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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이슈 why]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ARM이란 회사가 35조원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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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7월 19일 16:00 프린트하기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18일 ARM이라는 영국 반도체 설계 회사를 3조 3000억 엔에 인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돈으로 약 36조 원입니다! 전액 현금으로 지급합니다. 소프트뱅크가 가진 현금 자산의 70%를 한번에 쏟아붓습니다.


소프트뱅크는 얼마 전 ‘클래시 오브 클랜’ 개발사 슈퍼셀을 텐센트에 되팔아 86억달러 (약 9조 90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습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지분 79억달러(약 9조 4000억 원)도 팔았습니다.


이렇게 확보한 자금을 ARM 인수에 썼습니다. 소프트뱅크가 지금까지 한 수많은 인수합병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입니다. 미국 이동통신사 스프린트보다 비싸게 (220억 달러, 25조 원) 샀습니다.


ARM이 도대체 뭐 하는 회사길래 36조원을 들여 사려는 걸까요? 보통 사람들 대부분은 이 회사 이름도 들어보지 못 했는데요.

 


반도체 안 만드는 반도체 회사


ARM은 반도체 회사지만 반도체를 만들지 않습니다. 반도체의 기본 설계도를 그리는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설계를 지적재산권(IP)으로 삼아 다른 반도체 기업들에 팝니다.


반도체 설계는 매우 어렵고 복잡하고,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하나의 칩에 들어가는 수천만 개의 트랜지스터들을 적절히 배치해 원하는 기능을 구현해야 합니다. 트랜지스터는 전류를 열고 닫는 스위치입니다. 신호를 열고 닫는 2가지 동작만을 조합해 오늘날 PC나 스마트폰이 하는 온갖 기능들을 수행하게 해야 합니다. (일상에서 비슷한 체험을 하고 싶으시면 마인크래프트 게임에서 레드스톤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보시면 됩니다.)


반도체 회사들이 이 작업을 직접 하려면 상당한 인력과 비용, 시간이 소모됩니다. 대부분 기업들은 ARM의 반도체 IP 라이선스를 사서, 이를 기반으로 자신들이 필요한 반도체를 제작합니다.


스마트폰에는 PC의 CPU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들어가는데요,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 등이 만드는 스마트폰 AP가 모두 ARM의 IP를 사용합니다. 여러분이 들고 있는 아이폰과 갤럭시에 모두 ARM의 기술이 녹아 있습니다. 세계 전체 스마트폰의 99%에 ARM 기반 반도체가 들어가 있습니다.


태블릿 등 스마트 모바일 기기의 85%에 ARM 기반 칩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픽처리 반도체 (GPU), 차량용 반도체, 컴퓨터 서버용 반도체 등에도 ARM의 기술이 들어갑니다.


2015년 기준 ARM 칩이 들어 있는 기기는 150억 대에 이릅니다. 올해 1분기에만 41억 개의 ARM 기반 칩이 출하됐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14억 8860만 달러로 대형 반도체 기업에 비교할 수 없지만, 업계 위상과 영향력은 누구 못지 않습니다.

 

2010~2015 ARM 매출 추이 (단위 백만 달러) - ARM 제공
2010~2015 ARM 매출 추이 (단위 백만 달러) - ARM 제공

ARM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전력을 덜 잡아먹는다는 점입니다. 전력을 덜 쓰니 열도 적게 나옵니다. 모바일 기기는 배터리 소모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ARM의 디자인이 인기를 끈 이유입니다.


실제로 ARM의 매출은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는 2010년을 전후해 큰 폭으로 늘어납니다. 2010년 6억 3130만 달러였던 매출이 2015년에는 2배가 넘는 14억 8860만 달러로 커졌습니다.


반면 PC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던 인텔은 모바일 시대에 들어서 고전했습니다. 인텔은 ARM이 하는 기본 설계부터 대량 생산까지 모든 과정을 내부에서 직접 합니다. 인텔의 CPU는 PC에 쓰기에는 적합했지만, 모바일 기기에는 맞지 않았습니다. 인텔은 각고의 노력 끝에 모바일 환경에 맞는 반도체를 내놓았으나, 이미 시장은 저만치 앞서가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연결되는 IoT 시대 대비


ARM의 진가는 앞으로 더 크게 발휘될 가능성이 큽니다. 세상 모든 사물을 인터넷에 연결하는 사물인터넷 (IoT) 시대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상의 사물 속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적은 전력으로 오랫 동안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저전력 제품에 강점을 가진 ARM이 유리합니다.  


가정의 TV, 냉장고, 세탁기 같은 가전 제품에 반도체가 들어가고 거리의 가로등이나 CCTV 등에 센서가 달려 서로 통신하면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새로운 서비스나 제품이 가능해집니다. 자동차에도 더 많은 반도체와 센서가 들어가 서로 데이터를 주고 받게 됩니다. 자율주행 차량에도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소프트뱅크 월드 2015'에서 IoT와 인공지능, 로봇을 핵심으로 하는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robotstart.com 제공

소프트뱅크는 IoT의 미래를 보고 ARM을 인수했다는 입장입니다. 소프트뱅크는 일본에서 이동통신 사업을 하고 있고, 스프린트를 인수해 미국 통신 시장에도 진출했습니다. 알리바바, 쿠팡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 동남아 지역 스타트업 그랩택시 같은 택시 앱 등에 투자하며 아시아 지역을 잇는 O2O 산업 벨트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인간과 대화하는 로봇 ‘페퍼’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인공지능 로봇이 인터넷으로 연결된 모든 사물들과 인간의 접점 역할을 하게 되지 않을까요?


이들을 연결하는 기기와 네트워크의 근간에 ARM의 저전력 반도체 기술이 들어갑니다. 이제 막 발표가 된 사안이라 앞으로 어떻게 사업을 전개할 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앞으로 소프트뱅크가 그리는 비즈니스의 그림에 밑바탕이 되리라는 기대가 나옵니다. 물론, ARM의 성장성을 염두에 둔 단순 투자일 수도 있습니다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딜이라고 하겠습니다.


1990년 영국 캠브리지에서 몇명의 반도체 엔지니어들이 모여 창업한 ARM은 25년 만에 35조 원 가치를 인정받는 회사로 도약했습니다. 이 회사는 에이콘컴퓨터와 VLSI테크놀로지, 애플의 합작사로 설립되었고, 1993년 애플이 내놓은 PDA ‘뉴턴’에 쓰이기도 했습니다.

 

애플의 PDA 뉴튼 - 위키피디아 제공
애플의 PDA 뉴튼 - 위키피디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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