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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이 필요한 자료 볼 수 있는 온라인 책장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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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이 필요한 자료 볼 수 있는 온라인 책장 만들었죠”

2016.06.29 19:48
29일 태국 방콕 유엔경제사회이사회(UNESCAP) 컨퍼런스 홀에서 개최된 ‘한-유엔개발계획(UNDP) 2단계 사업 워크숍
29일 태국 방콕 유엔경제사회이사회(UNESCAP) 컨퍼런스 홀에서 개최된 ‘한-유엔개발계획(UNDP) 2단계 사업 워크숍' 현장. 개발도상국 참석자(오른쪽 열)가 발언하고 있다. - 태국 방콕=우아영 기자 제공







 


“개발도상국의 대학은 새로운 연구를 하기보다 선진 과학기술을 습득해 교육 수준이 낮은 지역에 적용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의합니다. 한국의 대학도 1980년대 중반까지는 연구개발을 하기보다 주로 선진 지식을 습득해 적용하기 바빴습니다.”

 

29일 태국 방콕 유엔아시아태평양경제이사회(UNESCAP) 컨퍼런스 홀에서 개최된 ‘한-유엔개발계획(UNDP) 2단계 사업 워크숍’에서 네팔 카트만두 의과학대 비라즈 카마차랴 박사의 말에 이정동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가 이렇게 답했다.

 

한-UNDP 협력 사업은 미래창조과학부와 UNDP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개발도상국 역량개발 프로그램이다. 각 나라의 교육·과학·기술·ICT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 그 나라의 빈곤 수준을 낮추는 게 목표다. 개발도상국 간 국제협력이 필요하다는 국제사회의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2010년 시작됐다. 특히 한국은 '원조 수혜국'에서 새롭게 공여국이 된 나라로, 그 동안의 발전 노하우를 공유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29일과 30일 이틀간 열리는 이번 워크숍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이뤄진 1단계 사업의 성과를 공유하고, 2단계 사업을 새로 출범시키기 위해 열렸다. 1단계 사업은 공모를 통해 선정한 국내 대학과 기관이 UNDP, 개도국 기관과 각각 삼자협력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14개 프로젝트가 독립적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이 교수는 “1단계 사업에서 한국의 과학기술발전 역사 50년을 기술 종류별로 분류해 각각 10~20쪽짜리 보고서로 구축했다”며 “개도국이 각자 필요에 따라 한국의 발전 노하우를 찾아볼 수 있게 일종의 책장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 전자빔 기술 전수해

이날은 1단계 사업 중 성과가 우수한 프로젝트도 소개됐다. UNDP의 데니스 엔칼라 박사는 아태원자력협력협정(RCA)사무국이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와 공동으로 수행한 '전자빔 기술을 활용한 식품·산업적 적용 및 환경오염 복원'을 우수 사례로 꼽았다.


전자빔은 전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시킨 것으로 물이나 음식을 살균하거나 산업소재의 화학적 성질을 변화시켜 유용한 물질로 만들 때, 난분해성 오염물질을 분해해 환경을 복원할 때 활용할 수 있다. 사업단은 전자빔을 산업에 응용할 수 있도록 개발도상국의 각 분야 전문가들에게 이론을 전수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유승호 첨단방사선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일부 개도국에서는 감마선을 이용해 환경오염을 처리했다"며 "하지만 이 방식은 속도가 느리고 방사성 물질을 이용하기 때문에 관리하기 어려우며,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전자빔 기술은 오염물을 한꺼번에 많이 처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방사성 물질을 쓰지 않아 안전하고 편리하다"며 "개도국에 꾸준히 기술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다. 필리핀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전자빔 기술 도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국내 전자빔 기기를 수입했다. 스리랑카와 파키스탄, 미얀마, 몽골 등도 관련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정책을 세우고 있다.



●안전한 물 공급, 수질 교육부터 시작


또다른 우수 사례로는 GIST 국제환경연구소의 수질 교육이 꼽혔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국가의 수질 관련 대학 연구자와 정부의 수질관리자 등을 대상으로 수질측정기기의 사용법과 결과 분석법을 교육했다. 교육이 끝나 이들이 본국으로 돌아간 뒤에는 실제 현장에서 기술을 적용할 때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의견을 들었다. GIST 국제환경연구소는 이를 바탕으로 2단계 교육 내용을 조정할 예정이다. 또 저가 필터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는 비정부기구들과 협력해 실제로 수질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프로젝트를 주도한 노영민 연구교수는 “개도국에 수질관리용 필터를 제공한 사례는 많지만 그 필터의 수명이 다 됐는지,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장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저가 필터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안전한 물을 마실 수 있게 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한-UNDP 2단계 협력 사업은 2020년까지 진행된다. 모두 400만 달러(한화 약 46억 원)의 예산이 지원되며, 특정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단계 사업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기술이 집중적으로 지원된다. 한국은 발전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할 플랫폼을 더 내실 있게 다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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