 요즘에는 구글 등 다른 경쟁사이게 추격당하는 신세가 됐습니다.


그리고 카카오는 대화방에서 링크 미리보기 기능을 제공합니다. 대화방에 URL을 던지면 그 링크가 걸린 웹페이지의 제목과 이미지, 내용의 처음 몇 줄 등이 맛보기로 나옵니다. 미리보기를 주려면 대화방에 던져진 링크를 인식하고 그 링크를 찾아서 관련 정보를 불러와야 합니다. 이 링크 정보는 별도 서버에 보관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모인 링크 정보를 검색 결과 개선에도 활용한 셈입니다.


이 과정에서 링크 정보는 대화 내용이나 사용자 정보와 분리해 따로 처리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카카오의 설명입니다. 공개된, 즉 검색을 허용한 링크만 수집해 문제가 없다고도 설명합니다.

 

카카오 제공
카카오톡에서 공유한 URL이 다음 검색에 적용되는 과정 - 카카오 블로그 제공

네, 검색 엔진이 웹페이지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싫다면 웹페이지에 ‘robot.txt’를 적용하면 됩니다. 검색 엔진의 접근을 원하지 않으니 크롤러는 돌아가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카카오톡에서 공유하는 대부분의 링크는 외부에 공개된 웹페이지들일 것입니다. 편리한 미리보기를 이용하려면 우리가 공유한 링크 정보에 대해 카카오가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넘어가기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래도 남는 우려


오마이뉴스 기사의 사례처럼 내부적으로 비공개 웹페이지를 많이 만들어 활용하는 기업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구글 드라이브나 드롭박스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에 문서를 올려 놓고, 그 문서에 대한 공유 링크를 만들어 링크를 아는 사람들끼리만 공유하며 협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원고도 그런 방식으로 저와 동아사이언스 편집팀이 공유해 작업했습니다.)


이런 링크를 카톡으로 전송하면 자칫 다음 검색 결과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겁니다. 링크를 아느냐 여부가 열쇠 역할을 해서 문서에 대한 접근 권한을 주는 방식인데, 카카오가 중간에 끼어들어 온 세상에 문을 열어주는 셈입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원드라이브의 문서 공유 링크를 카카오톡 대화방에 올렸더니 다음 검색에 노출됐다는 경험담이 트위터에 올라왔습니다.

 

카카오톡에서 공유한 원드라이브 파일 링크가 다음에서 검색됐다고 주장하는 트위터 계정. - @pigori 트위터 제공
카카오톡에서 공유한 원드라이브 파일 링크가 다음에서 검색됐다고 주장하는 트위터 계정. - @pigori 트위터 제공

카카오는 “구글 드라이브나 드롭박스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공유 링크는 검색 결과에 나오지 않게 필터링했다”고 밝혔지만, 그외 다른 서비스에 대한 필터링은 누락한 듯 합니다.


IT를 잘 아는 분들은 “robot.txt를 설정하지 않으면 당연히 검색된다”고 말씀하시겠지만, 대부분의 일반 사용자는 검색 엔진의 작동 원리를 모르고, 또 알 필요도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반면 메신저 대화방은 사적인 공간이고, 여기서 오가는 내용을 누군가 들여다보지 않으리라 생각하는 사용자의 기대는 정당합니다.


카카오톡은 이런 사용자의 기대를 배반하는 행동을 했기에 사람들의 반발이 더 큰 듯 합니다. 메신저는 모바일 환경에서 거의 유일하게 남은, 광고와 마케팅의 영향이 덜 미친,  청정 지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이 쓰고 인기 있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비즈니스로 연결시키기가 조심스러운 것입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완전한 프라이버시의 그늘 아래 숨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특히 스마트폰을 24시간 끼고 다니는 요즘, 우리의 모든 행적은 어떤 방식으로든 흔적이 남습니다. 사업자들은 이런 데이터를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합니다. 우리 삶을 더 편리하게 하기 위해서이며, 동시에 자신들의 영리를 위해서이기도 하지요.

 


사업자-사용자, 프라이버시 눈높이 맞추기


사적인 대화의 공간이 사업자의 영리적 목적으로 쓰이는 비슷한 사례로 지메일이나 아웃룩닷컴의 광고를 들 수 있습니다. 구글 지메일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웃룩닷컴, 야후 메일을 쓰면 메일 내용과 연관된 광고가 옆에 나옵니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는 메일 내용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아니라 내용을 익명화 처리해 누가 무엇을 썼는지 알 수 없게 한 상태에서 광고만 매칭시킨다고 설명합니다. 섬뜩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만 우리는 여전히 이들 메일을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카카오는 억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메일 광고는 내 메일함에서 나를 겨냥해 보이는 것이지만, 카톡방 링크는 해당 카톡방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가 보는 다음 검색 결과에 나타납니다. 


결국 카카오는 사용자 프라이버시에 대한 감수성이 무뎠고, 사용자의 통상적 기대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부도 이번 사안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침해헀거나, 사적 대화를 감청한 것에 해당하는지 등이 논점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사법 처리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2014년 카카오톡 감청 논란으로 홍역을 치뤘던 카카오가 또다시 이렇게 프라이버시와 관련해 엉성하게 일했다는 점이 의아하기도 합니다. 감청 논란 당시에는 카카오의 문제라기보다는 디지털 정보의 압수수색이나 감청에 대한 제도가 애매한 것이 더 문제였습니다만, 이번에는 카카오의 프라이버시 감수성이나 사용자와의 눈높이 맞추기가 문제인 듯 합니다.


인터넷,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우리의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의 거의 모든 행적이 어딘가에 기록되고 있습니다. 우리에 대해 세상에 공개되는 것은 점점 더 많아질 것이고, 프라이버시의 개념도 다시 생각해야 할 지 모릅니다.

 

사적 대화방에 공유된 공개된 URL은 프라이버시일까요, 아닐까요? 어쨌든 가장 중요한 사실은 우리의 모든 행적은 거의 대부분 온라인 세상 어딘가에 흔적을 남긴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 필자소개
한세희. 연세대를 졸업하고 전자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하며 인터넷, 소셜 미디어, 모바일 등의 분야를 열심히 취재했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 속에서 변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관심이 크다. 기술과 세상의 변화를 따라다니며 쉽게 풀어쓰고 싶어한다. 요즘은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잉여 인간 체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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