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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이 암컷에게 잡아먹히지 않는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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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이 암컷에게 잡아먹히지 않는 비법

2016.07.12 06:00

곤충세계에 존재하는 카니발리즘(cannibalism, 동족끼리 잡아먹거나 공격하는 행동)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요? 카니발리즘의 대표적인 곤충에는 사마귀, 닷거미 등이 있는데요. 오늘은 그 중에서도 닷거미에 대한 연구결과가 있어 소개하려 합니다. 일전에도 닷거미에 대해 소개했지만(참고 ☞ 거미는 곤충만 먹는다는 편견을 버려!!), 닷거미는 자신보다 몸집이 큰 물고기도 잡아 먹을 정도로 포악합니다. 그런 닷거미 암컷은 짝짓기가 끝나면, 자신이 낳을 새끼들의 아버지가 될지도 모를 상대를 잡아 먹습니다. 하지만 수컷이 살아남는 방법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것이지요. 바로 짝짓기 전, 암컷에게 ‘선물’을 선사하는 것입니다. 그럼 이것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알 자루를 옮기는 암컷 닷거미 - Charlesjsharp(W) 제공
알 자루를 옮기는 암컷 닷거미 - Charlesjsharp(W) 제공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교의 연구진은 수컷 닷거미가 짝짓기에 앞서 곤충의 사체를 거미줄로 돌돌 말아 암컷에게 선물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사실 과학자들 사이에서 수컷 닷거미가 짝짓기 전, 암컷에게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왔지만, 현재까지 그 속에 감춰진 이유에 대해 정확하게 확인된 바는 없었습니다. 그저 부모가 되는 것의 투자 정도로 인식되어 암컷에 대한 구애의 의미로 해석되어온 것이 전부입니다. 카니발리즘에 대한 방패막이라는 설은 가능성으로만 치부되어온 것이지요.

 

먹이를 먹고 있는 닷거미 - 위키미디어 커몬스 제공
먹이를 먹고 있는 닷거미 - 위키미디어 커몬스 제공

하지만 오르후스대 연구진은 이러한 행동의 정확한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280쌍의 닷거미를 수집해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수컷 닷거미가 암컷에게 한동안은 잡아 먹힐 것을 감안하고, 특정 환경에서 수컷이 선물 없이 암컷에게 다가갔을 때 벌어지는 일을 관찰했습니다. 또한 동일한 환경 가운데, 암컷에게 선물을 주는 것을 허용한 상태에서 벌어지는 일을 관찰했습니다. 


실험 결과, 수컷 닷거미가 선물 없이 나타났을 때, 그들 중 15%가 잡아 먹힌 데 반해, 선물을 준비한 수컷은 단 3.6%만이 잡아 먹혔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암컷이 얼마나 배가 고픈 상태였는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선물을 갖고 나타난 수컷 중에는 단 한 마리만이 잡아 먹혔는데, 그것도 두 번의 짝짓기를 마친 후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알 자루를 옮기는 암컷 닷거미 - Bob Peterson(F) 제공
알 자루를 옮기는 암컷 닷거미 - Bob Peterson(F) 제공

또한 선물을 준비한 수컷이 그렇지 않은 수컷보다 짝짓기 시간을 더 길게 가질 수 있었는데요. 이는 더 많은 정자를 전달해 그 수컷의 새끼를 낳을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편, 암컷 닷거미들은 여러 번의 짝짓기를 통해 정자를 보관했다가 그들이 준비가 되었을 때, 수정시켜 새끼를 생산합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과학원의 생물학회지 ‘바이올로지 레터스’에 발표되었습니다.  

 

 

※필자소개

민혜영. YBM시사에서 각종 영어 학습 월간지 및 내셔널 지오그래픽 단행본의 에디터를 거쳐 현재는 프리랜서 외신 번역 및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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