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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뽑히면 경고음… 중환자 생명유지 장치 안꺼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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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뽑히면 경고음… 중환자 생명유지 장치 안꺼지게”

2016.07.28 07:00

 

7일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특별전시관에서 열린 ‘제38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심사결과 브리핑 현장에서 대통령상 수상자인 남궁성윤 군이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 최혁중 기자 제공
7일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특별전시관에서 열린 ‘제38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심사결과 브리핑 현장에서 대통령상 수상자인 남궁성윤 군이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 동아일보 제공

“미국의 한 종합병원에서 이상하게 매주 목요일마다 중환자들이 죽는 일이 많아졌대요. 원인을 알아보니 진공청소기를 꼽을 콘센트를 찾던 청소부가 의료장치의 전기플러그(전기코드)를 뽑아냈기 때문이었습니다. 군인인 아버지께 이를 전해 듣고 충격을 받았지요.”

 

‘중환자 생명 유지를 위한 ‘안전 잠금’ 콘센트 및 플러그’로 대통령상을 받은 충북 청주시 남평초교 6학년 남궁성윤 군은 중환자들이 병원에서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생명을 잃는 일을 막기 위해 발명품을 개발했다.

 

남궁 군은 “몇 해 전 할아버지가 중환자실에 입원해 병문안을 갔을 때 침대 옆 빈 콘센트에 휴대전화 충전기를 꽂은 적이 있다”면서 “나도 같은 실수를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끔찍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남궁 군은 발명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치밀하게 사전 준비를 했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전자의료기기가 몇 대나 되는지 파악하기 위해 청주지역 5개 병원을 직접 방문했다. 자동제어 수액펌프, 산소호흡기, 중증환자 감시 장치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전자의료기기가 5개 병원에서만 4055대였다. 

 

남궁 군은 간호사와 의사, 환자 보호자들이 의료기기의 플러그가 뽑히는 상황을 염려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 세 곳에서 100명에게 설문지를 돌렸다. 그 결과 68명이 ‘누군가가 플러그를 뽑을까 봐 불안하다’고 답했다. 98명은 ‘잠금 장치가 있으면 좋겠다’고 응답했다. 그는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 안정성이 높은 콘센트와 플러그 세트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었다.

 

발명품 제작도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플러그 덮개나 고정 핀을 만들어 봤다. 사용하기가 불편하고 힘을 주면 쉽게 뽑혔다. 고민하던 남궁 군은 아예 자물쇠를 달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시중에 판매하는 재료들로는 자물쇠 달린 콘센트를 만들 수 없었다. 공구상가에서 산 자물쇠를 한겨울에 손발이 꽁꽁 얼도록 아스팔트 바닥에 갈아 봤지만 너무 단단해 콘센트에 맞게 길이를 조절하는 데 실패했다. 

 

결국 처음부터 잠금 장치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남궁 군은 건축설계용 3차원(3D)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인 ‘스케치업’을 공부해 컴퓨터로 플러그와 콘센트를 디자인했다. 이 설계도를 갖고 3D프린터 업체의 도움을 받아 자물쇠를 찍어 낼 수 있었다.

 

남궁 군은 이런 방식으로 설계를 고쳐 가며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9차례에 걸쳐 제품 디자인을 가다듬었다. 한 차례 시제품을 만든 뒤엔 사용해 보고 불편한 점을 찾아 기능을 개선했다. 8차 작품에선 열쇠를 잠그면 전기가 통하고, 풀면 전기가 차단되는 기능도 추가했다. 최종 작품에선 플러그가 뽑혔을 때 경고음을 울리는 기능이 추가됐다. 시각장애인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점자 안내도 들어갔다.

 

남궁 군은 “충북도교육과학연구원 발명학교 심화반 과정 수업을 들었던 게 도움이 됐다”면서 “발명품은 중환자실 외에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치매요양원, 장애인시설, 수족관 등 플러그를 함부로 뽑지 못하게 하는 곳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궁 군을 지도한 임현숙 교사는 “재료를 사다 주겠다고 해도 자신이 직접 공구상가를 찾아가는 등 적극적으로 연구했다”며 “자기 주도적인 학생이라 가르치는 보람도 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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