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좀비의 공격에서 살아남으려면?

통합검색

좀비의 공격에서 살아남으려면?

2016.07.05 13:00

뉴스 속보입니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서울의 한 병원에서 발생했습니다. 감염자는 지능이 낮아지고 피부가 썩는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몸이 뒤틀리고 행동도 느려집니다. 문제는 감염이 쉽다는 것입니다. 감염자는 팔다리를 물어뜯는 등 매우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이렇게 공격을 받아 상처를 입으면 바로 감염됩니다. 마치 좀비처럼 말입니다. 만약 이 바이러스의 정체가 좀비라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everett 제공
Ⓒeverett 제공

좀비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대부분 좀비가 있는 곳에서 최대한 멀리 도망칠 것이다. 집에 숨어봤자 소용없다는 것은 이미 많은 영화를 통해서 접했다. 좀비는 아무리 힘을 써도 지치지도 않는데다가 집단으로 다녀서 문이나 창문을 부수는 것은 일도 아니다. 또 숨어 있는 사람을 귀신같이 잘 찾아내는 능력도 있다. 싸워봤자 이길 확률도 매우 낮다. 좀비는 아픔을 느끼지 못할뿐더러 머리가 부서지지 않으면 공격을 멈추지 않는다.


좀비에 관해 연구한 영국 옥스퍼드대 수학과 토마스 울리 박사는 좀비를 만나면 일단 뛰라고 조언했다. 최대한 멀리 도망치거나 장애물을 최대한 많이 설치해 좀비의 공격을 조금이라도 늦추는 것이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수학동아 제공
수학동아 제공

느릿느릿한 좀비의 걸음걸이는 랜덤 워크


울리 박사팀은 좀비가 언제 들이닥칠지 알아내기 위해 몇 가지 가정을 했다. 우선 좀비가 처음 발생한 장소를 시체가 있는 병원이나 무덤이라고 가정했다. 또 좀비는 일반인보다 걸음이 느리고, 절대 뛰지 않는다고 설정했다. 그 다음 좀비의 걸음걸이를 수학적으로 나타냈다.


연구팀은 좀비가 마치 술 취한 사람처럼 비틀비틀 걷는다는 데 주목했다. 좀비는 넘어지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로 흐느적거린다. 유일한 목적은 사람을 감염시키는 것으로, 사람이 보이면 무작정 그 방향으로 걷는다. 하지만 지능이 낮아 눈앞에서 사라지면 갈 길을 잃고 아무 방향으로나 간다. 따라서 매우 불규칙하게 움직인다.


다행이도 이런 걸음걸이를 가장 잘 설명하는 수학식이 있다. ‘랜덤 워크’다. 어느 방향으로 갈지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설명하는 확률 모델이다. 기체나 액체 속의 작은 입자가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현상을 나타내는 브라운 운동이나 천재지변과 같은 예측 불가능한 일로 주식이 오르고 내리는 현상을 설명할 때 주로 쓰인다.


연구팀은 최초의 좀비 7명이 왼쪽 그림과 같이 왼쪽 상단에 모여 있다고 가정하고 랜덤 워크 이론을 적용했다. 그러자 좀비들은 서로 제멋대로 움직이면서 사방으로 흩어졌다.

 

x: 좀비로부터 떨어진 거리(m), y : 좀비 확산 속도(m2/m), z : 좀비가 도달하기까지 남은 시간(분). - 수학동아 제공
x: 좀비로부터 떨어진 거리(m), y : 좀비 확산 속도(m2/m), z : 좀비가 도달하기까지 남은 시간(분). - 수학동아 제공

2시간 거리에 있는 좀비, 4시간이면 들이닥친다


연구팀은 일정한 면적 안에 좀비는 얼마나 많은지도 따졌다. 브라운 운동을 하는 입자가 어떻게 확산되는지를 설명하는 확산방정식을 이용해 좀비의 밀도를 구했다. 그 결과 무덤이나 병원에서 발생한 좀비가 우리에게 오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구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1분에 100m2까지 좀비가 퍼질 때 90m 정도 떨어져 있다면 26분 만에 우리 앞에 좀비가 나타난다. 확산 속도가 분당 150m2까지 올라가면 17분으로 그 시간은 확 줄어든다.


울리 박사는 “만약 좀비가 2시간 거리에 있다면 대략 4시간 뒤에는 좀비의 공격을 받게 된다”면서, “재빨리 도망쳐 좀비와 맞닥뜨리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좀비는 24시간 쉬지 않고 사람을 쫒기 때문에 언젠가는 사람을 공격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간을 최대한 벌면서 구조대를 기다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수학동아 제공
수학동아 제공

좀비 = 전염성 바이러스, 미분방정식으로 확산!


좀비를 바이러스 감염의 결과로 설정하는 영화가 많다. 7월 개봉하는 ‘부산행’도 그중 하나다. 좀비의 공격을 받으면 살아있는 사람도 좀비가 되기 때문에 일종의 전염성 바이러스라고 설정한 것이다. 그래서 캐나다 오타와대 로버트 스미스 교수는 좀비가 퍼져나가는 과정을 ‘전염병 모델’로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전염병 모델은 3개의 미분방정식*으로 이뤄져 있다. 보통 정상인 수와 감염자 수, 사망자 수의 변화를 각각 미분방정식으로 나타낸 다음 이를 풀어 전염성이 얼마나 강한지 알아낸다. 감염자는 회복하면 다시 정상인이 되고, 죽으면 사망자가 되기 때문에 이 둘의 관계만 방정식으로 나타내면 된다.


그런데 좀비 전염병 모델에서는 죽은 사람이 부활해 좀비가 되기 때문에 사망자에서 좀비가 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또 사망자에는 죽은 좀비도 포함된다. 연구팀은 좀비의 머리를 자르거나 뇌에 큰 손상을 입히면 좀비가 죽는다고 가정하고 전염병 모델을 만들었다.

 

ⓒPixabay 제공
ⓒPixabay 제공

잠복기 없으면 4일 만에 인류멸망


만약 좀비가 되는 데 잠복기가 있다면 어떨까? 공격을 입은 즉시 바로 좀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시간이 지난 다음에 좀비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좀비 보균자 수에 관한 방정식을 하나 더 만들어야 한다.


연구팀은 잠복기까지 고려해서 방정식을 만들어 풀었다. 그 결과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잠복기가 없다면 인류는 단 4일 만에 멸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좀비 바이러스의 전염성이 강했다. 다행히 잠복기가 길면 좀비를 이길 방법이 있다. 좀비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전에 치료약을 개발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치료약 개발이 쉽지 않다면 많이 모여 있는 곳을 집중 공격해 좀비 수를 줄여 나가는 것이 인류가 살아남을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더불어 좀비를 피해 여러 명이 함께 숨어 있으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 이유는 좀비에게 발각되는 순간 좀비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여름밤 무더위를 날려줄 뱀파이어와 좀비! 설령 이들이 실제로 존재하더라도 열심히 연구하는 수학자와 과학자가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마음 푹 놓고 공포 영화를 즐기자~!

 

 

미분방정식* 풀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어 변화율을 구하는 데 많이 쓰인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4 + 3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