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과학이 어렵죠? 일단 외워보세요”

통합검색

“과학이 어렵죠? 일단 외워보세요”

2016.08.08 07:00

박문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이 7일 열린 제100회 ‘천문우주+뇌과학 모임’에서 한 회원이 발표 중 화이트보드에 적은 내용을 가리키며 보충 설명을 하고 있다. - 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박문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이 7일 열린 제100회 ‘천문우주+뇌과학 모임’에서 한 회원이 발표 중 화이트보드에 적은 내용을 가리키며 보충 설명을 하고 있다. - 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처음부터 이해하긴 쉽지 않아요. 하지만 수식을 통째로 외우는 일은 시간만 들이면 누구나 할 수 있죠. 이렇게 익숙해지고 나면 점점 의미를 알게 되는 겁니다.”
 

일반인을 상대로 한 과학연구모임을 2007년부터 이끌고 있는 박문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56)의 과학지식 습득 방식에 관한 지론이다.
 

그가 만든 ‘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박자세)은 그의 이런 학습방식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모인 민간단체다. 박 연구원은 회원 5900여 명을 대상으로 ‘137억 년 우주의 진화’와 ‘특별한 뇌과학’ 등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
 

박 연구원이 강조하는 과학 학습법은 한마디로 ‘암기와 반복’이다. 핵심 원리를 4시간씩 총 20회에 걸쳐 강의하고, 각각의 강의 내용을 한 페이지 분량으로 도식화해 통째로 외우도록 권한다. 박 연구원은 “수식을 유도해 풀거나 화학 반응식을 쓰는 등 과학적인 언어를 직접 사용해 보면 6개월만 지나도 과학 지식에 눈뜨게 된다”고 말했다.
 

7일 서울 강서구 양천로의 한 기업체 본사에서는 박자세 수강생들이 발표하는 ‘천문우주+뇌과학 모임’의 100회 세미나가 있었다. 회원 40여 명이 강의실을 가득 메웠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회원 15명은 모두 10~15분씩 자신이 외운 복잡한 수식과 화학식 등을 직접 적어 가면서 발표했다. 송찬옥 회원은 고등학교 영어 교사인데도, 생체 내 대사 과정인 ‘트리카르복시산(TCA) 회로’를 설명하기 위해 분자식을 칠판 가득 적어 내려갔다. 방송 업계에 종사했던 노복미 회원은 우주에는 양의 물질과 음의 물질이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힌 ‘디랙 방정식’을 유도해 풀어냈다.
 

박 연구원은 미국 텍사스 A&M대 전자공학과 유학 시절 전공 외에 천문학과 뇌과학에 푹 빠졌다. 이것이 인연이 돼 귀국 후인 2002년에는 ‘백북스 학습 독서공동체’에 가입했고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과학의 대중화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천문학과 생물학 관련 강의를 하면서 2008년엔 베스트셀러 ‘뇌, 생각의 출현’도 펴냈다.
 

박자세 회원들은 이달에는 매년 2회씩 진행하는 해외 학습탐사도 떠난다. 16번째인 이번 탐사 때는 몽골 고비 사막으로 갈 예정이다. 박 연구원은 “누구든 이공계 대학 석·박사 과정 수준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을 이 모임을 통해 증명해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11 + 9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 뉴스