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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슈퍼 컴퓨터 흐름 바꿀 새 아키텍처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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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슈퍼 컴퓨터 흐름 바꿀 새 아키텍처 제시

2016.06.28 20:00

인텔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세계 컴퓨터 학술대회(ISC 2016)에서 새로운 제온 파이를 발표했다. 그 동안 나이츠랜딩(Knights Landing)으로 불리던 제품이다. 제온 파이는 GPU 컴퓨팅과 맞붙는 새로운 형태의 프로세서로, 인텔은 제온 파이로 머신러닝 학습 분야나 시각화 등 범용 병렬 컴퓨팅 분야를 노리고 있다.


새 제온파이는 이름은 기존의 PCI 타입 제품과 달리 코프로세서나 가속기, GPU가 아니라 그 자체로 x86 코어의 집합체로 이뤄진 호스트 프로세서다. 오래전 제온 파이의 출발은 그래픽과 GPU컴퓨팅에서 출발했던 부분이 있지만 HPC(고성능 컴퓨팅)를 중심으로 역할이 정리되면서 병렬 처리에 중심을 맞춰 왔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보조 프로세서 아니라 OS 부팅할 수 있는 프로세서


3번째 제온 파이 역시 병렬 컴퓨팅을 위한 프로세서라는 근본적인 목적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구조는 싹 뜯어고쳤다. GPU 코어 대신 작고 단순하게 설계한 x86 코어를 64개에서 최대 72개까지 합친 구조다. 쓰레드는 288개나 된다. 제온 프로세서보다 직접적인 코어 하나당 성능은 낮지만 프로세서 단위로 보면 코어와 쓰레드가 많고 AVX512처럼 연산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명령어세트가 더해지면서 병렬 연산 성능을 크게 높인 것이다.


연산을 돕는 코프로세서가 아니라는 이야기는 이 프로세서 그 자체로 운영체제와 애플리케이션을 돌릴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차이는 시스템 보드 디자인을 보면 확인히 두드러진다.

 

최호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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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제온 파이는 메인보드에 CPU 역할을 하는 제온 프로세서가 있고, 그래픽카드처럼 제온 파이를 PCI 슬롯에 꽂았다. 하지만 새 제온파이는 그 자체가 CPU이기 때문에 코어 프로세서나 제온 프로세서처럼 메인보드 중간에 자리를 잡고 그 주변에 메모리가 꽂힌다. 따로 제온 프로세서를 꽂을 필요가 없다. ISC에 전시된 서버들을 보면 대체로 랙 하나에 2~4개 정도의 프로세서를 넣는다. 언뜻 봐서는 제온 프로세서 시스템과 디자인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


제온 파이 안에는 16GB의 전용 메모리가 들어간다. 그렇다고 이 자체가 SoC(시스템 온 칩)처럼 작동하는 것은 아니고 제온 프로세서처럼 384GB까지 DDR4 메모리를 꽂아서 쓴다. 내장 16GB 메모리는 1초에 최대 500GB를 읽고 쓸 수 있는 고성능이다. 이 메모리는 용도를 골라서 쓸 수 있는데, 필요에 따라서 시스템 메모리로 쓰거나 캐시메모리로 쓸 수 있다. 물론 원하는 대로 16GB를 갈라서 두 가지 용도를 섞어 쓰기도 한다. 설계 자유도가 높은 셈이다.

 

최호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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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온 파이는 먼저 4가지 종류로 나온다. 가장 상위 제품은 7290으로 72개 코어가 1.5GHz로 작동한다. 그 아래 모델은 7250으로 코어 68개, 작동속도 1.4GHz다. 7230과 7210은 코어 64개, 1.3GHz의 조건은 갖지만 메모리 속도에 차이가 있다. 하지만 네 가지 제품 모두 16GB의 내장메모리와 384GB의 DDR4 메모리를 연결할 수 있는 조건은 똑같고, 옴니패스 패브릭 옵션도 똑같이 제공한다. 코어 개수와 작동 속도에는 차이가 있지만 시스템을 꾸리는 과정에 혼란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다.

 


수천 대 묶는 클러스터링에 유리


제온 파이는 결국 HPC나 슈퍼컴퓨팅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제온 파이 프로세서 하나는 3TFlops(테라플롭스) 정도의 연산 능력을 갖는다. 전력 효율성도 높다. TDP(열 설계 전력)는 215W부터 최대 260W로 3TFlops대 성능을 만들어낸다.


무엇보다 새 제온 파이는 인텔이 시스템을 모듈형으로 꾸리도록 하는 SSF(확장형 시스템 프레임워크) 기술과 고속 통신망인 옴니패스 아키텍처를 이용하면서 이 시스템을 수 백, 수 천 개 묶을 때 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최소화했다. 인텔은 머신러닝 학습에 제온 파이를 이용하는 데모를 시연했는데, 2개, 4개 노드를 묶을 때는 거의 성능이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비례했고, 8개를 연결해도 90% 정도의 성능을 냈다. 인텔의 설명으로는 128개의 제온 파이를 묶으면 약 50배의 성능을 낸다고 한다.

 

최호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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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프로세서가 아니라는 이야기의 또 다른 의미는 PCI 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PCI 버스는 물론 프로세서 외부에 있는 장치와 통신하는 가장 빠른 버스이긴 하다. 하지만 막대한 컴퓨팅이 이뤄지는 슈퍼컴퓨터에서는 통신 속도 뿐 아니라 신호에 반응하는 응답 속도 면에서도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이는 인텔이 최근 병렬 컴퓨팅 분야에서 경쟁자로 떠오른 엔비디아를 지목했다기보다도 PCI로 연결하던 기존 제온 파이 프로세서가 똑같이 겪던 문제다. 메인 프로세서와 코프로세서간의 손실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버 수 백개를 연결하는 슈퍼컴퓨터의 특성상 이 손실들이 쌓이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결국 인텔은 GPU 컴퓨팅을 버리고 x86 기반의 매니코어 프로세서를 만드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또한 시스템을 묶는 데에서 일어나는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HPC 오케스트레이션’도 발표했다. 인텔은 애초 오픈 HPC를 인텔 시스템에 최적화한 솔루션을 내놓기로 했는데, 당장 판매하는 것은 아니지만 테스트와 인증을 끝낸 시스템 최적화 소프트웨어가 곧 공급될 계획이다.

 

최호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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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인텔이 밝힌 성능 개선은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엔비디아의 맥스웰이나 테슬라 GPU에 비해 생명과학 분야에서 5배, 시각화에서 5.2배, 금융에서 2.7배 가량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이 수치는 아주 최적화된 상황에 대한 극단적인 비교일 수 있지만, PCI를 쓰지 않고 각 프로세서가 직접 옴니패스로 묶이는 시스템 구조만으로도 병렬 연결에 대한 병목 현상을 빗겨갈 수 있기 때문에 수 천 개 프로세서가 묶이는 슈퍼컴퓨터에서는 성능 차이를 기대해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머신러닝 시대, 슈퍼컴퓨터 전략에도 변화


이 프로세서는 어디에 쓰이는 것일까? HPC 영역에서 기존 제온 프로세서를 대체하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제온파이는 병렬 처리에 유리하도록 설계되어 있고, 제온 프로세서는 싱글 코어당 성능이 높다. 서비스의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프로세서가 쓰이는 것이 효율적이다.


아키텍처에는 큰 변화가 있지만 기존 CPU와 GPU 사이 역할 분담과 어느 정도는 흐름을 같이 한다. HPC로 무엇을 할 건지에 대한 목적에 따라 시스템 설계를 달리 해야 한다는 의미다. 물론 제온 파이만으로도 HPC를 만들 수 있고, 제온과 제온 파이를 섞어서도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x86 기반 프로세서이기 때문에 제온 기반으로 짠 코드를 거의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서 전반적인 설계 유연성이 높아진다.

 

최호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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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HPC에는 머신러닝과 딥러닝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가장 뜨거운 주제이기 때문이다. 인텔의 라지브 하즈라(Rajeeb Hazra) 데이터센터 그룹 부사장은 “머신러닝은 학습과 채점의 반복으로 이뤄지는데 제온 파이는 쏟아지는 정보를 분산해 학습하는 데에 쓰이고, 싱글 코어 성능이 높은 제온으로 채점하는 식으로 역할이 분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무리 슈퍼컴퓨터가 병렬 처리의 중요성이 높다고 하지만 여전히 코어당 성능이 높은 제온 E7 프로세서와는 차이가 있다.


장기적으로 인텔이 바라보는 HPC 전략도 변화가 있다. 휴고 살레(Hugo Saleh) 인텔 HPC 플랫폼 그룹 마케팅 책임자는 “인텔의 슈퍼컴퓨터 전략은 제온과 제온 파이, 그리고 FPGA로 정리된다”고 설명했다. PCI를 이용하는 범용 GPU는 제온파이로 대체되고, FPGA로 특정 서비스에 특화된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ISC에는 HP, 크레이, 델, SGI, 화웨이를 비롯한 HPC 제조사들이 다양한 구조의 시스템을 전시했다. 이 기업들은 9월부터 제온 파이를 적용한 서버를 공급하게 된다.

 

최호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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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소개
최호섭. PC사랑을 시작으로 최근 블로터까지 IT 분야만 팠다.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까워서 들여다보기 시작한 노트북과 팜 파일럿 PDA는 순간이 아니라 인생을 바꿔 놓았다. 기술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역사와 흐름을 읽고자 한다. 세상은 늘 배울 게 많고, 기술은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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