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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힉스 입자’ 발견, 불발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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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힉스 입자’ 발견, 불발로 끝났다

2016.08.07 18:00

 

작년 12월 LHC에서 발견된 특이신호는
작년 12월 LHC에서 발견된 특이신호는 '통계적 요동'이었던 것으로 5일 밝혀졌다. - CERN 제공

 ‘제 2의 힉스입자 발견일까. 단순한 실험 오차일까.’

 

지난 8개월간 세계 입자물리학자들을 흥분에 빠뜨렸던 거대강입자충돌기(LHC)의 특이신호가 단순한 실험 오차로 드러났다. 

 

5일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산하 시엠에스(CMS), 아틀라스(ATLAS) 두 개 연구단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국제고에너지물리학콘퍼런스(ICHEP)에서 “작년 12월, 750기가전자볼트(GeV) 에너지 영역에서 특이신호가 발견돼 유의 깊게 분석해 왔으나 결국 통계적인 요동(statistical fluctuation)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CERN은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지대 지하 100m 깊이에 설치한 둘레 27㎞의 초대형 가속기 ‘LHC’에서 입자충돌 실험을 하고 있다. 입자들을 빛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시켜 서로 충돌시켰을 때 나타나는 신호를 분석한다. 2012년엔 입자에 질량이 생기는 과정과 관련있는 ‘힉스 입자’도 이곳에서 처음 발견해 화제가 됐다.

 

작년 12월, CERN은 실험 도중 750기가전자볼트 근처에서 예상보다 훨씬 강한 세기의 신호를 발견했다.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두 연구단인 시엠에스(CMS)와 아틀라스(ATLAS)에서 공통으로 발견한 신호였고, 신뢰도도 꽤 높은 편이라 과학자들은 새로운 기본입자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이라면 힉스 입자 발견 때보다 학계에 훨씬 큰 파문을 몰고 올 상황이었다.

 

박명훈 기초과학연구원(IBS) 순수물리연구단 연구위원은 “힉스 입자는 이미 수십 년 전 이론이 나왔기에 발견 당시 과학자들이 충분히 결과를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번 경우는 다르다”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몰랐던 완전히 새로운 이론이 탄생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측 결과에 대한 다양한 분석도 이어졌다. 특이신호를 해석하는 다양한 가설이 논문으로 나왔는데, 그 중 대표적인 가설은 이 신호가 힉스 입자보다 6배 질량이 큰 ‘무거운 힉스 입자’와 관련된 신호라는 것이었다.

 

그밖에 여분차원의 ‘그래비톤(graviton)’ 입자일 가능성, ‘골드스티노(goldstino)’의 초대칭짝 입자일 가능성을 제기하는 논문 등이 있었다. 어느 경우든 모두 입자물리학의 핵심이론이라고 할 수 있는 ‘표준모형(standard model)’을 수정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조원상 기초과학연구원(IBS) 순수물리연구단 연구위원은 “불과 8개월간 논문 400편이 쏟아졌다”며 “이런 경우는 과거에 없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입자는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과학자들은 이번 시도와 연구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는 반응이다.

 

한국 CMS 연구단 대변인인 양운기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실험물리학자와 이론물리학자의 공동연구를 통해 연구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던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CERN이 LHC의 충돌에너지를 13테라전자볼트(TeV)로 높이고 본격적인 실험을 시작해 앞으로 새로운 신호가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경험은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지난 8개월간 나왔던 논문 중에는 이번처럼 특이신호의 폭이 넓을 경우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이론도 있다”며 “향후 비슷한 신호가 나왔을 때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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