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궁금한 이슈 why] 야후는 왜 5.5조원에 통신사에 팔렸나

통합검색

[궁금한 이슈 why] 야후는 왜 5.5조원에 통신사에 팔렸나

2016.07.25 16:20

인터넷 시대를 연 대표적 기업을 꼽으라면 야후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1994년 스탠포드대학에 다닌던 대만계 미국인 제리 양이 창업했습니다. 인터넷이 처음 대중에 보급되기 시작하고, 웹사이트라는 것이 나오기 시작하던 그때, 유용한 웹사이트들을 주제별로 묶어 정리해 보여준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실리콘밸리 지역 야후 본사  - 야후 제공
실리콘밸리 지역 야후 본사  - 야후 제공

야후는 한때 인터넷의 대명사였습니다. 30대 이상 독자들은 모두 야후를 거쳐 인터넷을 서핑하기 시작하던 그 시절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 야후가 팔립니다. 야후와 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은 48억달러 (약 5조 5000억원) 규모의 인수합병에 합의했습니다. 통신사와 인터넷 포털이 하나로 합친 셈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08년 야후를 사겠다며 446억달러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40조원이 훨씬 넘는 돈입니다. 당시 야후는 “가치가 저평되었다”며 거절했습니다. 10년도 채 지나기 전에 야후의 몸값은 10분의 1로 떨어집니다.

 

최근 링크드인이 32조원에, 반도체 회사 ARM이 35조원에 각각 마이크로소프트와 소프트뱅크에 팔린 것과 대비됩니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통신사 버라이즌이 야후를 사려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 롤러코스터 탄 야후의 운명

 

야후는 인터넷 산업의 선두 주자였지만, 어느새 첨단 기술 흐름에 뒤쳐진 회사가 되었습니다. 구글이 검색 시장을 제패하고, 페이스북이 소셜 미디어를 창조하는 동안 야후는 여전히 뉴스 보고 메일 확인하는 ‘포털’로 남아있었습니다.

 

검색 시장 점유율도, 디지털 광고 시장 점유율도 구글과 페이스북 등 경쟁사에 크게 밀렸습니다. 존재감은 약해져 갔습니다. 한국에선 이미 2012년 철수했습니다.

 

구글 출신의 스타 경영인 마리사 메이어를 CEO로 영입해 모바일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았습니다.

 

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 - New Yorker 제공
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 - New Yorker 제공

물론 야후는 스포츠, 증권, 뉴스, 엔터테인먼트 등을 중심으로 여전히 강력한 힘을 갖고 있습니다. 월간 방문자 수는 10억명에 이릅니다. 야후 메일은 여전히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갖고 있습니다. 최근 스타트업 인수를 통해 모바일 광고 기술 확보에도 적극적이었습니다.

 

● 통신사와 포털 만나 디지털 광고 키운다

 

버라이즌이 야후에 관심을 가진 이유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또다른 인터넷 기업 AOL을 44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습니다. 버라이즌은 AOL과 야후를 합쳐 모바일 광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워나갈 계획입니다.

 

버라이즌은 우리나라 SK텔레콤에 해당하는 미국 1등 통신 사업자입니다. 문제는 통신망 자체의 값어치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망을 사용하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인터넷 기업들이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에서 나오는 부가가치를 쓸어가는 반면, 통신 사업자는 망만 대주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 로고 - 위키피디아 제공
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 로고 - 위키피디아 제공

그래서 버라이즌은 통신망을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방안을 고민했고, 결론이 디지털 광고 사업 강화였습니다. 통신사가 가진 정확한 이용자 정보와 야후와 AOL이 가진 디지털 광고 기술을 접목한다는 계획입니다.

 

AOL은 옛날 옛날 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하던 시절, 전화 접속을 통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던 회사였습니다. AOL메신저는 미국 최대 메신저였습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최고의 인터넷 기업이었습니다. (전화접속 인터넷은 여전히 연간 6억달러의 매출을 회사에 안겨주는 주요 수익원입니다. 믿을 수 없겠지만요!)

 

AOL은 최근 허핑턴포스트, 테크크런치 등 인기 온라인 매체들을 인수하며 미디어 기업으로 거듭나는 한편, 디지털 광고 기업들을 인수하며 관련 기술을 흡수했습니다. 그 결과 외부 광고 매출은 2014년 9억달러로  3년 사이에 2배 이상 성장했고, 이듬해 버라이즌에 인수됩니다.

 

야후 역시 모바일 앱 분석 회사 플러리, 동영상 광고 회사 브라이트롤을 인수하는 등 모바일 광고 기술 확보에 적극적이었습니다.

 

최근 디지털 광고는 기술 기반으로 자동화되고 있습니다. 광고주와 광고 공간을 파는 매체들을 연결해 원하는 가격대, 원하는 공간에 광고를 자동으로 넣어주는 프로그래머틱 광고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광고 효과를 예측 및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도 중요합니다.

 

요즘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며 언제 어디서나 쉬지 않고 콘텐츠를 소비하고, 네트워크 품질 개선으로 동영상도 많이 보기 때문에 디지털 광고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AOL과 야후는 디지털 광고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사용자 기반과 브랜드를 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버라이즌의 1억 1300만명 사용자 정보를 더할 수 있습니다. 통신사는 고객이 언제 어디서, 무슨 기기로 들고 무엇을 하는지, 어디를 많이 다니는지 등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면 훨씬 고객에게 유용한 광고를 할 수 있게 됩니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이 휴대폰 OS를 만들어 뿌리고, 위치정보를 체크인하라고 끊임없이 권하고, 지도를 개선하고, 맞춤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하는 것이 이런 정보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IT 기업들은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신규 서비스 개발 및 마케팅 등에 활용하겨 하고 있다.  - pixabay 제공
IT 기업들은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신규 서비스 개발 및 마케팅 등에 활용하겨 하고 있다.  - pixabay 제공

 

● 늙은 거인들의 새로운 도전

 

디지털 광고 시장은 구글과 페이스북이 과점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회사 e마케터에 따르면, 올해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은 690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는데 이중 구글이 39%, 페이스북이 15%를 차지할 전망입니다.

 

버라이즌은 이들에 이은 3위 사업자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버라이즌과 야후, AOL이 합치면 5.2%의 점유율을 갖게 될 전망입니다. 아직은 구글, 페이스북에 많이 뒤쳐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망사업자인 통신사와 인터넷 기업은 ‘업’이 다르고 시너지를 내기 힘들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멀리 갈 것 없이 AOL을 들여다 보면 됩니다. AOL은 아직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이던 2000년, 미디어 기업 타임워너와 1650억달러 (약 170조원) 규모의 인수합병을 단행합니다. 두 회사는 2010년 다시 분리되고, ‘세기의 인수합병’은 ‘세기의 재앙’으로 기록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SK텔레콤이 라이코스, 엠파스, 싸이월드 등을 인수해 포털 네이트와 합쳤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 한 사례가 있습니다.

 

야후의 매각은 IT 산업의 한 시대가 저물었음을 재확인해 주는 사례입니다. 야후, AOL, 버라이즌 등 전통의 강자들이 모여 새 시대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6 + 8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