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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3D로 공룡 연구해보니…‘쥬라기공원’ 허구가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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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3D로 공룡 연구해보니…‘쥬라기공원’ 허구가 아니네!

2016.07.15 07:00

3억6000만 년 전 처음 육지로 기어 나온 물고기는 어떻게 움직였을까.

 

몇 해 전 대니얼 골드먼 미국 조지아공대 물리학과 교수는 뭍에 올라온 최초의 고생물인 ‘익티오스테가(Ichthyostega)’를 연구하다가 의문을 품었다. 익티오스테가는 도롱뇽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몸길이가 1.5m로 훨씬 크고 다리는 더 짧다. 지느러미보다 약간 긴 수준의 짧은 다리로는 경사가 조금만 있어도 모래나 진흙 위에서 움직이기 힘들어 보였다. 남아 있는 화석 몇 점만으로는 익티오스테가의 육지 생존 비결을 알아내기 어려웠다.

골드먼 교수는 익티오스테가의 특징을 가진 로봇을 3D 프린터로 직접 만들어 실험했다. 그 결과 익티오스테가의 동력원이 꼬리를 좌우로 움직이는 힘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같은 내용은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8일자에 실렸다.

 

 

뭍에 올라온 최초의 고생물인 ‘익티오스테가’(왼쪽). 미국 연구진은 3D프린터로 익티오스테가와 닮은 로봇을 만들어 꼬리를 좌우로 움직이는 힘을 이용해 땅 위를 걸어다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오른쪽) - 사이언스 제공
뭍에 올라온 최초의 고생물인 ‘익티오스테가’(왼쪽). 미국 연구진은 3D프린터로 익티오스테가와 닮은 로봇을 만들어 꼬리를 좌우로 움직이는 힘을 이용해 땅 위를 걸어다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오른쪽) - 사이언스 제공

 

 

●‘공룡 로봇’ 만들어 행동 연구

 

화석에만 의존하던 고생물학 연구에 첨단 바람이 불고 있다. 로봇, 3D 프린팅 등을 이용해 고생물학자들은 과거를 재현하고 있다. 이항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 연구원은 “첨단기술이 접목되면서 공룡 등 고생물이 생존했을 당시의 생태와 행동, 감각 등 화석으로는 알아내기 힘든 연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연구진은 백악기(1억4500만~6500만 년 전) 후기에 살던 몸길이 3m인 육식공룡 벨로키랍토르가 꼬리를 들어올리는 각도를 조절해 장애물을 뛰어넘는다는 연구결과를 2012년 1월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당시 연구진도 벨로키랍토르의 특성을 소형 벨로키랍토르 로봇으로 실험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로봇 실험을 통해 꼬리 회전력이 좋은 벨로키랍토르가 현존하는 도마뱀보다 더 멀리 뛰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1993년 개봉한 영화 ‘쥬라기공원’ 1편에 등장하는 벨로키랍토르의 놀라운 점프력이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 실제와 가까웠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CT로 공룡 두개골 스캔

 

고생물학에 고해상도 컴퓨터단층촬영(CT) 기술을 결합해 고생물의 신경계를 재현하는 ‘고(古)뇌신경학’도 등장했다. 고생물의 뇌에서 시신경, 후각신경, 청각신경 등 각 신경의 굵기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알아내면 어떤 감각이 발달했는지 추정할 수 있다.

 

문제는 신경이 금방 썩어 없어지기 때문에 화석에 흔적이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신경다발이 사라지면서 뼈에 남은 미세한 구멍이나 이 구멍을 채우고 있는 이물질을 통해 신경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확인했다. 화석을 깨서 내부를 파헤치지 않는 한 신경 조직을 파악하기란 불가능했다.

 

 

이융남 서울대 교수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파파사우르스의 두개골 화석(왼쪽)을 컴퓨터단층촬영(CT) 기법으로 찍어 내부 신경망을 3차원으로 재구성했다(오른쪽). 파파르사우르스는 육식공룡에 비해 청각과 후각이 덜 발달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위키미디어, 플로스원 제공
이융남 서울대 교수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파파사우르스의 두개골 화석(왼쪽)을 컴퓨터단층촬영(CT) 기법으로 찍어 내부 신경망을 3차원으로 재구성했다(오른쪽). 파파르사우르스는 육식공룡에 비해 청각과 후각이 덜 발달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위키미디어, 플로스원 제공

 

 

이융남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팀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1억 년 전 중생대에 살았던 갑옷공룡의 일종인 파파사우루스의 두개골을 고해상도 CT로 촬영해 분석한 결과 초식공룡인 파파사우루스가 육식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에 비해 청각과 후각이 덜 발달했다는 사실을 밝혀 3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에 발표했다. 파파사우루스는 오래전 이 교수가 학명을 붙인 공룡이다.

 

이 교수는 “파파사우르스는 초식공룡인 만큼 사냥을 할 필요가 없어 청각과 후각이 덜 발달했다”며 “대신 멀리 떨어진 곳과 소통할 수 있도록 저음을 내는 기관이 발달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고생물학 연구에 사용하는 CT는 병원에서 인체에 사용하는 모델보다 X선이 훨씬 강력하다. 이 교수는 “공룡은 뼈가 두꺼워 강한 X선을 내는 특수 CT를 써야 한다”며 “신경망 지도를 통해 공룡의 행동과 감각까지 재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CT는 고생물학의 강력한 연구 도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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