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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동안 한 번도 땅을 밟지 않고 쉬지 않고 나는 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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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동안 한 번도 땅을 밟지 않고 쉬지 않고 나는 새가 있다?

2016.07.09 06:00

세상에서 가장 크고 빠른 새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큰군함조(great frigate bird, Fregata minor)’로 시속 400km의 속도를 자랑합니다. 이들은 주로 태평양 및 인도양의 열대 지방에 서식하는데요. 다 자라면 몸 길이 1m에 날개를 다 펼친 길이는 2.5m나 되지만 크기에 비해 몸무게는 고작 1.2kg정도인 바닷새입니다. 바닷새이긴 하지만 여타 다른 바닷새와는 달리 바다 위에 앉을 수도 없고, 깃털에 방수 기능도 없어 한번 물에 젖으면 다시 날아오르지 못하고 익사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DickDaniels(W) 제공
DickDaniels(W) 제공

최근 이 큰군함조에 관한 새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는데요. 바로 큰군함조가 한 번에 최고 두 달까지 상공에 머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프랑스, 영국, 캐나다, 독일의 공동연구진은 50여 마리의 큰군함조에 태양전지로 작동하는 초경량 송신기를 부착해, 지난 2년여 동안 GPS 위치, 상승 고도, 비행 거리 및 평균 속도, 심박수까지 측정했는데요. 이를 통해 큰군함조의 다양한 움직임 및 그들이 활동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지 알 수 있었고, 새로운 사실도 발견한 것이지요. 연구진은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큰군함조가 두 가지 이유로 오랫동안 공중에 떠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Jivan(W) 제공
Jivan(W) 제공

첫 번째 이유는 큰군함조가 공기의 흐름을 이용할 줄 안다는 것입니다. 바로 공기의 상승기류에 의지해 아주 적은 에너지만 쓰며 비행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큰군함조는 열대의 무역풍을 이용해 공기의 상승기류를 타고 단 한 번의 날개짓도 없이 비행할 수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보통의 새들은 급작스러운 기류의 변화가 일어나는 구름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꺼려하는데, 이 큰군함조는 오히려 구름 속으로 들어가 그 기류를 이용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구름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갔다가 초당 5m의 속도로 매우 빠르게 날아오르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갑작스러운 고도 변경으로 극소량의 산소가 존재하고 기온도 빙점에 가까운, 최고 1600m의 상공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합니다. 이후 다른 상승기류를 만날 때까지 큰군함조는 몇 시간이고 계속해서 활강하는 것이지요.


이런 방식으로 큰군함조가 비행한 거리가, 연구진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때로는 하루에 약 400km나 되고, 한 번도 땅을 밟지 않고 최고 두 달 동안 공중에 떠서 비행한 거리는 5만 6000여km나 된다고 합니다. 적도를 따라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거리가 약 4만km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놀랍지 않나요? 이러한 큰군함조의 남다른 활강 기술은 바로 체질량에 비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날개의 면적 덕분인데요. 다른 조류와 비교했을 때 가슴근육과 깃털이 잘 발달해 있을 뿐만 아니라 전체 몸무게 대비 가장 넓은 면적의 날개를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Andrea Westmoreland(F) 제공
Andrea Westmoreland(F) 제공

두 번째 이유는 먹이 사냥과 관련이 있는데요. 바닷속의 포식자를 피해 물 밖으로 뛰어오르는 물고기 등의 사냥을 위해 공중에서 급습하기 위함입니다. 뛰어난 비행 실력으로 공중에 유유히 떠 있다가 사냥감이 포착되는 순간, 급강하하여 먹잇감을 낚아채는 것이지요. 또한 큰군함조는 이렇게 먹잇감을 직접 사냥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먹이를 잡은 다른 새들을 공격해 그 먹이를 빼앗기도 합니다. 그래서 ‘해적새’라는 불명예를 얻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편 연구진은 큰군함조가 이렇게 오랜 시간 하늘에 떠 있으면 도대체 잠은 언제 자는지 궁금했는데요. 이번 연구의 결과, 큰군함조는 구름을 뚫고 날아가는 단 몇 분간, 그들 뇌의 절반만이 활성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바로 그 때 잠을 청하는 것이 아닐까 추정했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과학진흥협회 주간저널인 ‘사이언스’에 발표되었습니다.

 

 

※필자소개

민혜영. YBM시사에서 각종 영어 학습 월간지 및 내셔널 지오그래픽 단행본의 에디터를 거쳐 현재는 프리랜서 외신 번역 및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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