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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사로잡는 마성의 콘텐츠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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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6월 17일 16:00 프린트하기

중국에서 가끔 시간을 내 일부러 영화관에 중국 영화를 보러 간다. 중국문화를 이해할 목적인데, 아직 스케일이 큰 액션영화는 중국 영화의 제작 완성도가 좀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시대극이나 멜로물, 코믹 영화를 선택하곤 한다. 중국 영화와 드라마들을 보다 보니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들의 몇 가지 특징을 찾을 수 있어, 키워드로 정리해 봤다.

 

마이션샤인 - 바이두 제공
마이션샤인 - 바이두 제공

유머, 코믹, 해학 : 웃을 수 있는 콘텐츠를 줘라 


중국은 코믹 콘텐츠들이 참 많다. 굳이 웃음 코드를 전면에 내세운 코믹 콘텐츠가 많다는 뜻이 아니다. 평범한 애정물(멜로물)이나 시대극에도 이상하리만큼 유머나 코믹적 요소를 강조한다. 이 이유를 주변의 중국 지인에게 그 이유를 물어 본 적이 있다(물론 그 지인의 사견이기는 하다).


지인은 규모가 큰 대작에 있어 중국 영화의 질이 아직 해외 영화 수준에 못 미치기 때문에 소비자가 중국 대작을 선택하지 않고, 이 때문에 많이 제작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일부러 짬을 내 즐기러 영화관에 갔는데 굳이 심각한 영화를 볼 이유가 없다는 식으로 대답이 돌아왔다. 그 대답을 듣고 돌아보니 필자 주위의 중국인들은 각박한 삶을 조금이나마 잊을 수 있고 벗어날 수 있는 유머나 웃음을 찾는 일이 많지, 진지한 콘텐츠들을 찾는 일은 드물었다.


장예모 감독이 연출하고 공리가 주연한 영화 ‘인생(1994)’의 원작 작가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중국의 유명 작가 위화(余华)의 예만 봐도 중국인들이 콘텐츠를 대하는 태도를 알 수 있다.


위화는 ‘허삼관 매혈기’에서 문화대혁명이라는 역사적 굴곡의 한복판을 지나는 허삼관 가정의 삶의 고난, 괴로움들을 표현할 때 진지함과 직선적인 화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유머와 해학이라는 방식으로 풀어내는데, 이러한 코믹과 유머를 찾는 중국인들의 갈증을 콘텐츠 안에서 어떻게 풀어줄지를 연구해보면 콘텐츠 기획에 있어서 하나의 방향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NEW 제공
NEW 제공

최근 중국에서 흥행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코믹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은 아니었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이 극중 ‘유시진’의 대사를 모아 유시진 유머집을 만들 정도로 ‘유머’ 코드에 집중한다. 실제로 ‘태양의 후예’에서는 주요 배우들의 대사와 극중 전개에 유머적 요인이 많이 가미했는데, 이 것이 중국에서의 드라마를 성공시킨 요소 중 하나가 되지 않았나 싶다.

 


캠퍼스의 회상(回顾, flashback) : 삶을 돌이켜 볼 수 있는 콘텐츠


중국의 청춘물들은 유달리 대학 캠퍼스에서 만난 남녀 사이의 사랑을 소재로 다룬 콘텐츠가 많다. 스토리는 주로 이렇다. ‘대학 때 어찌어찌 사랑을 하다 갈등을 겪고 헤어진 뒤 사회생활을 하던 주인공들이 다시 만나게 된다’.


매우 뻔한 시나리오인데, 이 시나리오에서 유독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장면전개기법이 ‘회상’적 방법이다. ‘회상’적 기법은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쉽게 볼 수 있긴 하다. 하지만 중국의 청춘 영화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자주 회상적 기법이 쓰인다. 게다가 과거 장면에 할애하는 시간적 비중도 높다.


왜 중국에서는 캠퍼스를 소재로 한 멜로물이 많을까. 첫째 중국에서 영화관을 찾는 소비자층은 주로 대학생이나,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20~30대 젊은이들이다. 따라서 이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찾을 수 있는 ‘캠퍼스’ ‘기숙사’라는 공간은 콘텐츠 제작자 입장에서는 매우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둘째, 40대 이상 중년층에게도 캠퍼스나 기숙사라는 공간이 지닌 의미가 특별하다. 동급생들과 함께 자신의 꿈을 키워가고 썸남썸녀들에 관한 이야기를 꽃피우던 향수가 아련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중국은 대부분 대학생들이 학기 중에는 학교 기숙사에서 의무적으로 생활해야 한다. 따라서 기숙사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반면 이런 특징 때문에 한국의 ‘응답하라 1994’와 같이 하숙집을 배경으로 한 콘텐츠가 등장할 리는 없다고 본다) 사회생활에 지친 이들에게 영화를 보는 두 시간은 과거의 추억을 되새기며 잠시 각박한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방의 출구를 제공해 준다는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대표적인 캠퍼스 회상을 소재로 한 청춘드라마 마이션샤인(중국명 ; 하이생소묵(何以笙箫默) - 바이두 제공
대표적인 캠퍼스 회상을 소재로 한 청춘드라마 마이션샤인(중국명 ; 하이생소묵(何以笙箫默) - 바이두 제공

‘태양의 후예’의 경우에도 캠퍼스는 아니지만 극 중 강모연이 자주 유시진에게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물어보고 유시진, 서대영, 윤명주가 군대에서 만나고 관계적으로 갈등했던 일들을 회상적 기법으로 보여준다. 아마 회상적 장면 전개 방식이 중국의 대중들에게 매우 익숙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을까.

 


중국에서 지명도 있는 스타(明星)를 주연 배우로 써라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지만 중국도 흥행하기 위한 필수카드로 대중이 보고 싶어하는 스타를 주연배우로 기용한다. 특히 중국 대중을 상대하는 콘텐츠를 기획할 때는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 중국은 아직까지 ‘어떤 영화가 어떤 소재로 스토리가 이렇게 저렇게 좋았다’고 대중들이 영화 자체에 대해 평가하는 경우는 드물다. ‘어떤 배우가 등장한 영화인데 너무 멋있었다, 예뻤다’처럼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에 대한 입소문을 내는 경우가 일반적이지 때문이다.


누적 관객수 1760만여 명을 기록하며 한국에서 역대 영화 관객수 1위를 기록했던 영화 ‘명량’이 중국에서는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임진왜란이나 이순신이라는 소재가 중국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중국인이 최민식이나 유승룡 같은 연기파 주연 배우들을 잘 모른다는 점이 오히려 더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영화 자체도 웃음 요소가 많지 않고 너무 무겁다!)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반면 ‘태양의 후예’는 중화권에서 너무나 얼굴이 잘 알려진 ‘송혜교’라는 배우와 ‘착한 남자’ ‘성균관 스캔들’로 지명도 상승세를 타고 있었던 ‘송중기’라는 배우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중국 대중의 관심을 최대한으로 증폭시킬 수 있었고, 입소문 또한 매우 빨랐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처럼 최근 흥행에 성공한 ‘태양의 후예’는 한중 동시 방영을 목표로 기획 단계에서부터 철저하게 중국 대중들의 감수성과 성향을 고려한 뒤 제작에 임한 것으로 보인다. ‘태양의 후예’의 성공 요인들은 향후 중국시장을 공략하려는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도 좋은 참고가 되리라 본다.

 

※ 편집자주

‘중국’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인구’ ‘음식’ ‘짝퉁’ 등이 떠오를 겁니다. 중국산 제품을 단순히 복제품, 모방품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로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과 서비스 모방성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습니다. 동아사이언스에서는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지적재산권, 중국 법률 등을 자문하는 최영휘 변호사와 함께 중국 모방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자소개

최영휘 변호사. 법무법인 소명의 변호사로서 2008년부터 근무 중이며, 2012년부터 중국과 한국을 오가면서 한국기업 및 중국기업의 법률자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북경어언대 중국어연수 및 길림대법과대학원에서 중국법 연수를 이수하였다. 소프트웨어산업협회의 중국SW인증제도 자문을 비롯 다수 한국의 SW기업, 콘텐츠 기업, 프랜차이즈 기업의 중국진출 협력 사업에 필요한 계약 자문, 중국상표출원 등 지적재산권 자문, M&A 자문을 진행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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